2004.4 |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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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저널(2004-04-20 15:28:58)
공후, 그 만남과 새로운 시작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반주악기로 잘 알려진 공후. 백제의 주된 악기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긴 하지만, 벽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역사 속 사라진 악기를 복원한 이채로운 무대가 선보였다.
고악기연구회(대표 조석연)가 주최한 '공후, 그 만남과 새로운 시작'이 3월 3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펼쳐졌다.
이날 공연에는 낙화(백성기 작곡), 연화(최상화 작곡), 향(한광희 작곡), 나비춤(윤혜진 작곡), 로 공후 이중주, 대금과 25현금과의 합주, 독주 등 되살아난 공후의 다양한 선율과 깊이를 살린 작품들이 연주됐으며, 낯선 음율과 음색이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복원된 개량 공후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미얀마 공후의 면면도 살펴볼 수 있는 자리. 중국의 공후연주자 Cui jun Zhi(崔君芝, 중국 국제공후앙사블 예술감독)와 일본 정창원 복원악단 Tenpyo Gatu(天平樂府)의 공후연주자인 수가와라 토모코 등이 참여했다. 또 활 모양의 공후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존돼 전해지는 미얀마 '사운'의 선율도 감상할 수 있는 무대.
낯선 악기와 선율, 고대음악이 복원돼 연주무대까지 갖는 쉽지 않은 여정을 거친 자리라 관객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공후 복원에 앞장섰던 고악기연구회 조석연씨는 "최고 시가로 전해지고 있는 공무도하가의 그 공후가 과연 어떤 악기였을까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과제라는 책임감으로 확대됐다"면서 "고고학 자료에 의존해야 할 뿐 아니라 형태복원에 그치지 않고 음률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고악기 복원작업의 저변 확보가 미약한 상황에서 역사적·음악적 학술작업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형태 복원이 근접하게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소리복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따라서 고악기 복원은 철저한 고증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작업이다.
공후 복원작업은 전남 구례의 화엄사 4사자삼층석탑과 강원 평창의 상원사 범종, 강원 양양의 진전사지 삼층석탑, 충남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등에 부조된 공후 연주상을 토대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