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4.3 | [특집]
제4회 전주시민영화제
문화저널(2004-04-20 14:19:06)
'마이너' 영화인들의 든든한 텃밭 가꾸기 시민들이 열어 가는 아주 특별한 영화 세상, 전주시민영화제가 네 번째 나들이에 나선다. 3월 23일~27일까지 닷새간 전북대 건지영상아트홀에서 펼쳐질 제4회 전주시민영화제(조직위원장 조시돈)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착실히 터닦음을 하며 영화 열정을 키워가고 있는, 작지만 속이 꽉 찬 마이너 영화인들의 든든한 텃밭. 새롭고 참신한 시각으로 기존 메이저 영화제와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영상 천하'를 꿈꾸는 전주시민영화제는 올해 역시 아마추어 지역 영화인들의 사기를 북돋고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집중력 있는 섹션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Ctrl+Alt+Del'라는 올해 영화제의 컨셉부터 예사롭지 않다. 컴퓨터 '재부팅' 단축키를 의미하는 'Ctrl+Alt+Del'를 컨셉으로 정한 이유, 옛 것을 회복시키고 그 위에서 새로운 것들을 모색해 가자는 젊은 의지의 표현으로 읽혀진다. 시민영화제가 지지해 온 영상문화의 대중화와 영화인력의 성장 등이 새로운 전기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하길 희망하는 아마추어 영화인들의 바람이 배어 있다. 시민영화제조직위원회는 올해 시민영화제의 해외 나들이를 통해 국내외 영화 교류를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 영화제의 외연을 넓히고 위상을 정립하는 데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또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여전히 부박한 독립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오겠다는 의욕도 내비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 영화제작의 토양을 다지기 위한 '온고을 섹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작품을 초청·상영하는 한편, 전주시민영화제 출품작 가운데 경쟁력 있는 작품을 선정해 태국과 홍콩 등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또 독립영화 감독주간을 갖고 독립영화계 대표 작가를 선정,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독립영화의 대중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 작가적인 관점이 강조되는 독립영화를 소개해 대중적 관심과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운영방향을 토대로 상영섹션은 메인 프로그램인 '온고을 섹션'과 서브 프로그램인 '프로포즈 섹션'으로 나뉘어졌다. 온고을 섹션은 전북과 전주지역을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극,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이 망라되며, 미리 공모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프로포즈 섹션에서는 독립영화 감독주간(고 조은령 감독전)과 부산, 대구, 홍콩, 태국 작품, 애니메이션 Pisaf 상영작들이 소개된다. 전주시민영화제의 권위와 공적 가치를 높이고 지나친 경쟁보다 친선과 축제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상내역이 확대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실질적인 제작지원과 지역 작가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직위의 고민과 노력이 반영된 결과. 본선 수장작 외에 관객심사단과 기자심사단, 관객 설문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영화인력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일반 관객들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대상은 상금 100만원이 주어지며, 각부문 온고을 상에는 도발(다큐멘터리 부문), 프론티어(극 영화 부문), 영화, 날다(애니메이션 부분)로 나뉘어 시상된다. 상금은 각 50만원. 본선 외 수상작은 푸른 시선(관객 심사단이 선정)과 붉은 시선(지역 기자들이 선정), 씨네 웨이브(인기상, 관객 투표로 선정) 등이 덧붙여졌다. 이와 함께 영화제 기간 동안 모아진 기금을 상금으로 주는 '쫌만 더 기금상'과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에게 수여되는 '리얼 액터'상은 톡톡 튀는 젊은 영화제의 감성을 충실히 발휘했다. 전주시민영화제는 이번 영화제에서 일반 극장을 상영관으로 활용하며, 온라인을 통한 교류의 장 확대 등을 통해 대중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영화제의 활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시민들 곁으로 다가서기 위한 전주시민영화제의 의욕적인 발걸음이 영화인과 영화 마니아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길 기대한다. / 김회경 기자 -인터뷰- "재부팅! 새로운 기반과 환경을 만들어 간다" 김정석 전주시민영화제 프로그래머 저예산 독립영화의 젊은 감독이면서 전주시민영화제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석씨(32). 네 번째 영화제를 치르는 동안 지역 영상산업의 방향과 '작은 영화제'에 대해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는 그는 '없는 살림'에도 악전고투하며 시민영화제의 미덕을 선보이며 착실히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그를 시민영화제 사무실에서 만났다. ▲올해 영화제의 컨셉이 '재부팅'이다. 어떤 의미인가. △시민영화제는 한해 한해가 새로운 '시작'이다. 세 번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것들을 바탕으로 또 새롭게 출발해보자는 의미다. 새로운 기반과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재부팅'이다. ▲예년의 영화제와 차별화 된 부분이나 특별히 주안점을 둔 부분은. △우선 영화제 기간을 닷새로 늘렸다. 작품수도 지난해보다 2배정도 늘었다. 그리고 늘 10대나 20대만을 위한 영화제라는 인식이 컸는데,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40대를 위한 심야 섹션을 추가했다. 양인화 감독의 <암과 대머리>라는 작품이 밤 11시~1시까지 상영되는데, 대덕 벤처단지에서 '술상무'로 살아가는 한 40대 남자가 암에 걸려 주변을 정리하는 이야기다. 40대의 애환을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시민영화제의 네 번째 항해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4회 영화제까지 이끌어 왔는데,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재정확보가 가장 어려운 문제다. 시민영화제의 권위나 신뢰가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해외 작품을 수급해 오는 일도 쉽지 않다. 해를 거듭하며 규모나 내용이 확대되고 내실을 다져가야 한다는 강박감도 크다. 지역 영화관(전주 시네마)이 저렴한 비용으로 상영관을 내어주었지만, 상영료 부담이 없지 않다. 시상이 확대된 점도 재정적인 부담이다. 하지만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올해 '아트 디렉팅'이나 상영관 확보 등을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관객들이 눈 여겨 보아주었으면 하는 영화나 섹션이 있다면. △우선 비전향 장기수 이야기를 다룬 개막작 <송환>(김동원 감독)이 많은 여운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대구 작품 <메모리스>도 눈 여겨 볼 작품이다. <메모리스>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로 카메라를 무기로 미학적 진정성과 솔직한 삶의 모습에 다가서기 위한 감독의 열정을 읽게 될 것이다. 또 부안 방폐장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도 상영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막바지 작업중인데, 방폐장 반대 투쟁이 결코 '님비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온고을 섹션도 우리 지역 영화인들이 삶을 대하는 방식과 치열한 자기고민 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