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8 | [시]
그리움
박두규(2003-04-07 10:49:14)
그리움
새 한 마리 날아왔다.
사람은 내 안에서조차 가버렸는데
버릇처럼 또 창문을 열었구나.
어리석음이여
속살이 아리도록 눈부신 햇살도
毁折한 세월도
이 아침을 맞아 그대로 살건만
내 어느 구석 탐욕처럼 살아 있는
케케묵은 그리움 하나
나는 아랑곳없이
제 늙은 목만 길게 뺀다.
박두규/ 1956년생. 1985년 {남민시}동인과 1992년 {창작과 비평}가을호에 [친구][산]등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사과꽃 편지}가 있으며 며칠전 실천문학사에서 회한처럼 적막하고 쓸쓸하여 아름다운, 절창으로 가득한 그의 두 번째 시집 {당몰샘}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