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8 | [매체엿보기]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전북민언련 김태섭 간사(2003-04-07 10:48:37)
지난 6월 17일 MBC 보도국 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 '매니저 대 연예인, 한국과 일본의 연예산업' 편이 방영되면서 MBC와 음반기획자가 대부분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와의 양측간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는 지난 7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속사 연예인들의 MBC 출연거부 선언이라는 파행 방송의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사매거진 2580>에서 "연예인과 매니저를 노예 계약으로 묘사해 연예종사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결의에 따라 MBC가 사과할 때까지 무기한 출연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저변에는 방송사의 구조적으로 잘못된 제도와 관행에 대한 불만, 그리고 개선요구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연제협'의 사과요구에 대해 MBC는 같은 날 '뉴스데스크'에서 한국프로듀서연합회의 성명을 인용해 "연예인들의 집단 행동은 방송의 공익성에 대한 사익(私益)집단의 도전"이라고 비판하며, 특히 이번 사태를 촉발한 <시사매거진2580> 측은 "연예인들의 집단행동은 방송제작자의 고유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뉴스데스크' 톱기사로 사과하라는 '연제협'의 요구는 터무니없다"면서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렇게 양측간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의하면 이번 MBC 출연거부 사태를 두고 우리의 대중문화의 한축을 이루는 방송과 연예인과의 관계와 제도 개선의 호기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다수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네티즌의 63%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반대한 네티즌들의 40%는 "일부 제작자와 연예인이 불공정한 관계에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MBC는 현재 존재하는 문제점을 찾아 보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34%는 "문제가 있으면 정당한 법적절차를 거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야 한다"며 "연예인들이 처음부터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은 집단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연예인의 공인의식의 확보와 연예인과 기획사 간의 문제점을 햬결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램이며, 일부 연예인들의 일방적인 출연 거부나 불성실한 방송 태도는 지양해야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연예인을 양산하고 관리하는 입장의 기획사 문제점의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의 시스템을 도입하여 대중문화를 활성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연예인을 다수 확보하는 전략과 질적인 향상까지 모색해 볼 수 있는 지름길임을 그들은 유념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