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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 | [문화저널]
<특별꼭지>안정적 고용승계…전주 브렌드화 앞장 새 수탁자 맞은 전주전통문화센터
김회경 기자 (2004-03-03 19:37:34)
전주전통문화센터가 1월 1일 새 운영자를 맞았다. 한옥마을 문화거점시설이자 관광진흥을 위해 전주시가 건립한 전주전통문화센터는 2002년부터 우진문화재단이 운영을 수탁받아 오던 중 전주시와의 갈등을 풀어내지 못한 채 지난 12월 3일 '수탁 포기'를 결정했었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전주전통문화센터 운영의 민간 파트너였던 우진문화재단과 결별하고 3년 계약기간(잔여 수탁기간 1년 2개월)을 채워줄 새 수탁자 물색에 나서 지난 12월 한국의집 KOUS 운영자이자 남산골 한옥마을을 수탁 운영하고 있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을 우선협약대상자로 결정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한 공익법인체로 1980년 설립돼 문화재 보호와 교육 및 출판사업, 전국 단위의 발굴조사 사업 등을 실시하면서 공신력을 높여가고 있는 단체. 풍부한 노하우와 연륜으로 한국의 대표적 문화관광시설인 한국의집과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한국문화의집 KOUS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의 정책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전주전통문화센터 민간위탁 방식이 결정되면서 지역의 수탁 희망자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이 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한국의집 KOUS를 선택했었다. 전통문화센터가 한국의집과 유사한 기능을 취하고 있고, 이 분야에서 전문적인 노하우와 연륜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전주시로서는 잔여 수탁기간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최선의 선택을 취했지만, 지역 문화예술인들 사이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기엔 서울지역 단체가 새로운 수탁자로 결정된 데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 그리고 지역 문화에 대한 철학과 지역민의 정서를 받아 안기엔 한계가 없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주시가 지역 문화인력들의 적극적 활용과 경험 축적의 기회를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불만이 컸다. 전주시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역시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전주전통문화센터 기존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통문화센터 직원들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팽팽한 줄다리기와 신경전 끝에 고용승계는 안정적으로 마무리됐다. 재단측 파견 직원은 관장을 비롯해 네명. 38명의 기존 직원 가운데 32명이 고용승계를 받았다. 직원들의 반발과 그에 따른 운영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양측의 노력이 반영된 셈이다. 갑작스런 수탁자 교체로 업무의 인수인계 기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이나 당장 새해 사업을 결정지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출발했지만, 무엇보다 조직의 융화와 화합이 새 수탁자에게 얹어진 가장 큰 과제로 안겨졌다. 김갑도 관장은 "인화(人和)를 초기 화두로 정해 조직 안정화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이를 토대로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고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아 가는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내세운 사업 추진 방향은 크게 세 틀로 나뉜다. 전통문화 도시 전주 이미지 브랜드화, 전통문화벨트 형성으로 전통문화 중심 역할 수행,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의 특화가 그것. 시설별 구체적 사업계획으로 한벽극장 전통공연(전통예술여행, 판소리 명창의 무대, 해설이 있는 젊은 판소리, 공연 문화상품 개발 등)과 세시절 행사, 전통체험 프로그램(청소년 및 외국인 전통문화 체험, 예비교사 전통문화 강좌, 전주 전통한옥 체험 캠프 등) 등이 추진된다. 특히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행사(한지공예의 어제와 오늘)의 강화가 새로운 변화로 읽힌다. 계약기간 도중 수탁자 교체라는 진통을 겪은 전주전통문화센터. 새 수탁자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노하우와 다양한 네트워크 등이 어떻게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감이 작동하는 체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전주전통문화센터 김갑도 관장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전주전통문화센터의 새 운영자로 참여하면서 시설 운영의 실질적 사령탑도 자리를 바꿔 앉았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기획실에서 예산과 인사, 기획 등 고른 업무를 통해 실력을 쌓아온 김갑도씨(40)가 전주전통문화센터의 새로운 관장으로 취임했다. 김 관장은 지난 1990년 입사해 전통문화강좌와 문화유적 답사 등의 교육사업을 시작으로 한국문화의집 KOUS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전통문화와 관련한 사업 기획의 전문성을 키워왔다. 촉박한 인수인계 기간을 거쳐 한 해 사업구상에 분주한 김 관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들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전주전통문화센터의 새 수탁자로 결정됐는데, 인수인계나 고용승계 문제로 고심이 컸을 것 같다.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고용승계도 잘 이뤄지고 안정된 편이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제3자라고 할 수 있지만, 전주시와 기존 수탁자 사이의 갈등은 전통문화센터 기존 직원들의 입장에서 일대 사건이 아니겠는가. 그 과정에서 피해를 많이 본 것이다. 하지만 그런 회오리 속에서도 정리가 잘 된 편이라고 본다. 전주시의 협조가 컸다. ▲어려운 여건에서 수탁을 맡아 그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가장 큰 고충은 무엇인가. △고충이라기보다 안타까운 점은 전통문화센터에 대한 홍보 및 마케팅이 매우 취약한 상태라는 점이다. 생각보다 전통문화센터의 존재가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리고 접근 용이성이 떨어지는 점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일 것 같다. ▲기존 직원들의 고용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졌다고 보는데, 새 수탁자 입장에서는 조직의 직제 편이 중요한 문제였을 줄 안다. 조직 구성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기존 직원이 32명, 그리고 서울에서 관장을 비롯해 4명이 파견됐다. 조직은 1실 3팀으로 개편했는데, 기획관리실 내에 시설관리와 문화사업, 전통음식팀을 구성했다. 관장인 나를 포함해 시설관리팀장과 문화사업팀장 및 계장이 서울 인력이다. ▲짧은 시간 안에 조직을 정비하고 사업 인수인계를 받았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존 직원들과 서울 인력간의 융화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면서 모두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한 가족으로 융화되도록 서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밑바탕이 돼서 설날 프로그램 '운수대통 큰잔치'도 일사분란하게 준비가 잘 된 것 같아 흡족하다. 기존 직원들의 역량이나 시설에 대한 애정이 매우 크다는 점에 놀랐다. 그래서 관장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상호 노력하고 배우면서 이질적인 구성원들이지만 하나의 조직과 문화로 자연스레 합체되길 바란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강점은 무엇이고, 그 강점을 전통문화센터 운영에 어떻게 반영해 나갈 계획인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 등과 관련을 갖고 전국적인 단위 사업을 진행해 온 풍부한 인프라와 역량을 지닌 조직체다. 전주가 가진 문화 자산과 재단의 축적된 역량이 더해진다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와 중앙과의 연계를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갈 교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주전통문화센터 앞으로의 운영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전주 주민들과 교동·풍남동 주민들을 부지런히 만나면서 지역 정서와 높은 문화적 자긍심을 겸손히 배워갈 생각이다. 그리고 전통문화센터를 오감이 작동하는 체험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센터 내 각 시설들이 동시에 가동되고 활용되는 작은 축제들을 착실히 꾸려가야 한다. 또 전주시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한옥마을 계획에 전통문화센터가 그 중심에서 역할하길 바라고, 한옥마을이 지닌 여러 요소들과 연계해 전주나 교동 문화에 최대한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시설로 만들고 싶다. /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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