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9 | [문화저널]
<취재 현장에서>
전북 민예총, 지역문화의 새로운 변수
김회경 기자(2004-02-19 16:04:47)
전북 민예총이 곧 출범한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은 1988년 전국조직으로 출범한 단체. 문화권력의 집중을 막고 문화정책에 대한 연구와 비판기능은 물론,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 등 사회적 발언에도 무게를 실어온 명실공히 진보적 문화예술인단체로 성장해왔다.
이같은 민예총의 활동 방향에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적극적으로 몸을 싣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새로운 문화예술인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있었다. 뜻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이 30여명 정도. 어떤 틀로 문화예술인조직의 새로운 전망을 담아낼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끝에 ‘민예총’으로 가닥이 모아졌다.
창작인의 복지향상은 물론, 이른바 문화분권시대를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갈 비전과 전망, 그리고 적극적인 사회참여 등이 대부분 전북 민예총에 거는 기대들이다. 아직 조직원들의 결속과 참여가 발등에 떨어진 불인지라 쉽사리 장기적 전망을 내놓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없지 않다. 회원 내부에 세대별, 장르별로 처해진 환경이나 사고방식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예총 준비위원들은 공식적으로 책임있는 발언을 하기 어려운 입장이지만, 조직적 연대사업이나 지역사업, 그리고 사회적 발언 등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조심스레 입을 모은다.
단계별 실천전략으로 활동의 영역과 할 수 있는 일의 경계를 확대해 나갈 터이지만, 정체성 마련은 조직 출범의 가장 근간이 되는 ‘전략’임에 틀림없다. 그 정체성은 조직 출범 준비기간에 치열하게 고민되어야 할 부분이다. 회원간 결속과 공감이 일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사실을 여러 면에서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전북 민예총이 이 부분에 대해 얼마나 준비하고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발기인대회를 앞둔 지금,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민예총 간부들이 노무현 정부 들어 비주류 혹은 운동권들의 제도권 진출과 함께 문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막중한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민예총의 현재 흐름과 전북 민예총의 갈 길, 그리고 회원들 사이의 공통분모를 어떻게 확장해 나갈 것인지도 깊이 고민되어야 할 부분이다.
민예총의 출범, 지역 문화예술의 향방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변수임은 틀림없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