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9 | [저널초점]
<2003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
문화저널(2004-02-19 15:55:43)
-한 페이지-
지혜와 푸른 기상이 있는 문자예술의 축제
선과 문자의 예술, 서예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생활 속으로’를 주제로 네 번째 도전에 나선다.
옛 것과 새로운 것의 건강한 만남을 추구해 온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9월 20일~10월 1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등 전주시 일원에서 다채롭게 마련된다.
격년으로 실시되는 서예비엔날레는 지난 1997년 첫 문을 열고 올해로 네 번째 행사를 맞아 ‘생활 속으로’를 주제로 서예의 예술적 가치와 실용성을 함께 살피면서 서예를 보다 가까운 예술적 장르로, 일상의 문화로 끌어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쳐낸다.
서예비엔날레의 생명은 ‘법고창신’. 옛 것을 지키는 데에 머물러 있지 않고, 새로운 해석과 창작을 덧입혀 현대적 문자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한 젊은 도전과 시도들이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를 더욱 각별한 행사로 발돋움시키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 한해 전승, 발전되어온 서예를 세계적인 문자 예술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을 발굴, 참여시켜 서예 예술의 영역을 확대하고 새로운 현대적 의미를 가미시키는 참신한 시도들이 가득하다.
올해 행사 역시 다채로운 문자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중·일 3국 서예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본전시’를 비롯 세계 속의 서예의 위상을 살피고 디자인의 영역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서예의 현대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특별전이 마련되며, 서예를 가까운 일상의 문화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참여하는 비엔날레’(부대행사), 서예의 학술적 가치를 가늠하는 국제학술대회 등이 풍성하게 배치된다. 전북이 배출한 서예 대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북 서예의 우수성을 재확인하게 될 ‘석전 황욱 展’과 ‘강암 송성용 展’도 의미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가며 마음껏 글자를 ‘운용’할 수 있는 이 시대에, 글 자 한 획에 정신을 집중시켜 정성을 들이는 정신과 수양의 예술이기도 한 서예.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의 행로를 따라 그 느림의 미학을 음미하고 문자의 예술성과 조형적 미를 살필 수 있는 기회가 성큼 다가왔다.
- 다음 페이지부터-
한자문화권 문자예술의 정수를 만난다
▮한·중·일 3국 서예의 과거와 현재
한자문화권의 세 축을 이뤘던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이 이어온 유구한 문자예술의 전통과 현재의 위치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로 각국을 대표하는 서예 작가들을 초청, 서예의 역사와 현재의 흐름과 그 차이를 확인해 볼 수 있다.
- 한국 서예 정예작가전 : 한국서예의 정예작가를 70대 이상의 노작가부터 30대의 젊은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세대별로 선정, 55명 작품을 통해 한국 서예의 역사와 현재를 확인하는 초대전으로 진행된다. 70대 이상 고강 권갑석 류인식 석도륜 양진니씨 등 10명과 60대 김양동 김종범 김준섭 김태정씨 등 8명, 50대 김기동 김영기 김창동 박동규씨 등 16명, 40대 김두경 김선기 김재봉 류재학씨 등 14명, 김권섭 김성덕 김홍길 박양준씨 등 30대 7명의 작품이 출품된다.
- 중국서예전 : 중국 대표 서예가 33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자문화의 종주국인 중국 서예를 연령별, 지역별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 일본서예전 : 일본서예전에는 일본의 대표작가 32명의 작품이 초대된다.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서구문화에 개방적이었던 일본. 서구미술을 활발히 받아들였던 일본 서예가 그들만의 전통과 현재의 흐름을 어떻게 이어오고 있는지 그 면모를 살필 수 있다.
유럽과 중동 작가들의 서예 나들이, 그 특별한 경험
▮세계속의 서예(특별전)
한자문화의 영역에서 발전해 온 서예를 세계 각국의 문자를 통해 그 조형적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만날 수 있으며, 한글 서체의 다양한 변용과 발굴 등을 통해 서예의 새로운 면모와 현대화, 세계화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다.
- 세계 미술가 서예전(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예의 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험적이고 색다른 시도가 얹혀진다. 세계 각국 미술가들에게 의뢰해 서예작품을 제작케 함으로써 서양의 작가들에게는 서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한국 서단에는 서예의 이해와 관심을 유도해 세계화를 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획으로 다가온다. 볼리비아, 프랑스,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레바논, 키프러스, 멕시코, 캐나다, 독일, 칠레, 미국, 오스트리아, 영국 등 유럽과 남미, 중동 국가의 작가 30명이 참여해 그들의 시각을 통해 서예의 다양한 해석과 미적 가치를 들춰본다.
- 한글서예의 새 지평전(전북예술회관)
한글 서체별 작가를 선정해 마련되는 이 전시는 한글서예의 위상을 높이고 한글서예의 세계화 가능성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 강복영 구자송 권영수 권오실 김광숙 김단희 김동연 김명자 류영희 민승기 박혁남 신두영 이복자 조숙자 허경무 현병찬씨 등 48명이 참가해 각기 다른 개성과 아름다움을 지닌 한글 서체를 선보인다.
- 서예로 떠나는 한국기행전(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한국의 명승지를 주제로 각 지역 작가가 국문과 한문으로 된 시를 각각 완성해 대형병풍으로 엮어놓아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서예를 통해 기행을 떠나는 듯한 이색 체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을 비롯해 서울과 인천·경기, 강원, 대전·충남, 충북, 대구·경북, 부산, 울산·경남, 광주·전남, 제주지역 작가 96명이 각자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서체에 담아 풍성한 문자의 향연을 펼쳐보인다.
서예와 디자인의 만남, 현대적 감각의 조화
▮디자인 서예(특별전)
서예와 디자인의 만남. 점차 그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디자인 영역에서 서예의 활용 가능성을 살필 수 있는 전시로 서예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견인해 나갈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만의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기획전이다.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호응을 얻어온 전시.
- 一字 서예전(전북예술회관)
단 한 글자가 남기는 문자의 향기와 함축된 의미를 살필 수 있는 작품들로 채워진다. 한 글자를 서예 작품화 해 예술적 미감과 교훈을 담아낸 자리. 강수진 강수호 김정화 백영일 서홍식 손인식 여원구 이은설 정현숙 최수일 허회태씨 등 3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 백납병 전(한국소리문화의전당)
백납병은 백 번 기운 병풍이라는 뜻. 한글과 한문의 각종 서체와 전각, 문인화 등을 조각 종이에 작품화하고, 그 조작 작품들을 수집해 깁듯이 꾸며 총 32폭 4조의 병풍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대형 작품이 전시된다. ‘작은 것’과 ‘큰 것’의 조화가 돋보이는 전시로 한문과 한글, 전각, 사군자 등 다채로운 서체와 문인화가 병풍 속에 담겨지면서 작가들의 개성과 조화가 한껏 돋보이는 자리. 한문서체에 고기임 김광욱 노복환 류기곤 송복실 이철우 정명숙 현민식 홍동의씨 등 59명, 한글서체에 곽영주 김근대 박영도 이기승 이재병 장성연 한동조 황치봉씨 등 27명, 전각에 고광의 김진희 소평수 전도진 정병례 최진형씨 등 18명, 사군자에 김도훈 김혜겸 이영래 조문희 하수정씨 등 24명 등 모두 12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 디자인 서예전(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예로 상호와 상품을 디자인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서예를 이용한 로고와 캐릭터 제작 등 디자인 영역 확장을 이끌어 나갈 초석이 되는 작업. 문화상품화의 가능성과 전북지역 관광산업과의 연계도 모색해 볼 수 있는 자리다.
일상의 예술, 생활 속의 서예
참여하는 비엔날레(부대행사)
서예에 대한 일반의 접근도와 관심을 높이고, 직접 체험을 통해 서예를 가까운 예술장르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참여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올해 행사의 슬로건인 ‘생활 속으로’에 걸맞는 대중적 시도로 기대를 모은다.
- 기념공모전(전북예술회관)
비엔날레를 기념하고 우수한 신인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순수 창작 공모전으로 올해 입선작과 지난 대회에서 영예를 안은 2001년 수상작가 초대전도 함께 진행된다. 190여작품이 출품되며, 규격과 형식이 까다로운 여타의 서예공모전에서 보지 못한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 체험, 나도 서예가(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람객들의 작품전으로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직접 서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관람객들의 작품을 모아 우수작을 선정, 전시기회도 함께 주어진다. 일반인들이 서예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이면서 수양과 마음을 다스리는 예로서의 서예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
- 작가와의 만남(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명 서예가를 초청, 작가의 서예관과 서예학습, 창작 방식 등 작가의 작업 이야기 등을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작가의 현장 시범휘호도 함께 진행된다. 서예가들의 관심이 집중될 행사로 기대를 모은다.
- 서예를 통한 심리치료 상담코너(한국소리문화의전당)
비엔날레 기간동안 서예를 통한 심리치료에 관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코너를 설치, 운영하면서 서예의 정신적 수양의 의미를 되새기고 느림의 미학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여유를 돕는 특별한 프로그램. 예술 치료가 각광받고 있는 시기에 ‘서예’를 통해 심리치료가 가능하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는 자리다.
- 만법귀일(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북예술회관)
영상으로 만나는 서예. 유명 서예가 20명의 휘호장면을 영상으로 제작, 방영한다. 한글,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현대서예, 전각, 문인화 등에 걸쳐 20명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시범휘호(한국소리문화의전당)
비엔날레의 개막을 알리는 휘호 퍼포먼스. 각국의 작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서예와 퍼포먼스의 만남, 그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 서예술의 실용화전(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람객들의 꾸준한 호응을 얻었던 전시로 서예술이 일상의 생활과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서예술을 이용한 의상, 생활용품, 기념품 등이 제작, 선보인다.
공부하는 서예, 학술적 성과를 모색한다
학술로의 초대(부대행사)
서예의 학술적 가치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가늠해보고 서예의 발전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학술대회가 다채롭게 마련된다.
- 국제서예학술대회(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예를 통한 심리치료’를 주제로 한 학술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서예심리치료의 선구자인 대만의 까오 상르언 교수를 초청, 국내 연구자가 참여해 벌이는 한국 최초의 서예심리치료에 대한 학술치료로 기대를 모은다.
- 동아시아 문화 포럼(한국소리문화의전당)
동아시와 문화와 서예의 깊이 있는 학술적 만남. 동아시아 문화에 관해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내 포럼 그룹 동아시아 문화포럼과의 연계를 통해 의미 있는 학술적 성과를 이끌어 낸다.
전북서예의 전통과 권위를 확인하는 자리
서예의 역사를 만난다(관련행사)
전북이 배출한 서예 대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북 서예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전북 서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자리.
▮석전 황욱 展
‘악필’이라는 독특한 서체의 경지를 이룩해 낸 석전 황욱. 한국 서단에 중요한 위치를 치지하고 있는 황욱 선생의 작품을 국립전주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암 송성용 展
따뜻한 필치와 우아함, 현대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강암 송성용 선생의 서예와 문인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기리고 서예 발전을 위해 그의 이름을 따 지은 강암 서예관에서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