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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9 | [매체엿보기]
일일드라마 <노란 손수건> 시청자 게시판 달구는 호주제 폐지 논란
글 김수현 전북민언련 활동가 (2004-02-19 15:33:37)
&#985170;지민이가 학교를 가면 이지민이가 돼야 하는데 지민이한테 뭐라고 설명을 해요 할머니..? 왜 이지민이가 됐는지... 왜 아빠가 다른 여자하고 사는지... 어떻게 얘길 해야 될지 정말 모르겠어요.&#985171; 위 대화의 내용은 지난 8월 8월 KBS 일일연속극 <노란손수건>의 윤자영이 그의 할머니에게 말하는 내용 중 일부분이다. 현재 드라마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는 호주제에 대한 문제점과 이로 인해 나타날 피해상황까지 이 대사에서 엿볼 수 있다. <노란손수건>은 미혼모였던 윤자영이 정연준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이상민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그의 아이 지민이를 정연준의 호적에 올리려 하면서 사건이 발생되었다. 지민이의 친부인 이상민이 다른 여성과 결혼 생활을 하던 중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정연준의 호적에 올리려 한다는 사실을 안 후 소송을 걸어오면서 호주제에 대한 문제가 극중 인물들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요즘 <노란손수건>의 시청자 게시판은 이 문제를 가지고 연일 뜨거운 논쟁 중이다. 호주제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네티즌들에서부터 호주제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행 호주제 법상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여성과 자녀는 남편호적에 입적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따라서 어머니와 함께 사는 자녀라도 호적을 함께 할 수 없고, 단지 자녀는 ‘동거인’으로 기록될 뿐이다. 이는 전 남편의 자녀를 데리고 재혼을 하게 될 경우도 자녀의 성씨호적을 재혼한 남편의 것으로 변경할 수 없어 새 아버지와 다른 성씨 때문에 자녀들이 혼란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아이를 사망신고한 후 출생신고를 다시 하는 방법까지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호주제에 대한 문제점으로 인하여 많은 여성과 그의 자녀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올 초 국회에 호주제 폐지민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지난 8월 국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이 되었다. 또한 9월 정기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안건으로 상정된 첫날부터 많은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으니 현재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노란손수건>의 내용 전개와 함께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몇몇의 드라마에서도 호주제 문제로 파생된 여성들의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번번이 호주제 법에 의해 남성들의 승리로 결론이 났고, 여성들의 권한은 남성들의 양보에 의해서 양육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따라서 여성이 단순히 ‘현대판 씨받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여성의 핏줄도 인정해야하며, 호주제가 더 이상 남여차별의 상징으로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큰 화두로 자리잡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드라마가 계속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따라서 <노란손수건>이 앞으로 전개할 내용은 호주제 폐지에 대한 여론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시켜주는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올바른 여론 형성에 기여함과 동시에 좋은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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