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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8 | [문화가 정보]
폭포 같은 함성…소나기처럼 시원한 무대 군산 청소년 락 그룹 경연대회
김회경 문화저널 기자(2003-04-07 10:40:05)
폭우가 쏟아지는 한 여름 오후, 군산시민문화회관은 터질 듯한 함성과 귀를 찢는 기타 소리로 오후 내내 들썩거렸다. 7월 13일 청소년 락 그룹경연대회장. 대회장의 분위기는 예상 보다 훨씬 뜨겁고 열정적이었다. 싱어와 드러머, 신디사이저와 기타 연주자들이 화려한 조명 아래 가쁜 숨을 토해내며 지칠줄 모르는 락의 향연을 벌이고 있는 사이,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두 팔과 머리를 흔들어대며 뜨거운 환호와 응원을 보냈다. 마치 두 개의 공연을 보듯 객석과 무대가 주고 받는 호흡이 예사롭지 않다. 10대가 만들어내는 무대가 아니라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다. 군산시가 주최하고 진포문화예술원이 주관한 이번 락 그룹 경연대회는 지난해의 락 페스티벌을 경연 무대 형태로 바꾸고, 군산시내 고교 10개 팀의 출사표를 받아 그 뜨거운 막을 올렸다. 락 그룹 부활의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김태원씨와 매드기획사 신인가수 스카우터 등이 심사위원으로 소개되면서 출전팀들을 더욱 긴장케 했다. 이날 무대를 준비한 진포문화예술원 박양기 씨는 "서울과 군산은 문화적 환경부터 다르다"며 "음악하는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결집하고 유대하는 속에서 함께 음악적 기량과 역량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음악적 수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만은 한결같을 터. 10대 특유의 톡톡 튀는 감성으로 멋진 무대매너와 말솜씨를 보여준 팀들에겐 아낌없는 박수와 웃음소리가 터져나오고, 관객과 공연자들은 그렇게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날 경연의 심사 배점은 연주 및 가창력 50점, 무대매너 30점, 응원 20점으로 군산제일고 등 연합팀으로 이뤄진 '비상구'가 최고 점수를 얻어 대상을 차지했으며, 최우수상에 '줌 플러스', 우수상에 '뮤즈' 등이 뽑혔다. 대상 수상자인 '비상구'의 싱어 최우람군(군산제일고 3)은 "뜻하지 않게 대상을 차지해 너무 기쁘다"며 해사한 웃음을 웃었다. 락 그룹 부활의 김태원씨는 심사평을 통해 "드러머와 싱어를 눈여겨 봤는데 실력이 꽤 괜찮은 것 같다"며 "꾸준히 성장해 대학가요제나 다른 대회에 나가게 되는 팀이 생긴다면, 일정 부분 도움을 주고 싶을 만큼 만족스런 무대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전북 각 지역에서 신청자가 폭주, 선착순으로 출전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지만,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락 그룹 활동이 전북지역에서도 꽤 활발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기회가 되기도 했다. 10대들의 함성이 소나기처럼 쏟아진 시원한 무대, 한 여름의 더위를 '열정'이라는 뜨거운 용광로에 녹여낸 젊은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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