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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8 | [문화가 정보]
'주렁주렁' 시의 꿈을 매달은 저 산자락 제9회 전북작가회의 여름 시인학교
황경신 문화저널 기자(2003-04-07 10:38:36)
자연을 동경하고 노래하던 시인들과 그들의 시로 상상의 나래를 펴던 독자들이 푸르른 자연속에서 펼친 2박3일간의 짧고도 긴 문학에의 여정. 땡볕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도 버릴 수 없는 꿈의 열정을 지닌 이들이 모여있는 어느 산 자락은 너도 나도 시인이 된 이들이 또아리를 틀고 한편의 시와 정담으로 한 여름을 달래고 있었다. 시쓰는 기쁨을 함께 나눈 이번 자리는 다름아닌 (사)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회장 최동현)가 지난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무주 안성 자연학습원에서 마련한 여름 시인학교가 그것. '아침 숲, 저녁 길, 밤 별'이라는 주제로 아홉번째 열린 이번 시인학교는 일반 독자들이 시인과 소설가 동화작가 평론가들과 한자리에서 창작과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가는 열린 마당이다. "자, 안도현 시인의 이번 신작 시집에 대한 평을 들어봤습니다. 가차없는 질문 부탁드립니다", 최근 출판된 안도현 시인의 시집을 두고 등나무 그늘아래 옹기종기 자리를 잡은 참가들은 유명시인을 만나게 돼 '두근' 거린다던 가슴떨림은 어디로 갔는지, '비수'같은 날카로운 질문들을 건넨다.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의 모습까지, 1백여명이 넘게 참가한 이번 시인학교는 예비 문학인들 뿐만 아니라 가족단위 참가자들을 비롯해 강원도와 경남 진해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든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휴가를 이곳으로 왔다는 한 참가자는 "안도현, 김용택, 박남준 시인처럼 유명한 시인들을 볼 수 있는 기쁨도 크지만, 우리 지역에 내가 알지 못하는 역량있는 작가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아니 더욱 기쁩니다. 또 작품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격식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돌아가서 시집을 펼칠때면 더욱 가까운 언어들로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가 되요"라는 말을 하며 흡족해 한다. 참가자들은 담임작가로 참여한 최동현 이병천 신귀백 김병용 박남준 복효근 김저운 김종필 씨 등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과 소설가 20여명과 함께 사흘동안 문학의 '단꿈' 만이 아닌 생명숲 탐사와 여름별자리 관찰, 칠연폭포 산책, 시노래모임 '나팔꽃'의 공연 등 다양한 시간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소설가 마르시아 심을 비롯해 시인 김선우, 이정록씨 등 3명이 초청돼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 참가자들과 이들의 작품과 작가정신을 함께 탐색하는 뜻깊은 만남은 물론 별헤는 저녁이면 술잔을 기울이는 한여름밤의 꿈같은 추억들을 '주렁주렁' 마음속 깊이 매달아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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