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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 | [특집]
대학문 보다 더 좁은 취업문 예술대생 취업문제
황경신 기자(2004-02-19 13:37:01)
IMF이후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나라는 '청년실업'으로 몸살을 앓는다. 고3병보다 더 심각하다는 대학생들의 취업. 대학문 보다 더 좁은 취업문은 올해도 '꽁꽁' 닫혀 숨통이 트이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자기의 영역'이 있는 예술대생들이라고 이와 무관할까? 이들의 취업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번호 특집을 취재하는 도중 취업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예술대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관련산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전업작가'가 되거나 전공을 '전환'하지 않고는 일자리를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 지난 99년 도내 대학의 미대를 졸업한 ㄱ양은 아직도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졸업후 임용고시를 통해 교원이 될 마음으로 시험을 준비했지만 미술과목은 아예 채용이 없었고, 이후 전공은 아니지만 응용미술로 전환해 소규모 기획사를 전전하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 사무직이나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해보려할 경우에도 예술대생들을 '기피'하는 고용주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특수'한 영역으로 취급되는 예술의 영역으로 일반 사무직의 경우 타 전공 출신들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전업작가가 아니면 전공을 살려 직업을 갖기란 힘들어요. 그렇다고 그림을 계속 그리면 젊을때는 괜찮을지 몰라도 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힘들죠. 거기에다 전업작가를 '직업'이 있는 사람으로 보질 않잖아요? 솔직히 이런 세간의 시선도 무시할 수는 없어요." 현재 예술대를 가지고 있는 전북지역 4년제 대학으로는 전북대, 전주대, 우석대, 원광대, 군산대에 예술관련 학과가 있고, 예원대와 2년제인 백제예술대학이 있어 해마다 수백명에 이르는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문화예술계가 이들의 상당수를 수용할 능력이 있는가하는 점을 살펴본다면 '공급 과잉'과 '수용부족'의 불균형 관계는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어디에 취업을 하는 것일까. 도내 ㅈ대학 예술대 경우를 살펴보면 군입대와 진학을 제외한 순수취업율이 2000년 28.2%, 99년 48.4%로 나타났다. 반면 이례적으로 취업율이 98년에는 83.9%(진학 포함)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례적인 수치를 보인 98년의 경우를 꼼꼼히 따져보면 그 '거품'은 여실히 드러난다. ㅈ대 94학번 예술대 졸업생은 모두 1백45명. 이들의 직업분포를 살펴보면 대학원과 해외유학의 진로를 택한 학생이 16명, 회사원 24명, 교원 2명, 예술인 18명, 자영업 1명 기타(프리랜서, 학원강사, 모델 등) 8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제 전공을 찾아 순수예술의 길을 들어선 졸업생은 18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8.1%에 지나지 않지만, 이 또한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순수예술의 길로 들어선 졸업생들의 경우 관립 예술단에 취업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해 94학번이 졸업한 98년부터 올해까지 관립 예술단이 설립 혹은 확대개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예술인들이 순수예술의 길을 걷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하더라도 이제 갓 졸업한 이들의 경우 작품활동이 생계수단이 되긴 힘들다. 이는 현직 예술인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직 예술인 2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전업작가/자유전문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은 26.4%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나마도 분야별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연예분야가 포함돼 있는 경우다. 예술대생들의 경우 전공도 살리고 일정한 수당지급으로 생계유지가 가능한 관립예술단체 취업을 가장 선호하고 있지만 전북의 경우만 보더라도 전북도립, 익산시립, 남원국립, 전주시립 등의 관립단체가 있지만 이나마도 포화상태인 경우가 많은데다 결원이 생길때만 충원을 하기 때문에 취업을 하기란 만만치 않다. 민간단체의 경우에는 재정여건이 좋지 않아 공연을 전후로 한 활동에만 그칠 뿐이다. 그래도 관립단체가 있는 분야는 적잖은 '희망'을 가져볼 수도 있지만 관립단체도 없는 미대 졸업생들은 정말 막막하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예술인구를 적절히 수용하고 그들이 문화산업의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지자체에서는 지역민의 문화향수를 위한 상품과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서 대학을 졸업한 신인을 발굴 활용한다면 취업문제가 다소 해갈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개인의 전공 영역의 시장 판로를 넓히고,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된다는 전문가나 관계자의 말도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다. 사회구조의 정책과 지원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예술이 고고한 행위라는 '특권'의식을 과감히 버리고 자신을 팔 수 있는 상품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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