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 | [세대횡단 문화읽기]
서로의 열정에 어깨를 걸면, 좌우도의 경계는 없다
문화저널(2004-02-19 13:19:57)
쇳소리가 좋아 덩실덩실 신명나는 어깨춤이 좋아 굿쟁이가 된 사람들. 좌도와 우도 농악이라는 서로 다른 굿판이지만, 신 들린 듯 땀 흘려 얼크러지지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어깨를 거는 사람들.
전라도 땅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였고, 위안이었던 좌우도 풍물굿. 눈을 흐리게 하는 화려한 문화들이 앞다투어 몸을 일으키고,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놀잇감들이 좁은 공간 속으로 사람들을 숨겨놓았지만, 귀를 쩌렁쩌렁 울려대는 쇳소리나 굿쟁이들의 화려한 발림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빼앗고, 어깨를 간지럽힌다.
이번 '세대횡단 문화읽기'에서는 60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뜨거운 열정으로 좌도굿을 전수하고 있는 유명철 선생과 우도굿의 뿌리를 이어내고 있는 젊은 굿쟁이 고창농악관 이명훈 관장을 초대했다.
각자가 속해있는 굿판은 다르지만, 풍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은 다르지 않았다. 좌우도 풍물굿의 오늘의 자리를 확인하고 내일의 굿판을 모색하는 두 굿쟁이들의 대화 속에 따뜻한 정과 격려가 오갔다. 언젠가 한 자리에 만나 옛날의 굿판을 함께 재현해 보자는 약속이 이어지는 동안, 좌우도 풍물굿 사이엔 어느새 든든한 다리 하나가 튼실하게 놓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