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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8 | [문화저널]
권리와 의무의 접점이 궁금해지는 까닭
편집주간(2004-02-19 12:16:55)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로 나라 안팎이 소란합니다. 3차 일본문화 개방이 보류되고, 각 분야마다 일본을 규탄하는 소리가 높습니다. 서로를 알아야 한다며 여기저기서 추진됐던 민간단체들의 교류 물결도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파렴치한 일본 정부의 입장이야 아무리 비판해도 부족하지 않을 터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달뜬 분위기에서 우리가 정작 해야될 일은 무엇인지가 궁금해집니다. 일본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시킨 역사만 바로 잡는다면 한국의 역사가 바로 세워지는 것인지, 우리 스스로는 우리의 역사를 바로 세워놓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일이 필요한 것은 아니겠는지요? 정부가 인정한 역사교과서를 채택하지 않는 뜻 있는 일본 학교들이 뒤를 잇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절실해집니다. 자랑스런 전북 만들기. 전북도가 민선 2기 출범을 즈음해 내세운 사업입니다. 내 고장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이 환영할만한(?) 일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전북인 동산 조성사업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그 계획은 이렇습니다. 60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현재 개관준비가 한창인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옆에 부지를 확보해 역사와 꿈의 동산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번듯한 역사공원이나 상징적인 인물 조형물 하나 없는 여건을 감안한다면 뜻 있는 역사공원 조성에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이 터덕거리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보여주기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부터 정신선양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되는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전북인 동산 조성사업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그 궁금한 속내를 저널초점에서 들여다 보았습니다. '전북의 땅과 문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장수입니다. 전라북도의 지붕이라는 장수를 취재한 기자들은 줄어드는 토박이와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리적 여건으로 먹고 사는 일은 좀체 나아지지 않아도, 인물과 인심 자랑이 높은 장수사람들의 삶은 결코 빈약해 보이지 않더라고 말합니다. '삶은 빈약해도 자랑은 높다'는 장수 사람들을 만나면 지역의 문화와 전통이 그곳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돌아보게 합니다. 잘나간다(?)는 전라북도의 여성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전국에서도 가장 앞서 시행했다고 해서 주목을 받았던 여성정책 담당관실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 때문입니다. 굳이 여성정책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지는 않겠습니다. 언제던가요? 한 여성단체가 가장 앞서가는 여성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서 전라북도 도지사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겼던 것이. 그 수상의 영광이 바로 이 여성정책 담당관실 신설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데 그 말 맞습니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의 김금옥 사무처장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자치단체장의 여성정책에 대한 의지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합니다. 지방 일간신문들마다 전북지역이 자동차 보험 불량지역으로 꼽히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통사고도 많거니와 속칭 보험료를 받아내려는 '가짜 환자'도 어느 지역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낯부끄러운 현실이어서 전북이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모두들 혀를 찼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가 안게된 부당한 보험료 인상이 그것입니다. 건강하지 못한 관행은 분명히 바로 잡혀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지역 운전자들이 보험사의 장삿속 이득을 위한 봉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전북시민운동연합 최두현 정책실차장의 주장을 들어보면 의무와 권리의 접점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휴가철입니다. 번잡한 피서지에서 오히려 몸과 마음이 지쳐 돌아오시는 일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더위 피해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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