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8 | [문화저널]
【생활속의 소비자 이야기】
농심 울리는 엉터리 농기계 판매
문화저널(2004-02-19 11:55:15)
찌르르.... 금방이라도 숨이 막힐 듯한 여름철의 농촌.
땅에서는 뜨거운 지열이 피어오르고 한낮의 여름 곤충, 그들도 덥다는 듯 요란한 소리로 여름을 스케치하고 있다.
오늘은 장마뒤에 유행한 해충과 한바탕 싸움을 하기 위해 박아무개씨는 며칠전 전주까지 나가 45만원에 구입한 살포기를 준비했다.
요즘은 목돈 45만원도 준비가 어려워 농협에서 대출로 출하증명서까지 준비해서 구입한 것 이다. 그러나 논에 나가 설명대로 살포기를 이용했으나 시원하게 원하는 곳에 뿌려지기는 커녕 농약이 줄줄 새는 것이다. 하루가 급한 박아무개씨는 익산 금마에서 판매처 전주까지 택시 5만원을 주고 살포기를 가지고 왔다.
그러나 판매시 실험까지 해주던 판매처는 이제와서는 판매한 적이 없다고 발뺌이었다. 황당함은 말할 수 없지만 농협출하증명서를 코앞에 갖다대자 그때야 물농약은 원래사용이 안된다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가루 농약이 아닌 물농약 사용을 할 수 없는 기계로 우리단체를 찾아왔다. 그을린 얼굴에 농부아저씨는 계속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판매처로 연락하여 사용 설명서를 요구하자 왠걸, 수입품이라서 한글표시가 없다는 것이다. 주인도 모르는 수입품 설명서를 농부보고 해석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여 바로 현장에서 전액환불 받고 처리하였다.
다시 살포기를 구입하여 집으로 가신 아저씨는 5만원 주고 택시를 타고 가셨는지 버스를 타고 가셨는지 모르겠다. 또한 하루 품을 버린 시간과 왕복 교통비 등 속상한 것은 보상이 안되니 농업관련 사업자들은 판매시 충분한 설명과 문제 발생시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정아무개씨는 전주시 외곽지역에서 농사를 지고 있다. 하우스 제배로 채소를 출하하는 정씨는 요즘들어 가장 바쁜 시간이다. 시집간 딸까지 와서 도움을 주고 있는데 아침부터 연무기를 파는 외판원이 밭으로 논으로 따라다니며 93만원이나 하는 연무기 살 것을 권유하고 있다. 사람 손보다 기계로 약을 친다면 본인도 좋지만 우선 돈 마련이 어려워 힘들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어느 사이 소비자 집에 기계를 일방적으로 놓고 가버렸다.
놓고간 명함으로 수없이 전화했으나 판매자가 없다며 계속하여 시간을 지연시키자 결국 바쁜시간에 두 부부가 우리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계약서 하나, 도장 하나 찍어 준적 없으나 혹시라도 기계가 분실될까 불안해하는 소비자를 위하여 서면으로 가져갈 것을 통보하고 해결하였다.
앞으로는 농기계나 종자 등 농업관련 제품들도 판매원이 방문하여 판매하는 방법이 많아 질거라고 본다. 특히 고가의 농기계의 경우 앞에 소비자처럼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간 꼼짝없이 구입해야한다. 구입할 제품이 수입품인지, 가격은, 서비스센터는 지역에 있는지 등을 꼼꼼히 챙긴 후 구입해야한다.
강아무개씨는 연막소독기를 이용하여 비닐하우스에서 소독을 하던 중 화상을 입을 뻔했다.
시설원예하우스를 전문으로 하는 강씨는 연막소독기를 50만원에 구입하였다.
구입 후 설명대로 소독을 하던 중 갑자기 불이 붙으면서 소독기가 불이나 완전히 타버린 상태이다. 급한 김에 담요를 갖다 불까지 끄고 현장을 보존하고 있었으나 판매처에서는 오지도 않자 타버려 형체만 남은 소독기를 우리사무실까지 가지고 왔다.
판매처로 연락하자 약제를 물에 타서 소독해야하는데 소비자는 경유를 타서 소독했기 때문에 불이 나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소비자와 상담결과 판매처는 물과 함께 사용하는 사전설명이 없었다는 답변이었다.
이건은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알고 판매처에서는 고지의무부족을 들어 새제품으로 교한 받고 처리했다.
'무적필름'. 적이 없는 용감한 필름이 아니라 물방울이 맺지 않는 필름이다.
비닐하우스를 하는 손아무개씨는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무적필름을 이용했다. 그러나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추어 천장에 이슬이 맺더니 꽃으로 이슬이 떨어져 농사가 망칠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설치 바로 일어난 문제라 급하게 연락했지만 업체에서는 감감무소식 결국 본 단체를 찾아오셨다. 이건은 영업소에서는 시인했으나 제조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발뺌이었다.
영업소에서 직접 나가 확인한 점을 들고 설치 바로 문제라 제조처에서 전체적으로 새로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해결하였다.
최근 들어 농업 관련 피해들이 접수되고 있다. 이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시는 사업자가 되지만 관련 물건을 구입시에는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객만족이내 감동이내하는 것들이 농촌소비자에게도 적용되는지 의문이다.
돈으로 따지자면 에어컨 있는 시원한 사무실에서 번 돈이나 농촌에서 번 돈이나 같은 돈이지만 그을린 뙤약볕에서 얻어낸 그들이 돈을 건 낼마다 소비자보호가 무언지 감사하게 받아야한다.
농기계나 종묘관련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이 마련되어있다. 하지만 규정대로 처리하기란 쉽지가 않은 현실이다. 하지만 문제 발생 시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농약 한 병, 농기계 한 대 구입 시 반드시 영수증을 받는 습관이 필요하고 피해를 보았을때는 당연히 보상을 청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도시에 사는 우리는 무더운 중복과 말복을 보내면 어느 사이 곡식은 익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시간 땀흘려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그들의 애씀이 있기에 곡식은 익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