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6 | [새책 및 새비디오]
【새책】
문화저널(2004-02-19 11:04:40)
『소금의 문화사』(박스)
소금속에 녹아있는 인류의 정치, 경제, 문화, 정신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책.
염전 일꾼들의 고된 노동에서부터 정치권력과 소금과의 불가분의 관계, 소금에서 싹을 틔운 자본주의, 혹은 핵 자장 공명을 거쳐 분광학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여러 학문 분야를 총망라했다.
저자는 척박한 땅위 위치한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베네치아가 12세기 무렵 강력한 해상도시로 부상한 것은 소금 무역에 힘입은 덕분이라고 해석하고, 인도의 비폭력 독립운동 역시 소금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염장 식품 인기의 비결을 소금의 화학식을 이용해 설명하는 등 소금에 얽힌 다양한 지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요리에 소금을 치는 행위가 곧 세계사를 요약하는 행위'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책에서 문학과 역사, 인류학, 생물학, 물리학, 경제, 예술사, 정치, 화학, 인종학 등에 나타난 소금 관련 지식들을 모조리 추적하고 있다.
피에르 라즐로 지음/가람기획 펴냄
『황금의 지배』
금에 얽힌 신화나 전설, 역사적 사실들은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보다 추한 얼굴을 드러내 왔다. 이 책 역시 부와 권력의 상징인 황금에 대한 인간의 '집착의 역사'를 보여준다.
금이 단순한 장신구를 벗어나 화폐로 쓰이게 된 과정, 금본위제가 만들어지고 폐기되기까지의 인류경제사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어 물질문명의 핵심요소인 돈(황금)과 그것의 흐름인 금융에 관한, 흥미진진한 역사서.
피터 L.번스타인 지음/경영정신 펴냄
『마법의 설탕 두 조각』
『모모』와 『끝없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는 미카엘 엔데의 동화.
이 책은 부모와 자식 간에 신뢰와 이해가 없으면 얼마나 엄청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풍부한 상상과 은유로 보여주는 동화다. 요정이 건넨 각설탕 하나로 하루 아침에 뒤바뀌는 부모와 자식의 입장을 이야기의 줄기로 삼고 있는 이 책은 '역할극'의 체험에 견줄만 하다. 그림 또한 작품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다.
미카엘 엔데 지음/한길사 펴냄
『꿈』
만행의 작가 김성동의 새소설. '만다라'이후 20년만에 집필한 불교소설로 구도의 길에서 고뇌하는 젊은 수도승 능현과 꽃다운 여대생 정희남의 아련한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소설은 지은이 본인의 실제 체험을 담아 불교와 정면대결한 첫 불교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다. 환상의 공간인 꿈을 통해 세속적 삶의 덧없음을 깨닫는 주인공, 부처님의 깨달음앞에 꿈과 현실이란 세속적인 경계선을 무의미하다는 것을 설파하듯 소설이 전개된다.
김성동 지음/창작과비평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