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5 | [문화저널]
【취재수첩】지역문화 소멸 몰고 오는 도 문화행정
문화저널(2004-02-19 10:21:24)
지난달부터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도립국악원 민간위탁 문제로 지역문화계가 흔들리고 있다.
그 흔들림은 지역문화의 소멸의 위기감이 크지만 문화예술인들이 분노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데에는 분명 도의 그릇된 행정절차 탓이 더욱 큰 듯하다.
객관적인 자료와 발언에도 도는 민간위탁 선정 심사를 마치고, 운영능력과 마인드에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단체를 우선 협약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도의 뚝심내지 고집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비단 민간위탁 과정에서 보인 도의 태도나 책임을 넘어 이번 일은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세계소리축제에 대한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소리문화 전당과 도립국악원 민간위탁, 이어 도립미술관 건립 문제 또한 그 심각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의 문화행정 전반에 대한 문제점들이 속출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핵심은 도의 일방적인 행정 추진과 전문성의 결여다. '일단 시행하고 보자'는 주먹구구식의 행정이 지역문화를 소리없이 소멸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행정절차가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문화예술 행정에는 더욱 전문성과 장기성을 필요로 하며, 전북도는 이러한 지적들을 귀담아 듣는 자세와 빠른 인식이 시급하다. 관료적 속성과 체질이라고 말하기에는 지역문화계에 미치는 그 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황
전통의 고수와 변화의 딜레마
지지난해 난장의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진 난장을 틀지 않겠다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난장은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었다. 여전히 "난장판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무엇이 획기적인가"라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된 것. 그에 반해 올해는 컨셉부터 새로움을 시도하고 있다. 전주시민체육대회, 전통문화, 현대문화, 난장, 음식축제 등 갖가지 행사가 백화점식으로 나열되던 예년과 달리 '전주난장'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그것. 또한 이런 주제에 맞게 기타 부수적인 행사를 대폭 줄이고 난장에만 비중을 둔 것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풍남제에서 제외된 행사주체들의 반발도 이만저만이 아닌 듯 하다. 풍남제 본연의 뜻이 사라졌다며, 전통에 대한 '박대'에 강한 문제제기가 불거지는가 하면, 일부에선 '부스설치'에 대해 압력까지 들어오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해준다.
아직 풍남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공여부를 왈가왈부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라는 측면만 강조한 나머지 역사를 가진 전통문화에 대한 소홀함도 문제지만, 전통에 대한 고수가 변화를 가로막아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 장세길
편견과 선입관이라는 '악덕'
사람에게서 기회와 가능성을 빼앗는 가장 큰 '악덕'이 있다면, 섣부른 편견과 선입관이 아닐까.
이번호 청소년문화(저널초점)를 취재하면서 가장 안타깝게 다가온 부분이 아이들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편견과 선입관이었다. 우리네 교육제도와 사회적 현실이 출세 지상주의와 성공신화에 목메고 있으니, 그 많은 '또 다른 가치'와 개인적 신념은 비틀린 가치체계 안에서는 늘상 억눌리고 외면받을 밖에.
10대들이 추구하고 갈망하는 문화적 행위와 가치관이 모두 옳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혹시 우리가 "틀림없이 맞다"고 얘기하는 고정관념이 아이들이 꿈꾸고 말하고 행동하고 싶어한다는 단순한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건 아닌지 뒤돌아 볼 일이다.
취재를 통해 '춤 추는 아이들'을 만났지만, 아이들은 하나같이 그들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그것을 풀어가는 나름의 원칙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삶에 행복해했다.
기성세대들의 섣부른 편견과 이기적인 '상혼'이 아이들이 가진 숱한 가능성과 기회에 적잖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범하는 가장 큰 '악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