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5 | [문화저널]
생명돋움 21세기는 환경의 시대입니다.
닻을 올린 전북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글 최형재 전북시민운동연합 사무처장
최형재 | 1963년 임실 출생. 전북대 경제학과를 (2004-02-17 16:41:21)
지난 4·13은 여러 의미가 교차한 날이다. 임시정부가 수립된 날이기도 하고 87년에는 전두환 정권이 몰락의 길을 재촉하는 4.13 호헌 조치를 발표한 날이기도 했으며 또한 작년 총선연대의 낙천· 낙선운동을 마감하는 날이기도 했다. 이날 우리 전북지역에서는 의미 있고 기대되는 시민단체 연대조직인 전북시민단체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 창립되었다.
연대회의 왜 필요한가
총선연대 활동이후 전북지역 시민사회 단체의 상설적인 연대기구 구성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낙선운동에서 드러난 국민적 열망을 개혁 추진의 에너지로 삼아 우리사회의 개혁을 다시금 힘있게 추진하고,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나쁜 관행을 타파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여 21세기에 펼쳐질 시민주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함이다.
개별 단체의 자율과 창의적 활동을 존중하고 그에 입각하여 수평적인 네트웍을 탄력적으로 구성 운영함으로써 시민사회의 전체의 단결된 힘을 필요로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힘을 집중하는 한편, 다양한 영역에서 자율적 활동을 지원 격려하고 특히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현장의 풀뿌리 단체들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몇 차례 간담회와 비공식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강 건너 불 구경의 자세나 어떤 성과가 있겠냐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서로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에 우리는 감히 용기를 내어 시민사회단체 연대활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함께 하기로 하였다.
연대회의가 꾸려진 취지를 보면 첫째, 우리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개혁되어야 할 개혁 사안에 대해 전국시민사회단체와 연대, 대응하고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역량을 결집하여 대응하기 위함이다. 둘째, 주요현안에 대한 과제별·부문별 연대체 구성을 지원하고 조정함으로써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시민사회단체간의 교류와 협력 및 공동행동을 증진하면서 내부 점검과 자정능력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셋째, 시민 사회를 통제와 동원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이를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법 제도적 잔재를 청산하고 지역사회에서는 비밀스럽지만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나쁜 관행을 타파하여 시민 사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증진 할 수 있는 법과 제도 그리고 새로운 질서 마련을 도모하기 위해 연대회의는 꾸려졌다.
연대회의가 벌일 일들
지난 총선연대 활동은 한국시민운동을 새로운 위치로 올려놓았다. 시민운동의 위상이 높아지고, 시민운동의 화두가 된 긍정적인 측면의 이면에는 시민운동에 대한 문제제기가 공식화되고, 시민운동의 책임성, 투명성, 도덕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가시화 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이 뒷받침되었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연대회의는 시민사회운동의 배란처 역할, 윤리강령 추진, 시민사회의 장기의제 개발, 시민운동가 지도력 개발 등을 통해 시민사회단체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자 한다.
지난해 말 행정자치부와 국회의원 일부에서 제기하고 특정정당에서도 공식적으로 제안한 기초단체장 임명제 움직임은 중앙 집중적·중앙 통제적 사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부활된 지 10년을 맞이하지만 반쪽짜리 지방자치는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파행시키려는 반 자치세력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대회의는 주민들의 직접통제를 가능하게 하는 주민소환, 주민투표, 주민소송의 도입과 지방자치 개혁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또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모아내 낙천· 낙선운동이라는 유권자 심판운동을 전개하였지만, 정치권은 그 이전과 큰 변화 없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개혁과 사회개혁 전반이 정체되어 있으면 시민단체는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 부과되어 있다. 이에 16대 의회 1년 평가, 3대 정치관계법 입법청원, 정치자금 실사 사업 등을 연대회의는 공동으로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러한 3대 사업 외에도 지역에서 발생한 사업에도 적극 개입해 연대활동의 모범을 창출할 예정이다.
시민의 적극적 참여 있어야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실천하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물고기가 물 없이는 맥을 못 추는 것과 같이 시민단체는 시민 참여 없이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시민단체의 사업계획이 잘 이루어지려면 시민이 나서야 한다. 거창한 일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시민단체가 있으니 자신의 관심분야에 회원 가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은 시간을 내서 봉사하고, 돈의 여유가 있으면 후원금을 내고 한 가지씩 실천세칙을 정해 실천하는 것 등이 바로 시민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시민운동에 박수는 보내지만 참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상품을 구입하려면 돈이 들고 아이의 재롱을 보려면 부모로서 의무를 다 해야 하듯 시민운동이 활성화되려면 관전자로서 박수에 그치지 않고 참여해야 한다.
시민단체가 연대하여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닻을 올렸다. 이 배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풍랑을 막아주는 시민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