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4 | [문화저널]
취재수첩
문화저널(2004-02-17 16:13:41)
한쪽 귀로 흘리기 어려운 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도립국악원의 민간위탁이 추진되면서 전문가들은 '재단법인'을 통한 민간위탁을 주문한다. 그러나 도는 '민간법인이나 단체'에게 문화공간을 맡기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 방안을 왜 전북도는 고집하는걸까?
이에 대해 도립국악원 한 관계자는 "이 얘기는 (기사로) 쓰지는 말라"면서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간단체에게 넘기려는 것은 전북도지사의 지시가 있었고, 여기에 신임 전북도 문화관광국장이 치적을 위해 밀어부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고 들려준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꼬리를 물고 있는 이 얘기는 전국에서 그 성공유례조차 없는,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고(춘천어린이회관), 현재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가 들리고 있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쪽 귀로 흘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민간위탁을 추진하면서 공청회나 여론수렴 과정 없이 밀어붙이는 행정의 난맥상이 이 얘기의 신빙성을 더해준다.
지역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우뚝 서야할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도립국악원. 화려한 새출발은 아닐지라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변화'를 지역문화계는 기대하고 있다. | 장
'인수인계', 뒷맛이 개운찮다
조직 내 인성시비로까지 치달으며, 한때 개최여부까지 불투명했던 2001 전주국제영화제가 다행히 개괄적인 프로그램이 확정돼 개막 초읽기에 들어갔다.
2001 영화제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1/4 정도만이 김소영·정성일 두 전 프로그래머의 '작품'이고, 나머지는 긴급 투입된 서동진·안해룡 프로그램 어드바이저의 몫으로 채워졌다. 사실상 2001 전주국제영화제는 두 후임 프로그램 어드바이저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3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상영작 발표회장에서 서동진 프로그램 어드바이저는 "두 전임 프로그래머가 상영작에 있어 어느 정도를 염두에 두고 계획했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조직 내부의 문제가 어디서부터 촉발됐는지 그 원인은 차치하고라도, 전임과 후임 프로그래머 사이에 인수인계 작업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특히 전임 두 프로그래머의 성숙하고 책임있는 '마무리'가 뒤따르지 못했다는 점은 여러모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분이다.
김소영·정성일 두 프로그래머의 사퇴와 서울팀과 전주팀의 불화설까지 나돌아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만큼 결과에 대한 조직위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진 셈이다. 김
마음의 장애
잊혀질만하면 한번씩 언론에 다뤄지는 '여성 장애인 성폭력 문제'. 보도를 접할때에 누구든그 울분을 감추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그때 뿐 여성과 장애인이라는 두 굴레를 둘러쓴 이들에 대한 대책마련이나 가해자들에 대한 속시원한 '응징'을 보기란 쉽지 않다.
이번호 여성과문화에 소개된 전북여성장애인연대 소양인 회장은 여성 장애인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오랜 남성중심의 가부장제와 성차별적인 고정관념, 향략과 폭력문화의 범람으로 더욱 심해지는 성폭력 문제는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된지 오래다.
특히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로 피해자의 생활근거지에서 이뤄지는 경우 대부분이다. 또한 폐쇄적 구조와 열악한 환경속에 은폐되기 일쑤여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들다.
소양인 회장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동체' 인식,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것이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문제는 남성들이 취약한 집단을 '공격'하는, 장애인을 경시하는 풍조가 뿌리깊기 때문이다. 소회장의 말처럼 몸이 불편한 신체적 장애인보다 우리 사회에서 근절돼야 하는 것은 바로 멀쩡한 몸으로 거리를 활보하지만 두터운 마음의 장애를 지닌 나와 너 바로 우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