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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5 | [문화저널]
우리들의 축제와 우리들의 삶
편집주간(2004-02-19 10:33:37)
전주의 오월은 축제로 옵니다. 올해는 전주천변 노란 유채꽃 물결을 만날 수 없지만 다른 도시들에 비해 덜 오염되고, 덜 분주한 전주의 오월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문화가 시대를 이끄는 오늘에 이르러서는 덜 산업화된 이 도시의 환경이 그리 나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문화저널은 이러한 축제의 물결에 실려 조금은 우리가 되돌아보아야 할 것들을 주목했습니다. 이번호 저널초점은 청소년 문화환경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 현장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열악했습니다. 취재기자들은 청소년 문화현장을 취재하면서 어른들은 해주는 것이 없는데 저희 스스로 문화를 피어내는 이들의 열정적인 삶에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고마웠다고 말합니다. 청소년 문화를 늘 고민하고 그 출구를 탐색해 가는 전문인들도 격무로 시달리면서 오히려 전문성은 멀어져 가는 현실. 그래서 기자들은 청소년 문화를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문화'라고 정리합니다. 문화저널은 저널초점을 통해 이렇게 제의합니다. '청소년들이 생각하고 움직이고 자신들의 욕구를 자유스럽게 분출할 수 있는 보다 건강한 문화환경을 갖추는 일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지난해 시작한 전북의 땅과 문화, 사람들은 이제 순창으로 갑니다. 고추장으로 이름난 고장, 순창은 참으로 삶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고장이었습니다. 농민들의 건강한 문화로 싹틔운 이곳 문화판은 오늘에 이르러서도 참다운 자생력을 스스로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힘이 어디서 오는가가 궁금했습니다. 들여다보니 거기 순창의 역사와 문화를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만나보십시오. 바로 이들이 꿈꾸어 일구는 문화야말로 삶의 문화일 터입니다. 축제의 계절로 들어가는 길목, 사월과 오월의 문화현장은 버거울 정도로 활기가 넘칩니다. 현장이 많은 만큼 취재기자들의 발품도 분주했습니다. 그 와중에 전북의 시민운동단체가 하나로 뭉치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닻을 올렸습니다. 건강한 시민운동은 우리 사회를 올곧게 가꾸어 가는 힘입니다. 박수를 보내면서도 정작 참여하는 일에는 무심한 시민운동의 현실은 시민의식의 성숙도를 그대로 드러내 보입니다. 시민운동단체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의 중심에 섰던 최형재 전북시민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 연대회의의 의미를 '결집'과 수평적 연대의 미학으로 설명합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운동. 너무도 상식적이지만 시민운동가들의 가장 큰 꿈입니다. 이번호는 유난히 많은 사람들을 주목했습니다. 열악한 연극판에서 중심을 잡고 일해온 전주시립극단의 단무장 이현숙씨, 지난 94년 연극판과 인연을 맺은 그의 활동을 들여다보면 오늘의 연극판에서 그가 전문기획자로 설 수 있게 된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명창 최승희씨가 정정렬제 춘향가 창본 악보집을 발간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판소리를 오선지에 담아내는 작업. 그것의 어려움은 짐작코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 어려운 일 뒤에 숨어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형노씨. 최승희 명창이 아끼는 제자입니다. 4년여 동안 춘향가를 악보에 옮겨내는 일에 몸바쳤던 그의 별난 삶을 만나보십시오. 일본교과서 문제가 역사에 대한 관심을 뜨겁게 달구어내고 있습니다. 이종민의 문화비평은 '진정한 역사바로세우기'는 한바탕 푸닥거리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합니다. 그가 제안하는 '역사의 계절에 숨고르기'를 차분한 마음으로 읽어보십시오. 축제의 계절 오월이 독자 여러분께 희망과 활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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