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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 | [문화저널]
옹기장이 이현배 이야기 / 하늘나라 간다 -出家 과 家出 ②-
문화저널(2004-02-17 14:23:26)
家出-새벽에 창불을 마치고는 잠깐 자고 일어나 차에 올라타려는데 학교에서 막 돌아온 둘째가 어디가느냐고 묻는다. 짧은 시간에 사연을 다 얘기할 수 없어 대꾸를 안했더니 자꾸 묻는다. 차문을 닫으면서 하는 된 말이 “아빠, 하늘나라 간다” 그렇게 말해놓고 스스로 어이없어 했는데 그 말이 맞는 말이 되었다. 수련 방법중에 하늘나라에 가게 돼 있었다. 그곳은 합천 해인사 가까운 곳인데 고시원을 빌려 마음을 수련하는 곳이었다. 이번에 마음을 불땔 때 도와준 동언씨와 아미씨가 권하면서 가마가 식으면 꺼내는 일가지 해 줄테니 갔다오라는 거였다. 불 때는 일이 아무래도 무리었는지 여전히 허리에 불편한 구석이 있고 해서 일삼아 入山(?)을 한 것이다. 수련에 재미가 붙어 오전에 목욕하러 가자는 걸 싫다했는데 오후에 다시 권유하길래 따라 나섰다. 고개 넘어 가야산 온천으로 갔다오는 길이었다. 일곱명 정원의 현대자동차 싼타모란 차에 열명이나 타게 되었다. 맨 뒷자석 두명 앉을 수 있는 곳에 남자 셋이 앉았다. 그리 큰 몸들이 아닌데도 엉덩이가 껴지지 않았다. 한 친구가 바퀴 때문에 볼록해진 부분에 걸터 앉았다. 커브가 많은 길이라 곧 불편한지 자세를 여러번 바꿨다. 내 무릎에 앉기를 권하여 앉게 되었는데 엉덩이는 무릎에 두고 차체에 기댄 꼴이 되었다. 그러나 커브길에서 그 자세가 자꾸 흐트러지자 낯선 두 남자는 그냥 포옹을 했다. 나는 멀미기운 때문에 눈을 감고 있다가 갑자기 당한 일이었지만 내가 더 파고든 꼴이 되었다. “사람이었다” “살내음이었다” “마음의 고향이었다” 언제부턴가 잊고 살아왔던 것이다. 되찾은 기쁨에 주위의 야유에도 마냥 좋다가 내 설움에 눈물이 났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수건에다 얼굴을 파묻고 엉엉 울었다. 울음 끝에 내 마음은 비온 뒤의 맑은 하늘 그 자체였다. *나는 생각, 가슴, 마음, 영혼 이런게 같은 거라는 것에 수긍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녀에게 얼마든지 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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