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12 | [문화저널]
독자와 함께
문화저널(2004-02-17 13:17:29)
정축년 한해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합니다.
벌써 송년호입니다. 벌써라니? 하고 물으실 분들도 혹시 계십니까.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은 언제나 “벌써!”입니다. 올 한해 나라가 너무 힘들엇던 해입니다. 올해 한국은 ‘삼풍’만 그렇게 어이없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고, 경제가 장기불황속으로 접어들면서 문화가 더욱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있습니다.
문화가 위축되는 거이 서운한 것이 아니라 문화를 대하고 생각하는 태도들이 아쉬워 집니다. 아직도 문화를 한갖 ‘악세사리’ 정도로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가 기다리는 새로운 세상은 멀었겠지요.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가난과 고통속에서 ‘문화’는 꽃피고 자라납니다. 우리는 바로 그것을 믿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지역의 문화일꾼들과 문화저널의 열렬한 팬들게 한해를 보내는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더욱이 문화저널로서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분에 넘치는 사랑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더 열심히, 더 철저하게 일하라는 당부와 격려로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진정한 의미에서 지역의 ‘프로’가 되어보겠습니다. 그동안의 성원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번 송년호 특집은 지난 달 문화저널이 주최했던 지역문화 심포지움의 기록입니다. 꼭 오시기를 기대했던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지만 우리만 듣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운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이번호 특집속에 있습니다. 지면을 통해서나마 같이 해 주셨으면 합니다.
늘 가장 먼저 마감을 지켜주시고 ‘칼같이’ 원고분량을 맞춰 주셨던 김태흥 선생님께서 이번호는 긴 원고를 보내주셨습니다. 김태흥 선생님의 <곤충이야기>를 어지러운 세상속에 웬한가한 이야기냐 하지 마시고 깊이 새기면서 읽었으면 합니다.
문화저널의 새 식구가 또 한사람 늘었습니다. 그동안 문화저널 편집의 맡아주셨던 김진순씨가 결혼과 함께 물러나고, 싱싱한 디자이너 이영주씨가 합류했습니다. 많이 격려해주십시오.
문화저널의 열돌맞이 축하!
문화저널의 벌써 열돌을 맞이 했군요. 열돌을 맞이해서 꾸민 행사 잘보았습니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 뜨락음악회를 시작으로 장사익의 하늘 가는길, 향토문화에 대한 심포지움등. 아참 그리고 대단한 작업을 준비중에 있다고요?
인명록 작업과 총람작업!
누군가 해야 할 일이었지만, 문화저널이 선뜻 그일을 한다니 기쁘기 한이 없습니다. 아무튼 큰사업을성공리에 마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의 문화를 10년동안 옹골차게 이끌어온 곳은 문화저널 한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저널에 응원을 보냅니다.
<익산시 송학동 김훈>
소슬한 가을밤 뜨락음악회
짬이 나서 전주박물관 야외 무대에서 문화저널 창간 1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뜨락음악회에 갔었드랬다. 색다를 이번 무대를 접하고 흥도 나고 기분 좋기도 하엿지만 지금은 서글픈 마음이 남아있다.
10월 초순 서울 세종문화회관 분수대에서 한여름밤의 꿈을 본 적이 있다. 초대권만 발부했는 데도 입추의 여지가 없었던 그 때를 생각하면 반찬이 많아서 밥투정을 하는 전주 시민들이 객석을 가득 메워주지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이 남아있는 탓이리라. 예향 전부에서 무료로 야외공연을 하는데 어찌 객석이 썰렁한지 연주하시는 분들게 미안했고, 추운데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구석은 마냥 뜨거웠다.
이번 공연은 잘 지어진 전주 비빔밥이었지만 밥그릇, 그밖의 나물, 고추장, 밥상이 어울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먹는 사람도 맛있게 먹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소중한 무대, 그 밥상이 차려진 것도 어디겠는가. ‘야외에서 듣는 실내악’이라는 좋은 기획을 내년에도 기대해 본다.
<강원도 삼척시 설호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