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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1 | [문화시평]
전주시립 민속예술단 창단공연 예향전주의 미래지향적인 출발
글ㆍ윤명원 우석대교수·국악과 윤명원 / 58년 서울 출생. 국립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2004-02-17 10:59:38)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전주시가 국악관현악단 및 무용단을 가지게 되었다. 이미 민속예술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 규모면이나 위상 면에서는 전과는 다른 눈부신 활동이 기대되는 전주시립민속예술단이 창단을 하게 된 것이다.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거의 두시간 반동안 이루어진 이 공연을 눈여겨 보며 앞으로 펼쳐질 전주시의 국악, 무용부분 발전에 관한 무언의 공약이라도 탐색하듯이 한꼭지 한꼭지 되새기었다. 그동안 호남은 전남·북을 가리지 않고 이른바 ‘예향’으로 일컬어져 왔다. 예향으로서 가지는 전북의 무게도 무게지만 천년고도 전주는 전북이라는 이름과 상관없이 그 독자적인 위상을 가져왔다. 예절과 예술, 풍요와 풍물, 멋과 맛 등 역사와 문화도시로서의 전주는 남다른 대열에 서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전주시는 어떠한가. 실질적인 문화예술 정책과 행정의 부재, 시민의 안목과 의식이 다소 부족한 점, 그리고 문화예술 재정 및 인재확보의 열세 등 몇가지 해결해야 할 난제들로 인해 예향으로서의 전주는 그 본연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소홀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그동안 구멍가게 식으로 운영해 오던 예술단을 전국의 각 시도와 그 어깨를 견줄 수 있는 큰 규모의 문화예술 시장에 뛰어들게 하고 경쟁적 체제방식으로 전환하였다는 데에 대하여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시대에 있어서 전주시가 그 본격적인 자기와의 싸움에, 그리고 문화자존의 확립에 진일보한 발걸음을 걷기 시작했다는 데에 전주시민 모두는 쌍수를 들어 이를 환영하고 박수갈채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기와의 부단한 싸움에 고민해야 할 당사자가 전주시립민속예술단이라고 하는 사실을 모르는 이 없다. 창단공연에서 보여준 예술단의 성격과 방향성을 가늠하며 많은 가능성의 기대가 생기게 되었다. 전주시립민속예술단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계발하고 다른 예술단이 할 수 있는 것도 더 잘 할 수 있는 수준의 향상과 시민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기발한 프로그램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결코 쉬운 문제만은 아니다. 오늘날의 현대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시민들의 성향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도 항상 대두되었던 발전이냐 보수냐, 전통이냐, 창작이냐, 정악이냐, 민속악이냐, 음악이냐, 무용이냐, 순수냐, 참여냐, 명분이냐, 실제냐, 문화냐, 돈이냐 등 개혁과 보수대결의 제반 갈등들을 지혜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부단한 자기와의 싸움을 감당해내야 할 것이다. 일단 전주시립민속예술단의 창단 공연은 그 의의나 프로그램 구성면, 관객동원면에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창단공연의 분위기를 더욱 성숙시켜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으며 그러기 위하여 전주시와 전주시민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뒤따라 주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적어도 이날 참석한 다수의 행정관료나 예술전문가 및 시민들은 이 예술단의 창단공연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고무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며 부디 이 공연에 ‘예향전주의 미래지향적인 출발’의 의미가 부여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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