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7 | [매체엿보기]
호남에, 한국에, 세계에 광명을 주는 노래 - 판소리 명창 임방울 전집·박정훈
박정훈(2004-02-12 15:28:27)
노래를 잘 부르는 민족은 순교(殉敎)를 잘 한다고 한다. 서양의 이태리와 동양의 한국사람들이 노래를 잘 하듯, 따라서 순교자도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호남 사람들이 노래를 좋아하고 호남에서도 남원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남원에 국립 국악원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에 임진왜란때 의병이 일어난 곳을 빨간 점으로 표시해 놓은 지도가 있는데 다른 지역은 드문드문 있으나 호남지역은 빨그렇고 그중에서도 남원에는 만인의총이 있으니 이를 사실로 증명하는 것이요, 이순신 장군께서 난중일기에 ‘ 이면, 라, 만일 호남이 없었으면 나라가 없었을 것이다’라 쓰셨으니 이는 호남의 긍지이다.
나는 남원에서 태어나 평생을 거의 호남에서 살고 있으니 신토불이(身土不二)로 호남일대의 지명을 가지고 재미있게 풍경을 엮어 나가는 신재효(申在孝)님이 지은 ‘호남가’를 불러보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나는 원불교 교역자로써 원불교를 창설하신 소태산 대종사님의 교법을 공부하며 사는데 대종사님께서 우주의 진리를 깨달으신 후 우연히 떠오르는 가사를 외우셨는데, 한 제자가 그 가사는 예전부터 전해오는 ‘호남가’라고 말씀드리자, 대종사님께서는 “아! 나보다 먼저 깨달은 분이 있었구나”하셨다고 한다.
이 호남가를 대산상사님께서 진리로써 풀으시기를 ‘함평천지’는 평화롭게 골라 놓은 세상이요, ‘늙은몸’은 모든 성자들이며, ‘광주’는 본래 밝은 우리의 마음이요, ‘제주어선’은 일체 생령을 건지는 반야용선이며, ‘해남’은 동남아요, ‘흥양’은 밝은 시대가 열린다는 뜻이다. 이와같이 끝까지 풀어주시고 대종사님께서도 ‘ 고 라, 호남을 무어라 이르리오 찬하강산 제일가는 누대라’읊으셨으니 호남가를 부르며 낙원세계 이루자고 하시었다.
나는 이러한 기연으로 판소리 명창 임방울 전집 (주)킹레코드사에서 제작한 테잎을 구하여 차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때 등, 틈나는대로 3년여를 열심히 연습한 후, 전북대 최상화, 이화동 두분 교수 앞에서 북을치며 부르고 평을 청하였다.
세이(洗耳)를 하였다며 아마추어 단계를 넘어 프로 중에서도 상당히 들어간 프로인데 천시간 이상 부르지 않고는 이런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씀이었다. 정확한 시간 진단에 놀라고 지은대로 거두는 인과의 이치가 확연함을 느꼈다. 스승없이 혼자 공부하니 답답하더니 그렇게나마 인증을 받으니 길이 열린 것 같고 새 힘이 솟아났다. 나는 이 노래를 계속 부를 것이다.
그래서 마음에 사심을 덜어내고 무아(無我)의 경지에 이르며 가정·사회·국가·세계가 한데 어울려 평화스럽게 사는 그날이 오기를 염원하며 더욱 힘을 다해 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