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1 | [특집]
특집 / 문화유산의 해, 그 의미와 방향
우리가 가진 보물의 가치를 깨닫는 일
문화재의 현황과 과제
글·김태호 문화저널 기자
(2004-02-12 14:41:18)
전라북도 문화재의 지역적 특성은 전국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유형문화재에 있어서 각 도는 모양새의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다만 규모와 수적인 차이만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서울이나 경주 등과 같이 한 나라의 도읍으로서 문화가 번성했던 지역은 그 규모와 수적으로 많은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반면 전라북도는 지방으로서 가지는 토착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지만 전문인들 외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전라북도 지방문화재의 현황과 특성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를 형태에 따라 유형문화재·무형문화재·기념물·민속자료 등 네 가지로 나누고 있다. 이것은 다시 문화재의 중요도와 지정 절차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로 나누는데 각각 8가지와 5가지로 분류한다. 국가는 유형문화재를 국보·보물·전통건조물로, 무형문화재를 중요무형문화재로, 기념물을 사적·명승·천연기념물로, 민속자료를 중요민속자료로 각각 나누어 지정하고 있다. 국가지정에서 빠진 그 밖의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 등을 다시 시·도 관할 구역에 따라 나누어 지정한 것이 시·도 지정문화재이다. 이밖에 국가와 시·도 지정에서 모두 제외된 것이 있는데 이중 향토문화보존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것을 문화재자료 라는 이름으로 각 시·도에서 따로 지정하고 있다.
일제가 지정했던 5백3점의 문화재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사실상 끝난 결과 도내에서는 그 동안 보물이었던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이 국보로 승격되었다. 전국적인 재평가 작업을 통해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 것은 모두 6점인데, 문화재 보호법에는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인류문화의 견지에서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국보로 지정할 수 있다”로 규정하고 있다. 아직 고시가 되지 않았지만 이로써 도내 국가지정문화재는 5점의 국보와 75점의 보물, 사적 28점, 천연기념물 21점, 중요민속자료 12점, 중요무형문화재 5종 6점, 전통건조물 1점등을 포함해 모두 148점이다. 이 밖의 도지정문화재로, 138점의 유형문화재와5종 30점의 무형문화재, 80점의 기념물, 민속자료 29점, 문화재자료 100점 등 377점의 문화재가 있다. 국가지정과 도지정을 합해 모두 525점이다.
도내의 국가 또는 도지정 문화재 가운데 유형문화재는, 대체로 불교와 유교 관련 문화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익산 미륵사지석탑,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금산사 미륵전 등 5점의 국보 가운데 4점이 불교문화재이다. 보물도 마찬가지다. 75점의 보물 가운데 김제 금산사, 남원 만복사, 남원 실상사, 고창 선운사, 완주 화암사 등등의 불교관련문화재가 40여 점이며, 장수 향교대성전과 기타 유교관련 문화재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라북도 문화재의 지역적 특성은 전국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유형문화재에 있어서 각 도는 모양새의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다만 규모와 수적인 차이만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서울이나 경주 등과 같이 한 나라의 도읍으로서 문화가 번성했던 지역은 그 규모와 수적으로 많은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반면 전라북도는 지방으로서 가지는 토착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지만 전문인들 외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위도 띠뱃놀이의 무녀 조금례 명인과 임실필봉농악의 상쇠 양순용 명인, 판소리 흥보가의 강도근 명창 등 96년 5월까지 일년 사이에 도내 국보급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 3명이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이로써 6종 9점이던 중요무형문화재가 현재는 5종 6점으로 줄어든 셈이다. 무형문화재의 경우 예능과 기능의 형태로 나누어지는데 총 15종 30점인 도지정무형문화재를 보면 지역문화의 편중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동안 소홀히 취급되었던 기능 분야는 향토술담기, 선자(부채)장, 목기장, 단소장, 옻칠장, 악기장 등 6종이 지정되면서 93년 이후 한결 다양한 면모를 갖추었지만, 그 외의 9종은 모두 음악분야로서 특정 분야에 편중된 모습은 여전하다.
익산목발노래, 판소리, 거문고산조, 가야금산조, 농악, 가곡, 판소리장단, 시조창, 호남살풀이 등 9종의 음악분야 가운데 판소리는 전체 도지정 무형문화재의1/3인10점에 달한다. 1993년 현재 전남과 광주지역의 전체 문화재 46종 가운데 20종이 음악분야이며 그 외는 놀이나 기능 보유자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차이점은 판소리 고장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기능이나 놀이, 특히 놀이 부분에 무관심하고 소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