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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 | [세대횡단 문화읽기]
전형적인 규범에서 다소 문란해진 석탑들 백제계석탑의 분포상황
글·천득염 전남대 교수·건축학과 (2004-02-12 14:31:41)
백제의 고토(고토)인 충청·전라지방에 산재해 있는 석탑들은 백제계석탑, 신라계석탑 혹은 이들을 혼합·절충한 절충형석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중 충조형식이나 의장양식에 있어 미륵사지석탑과 정림사지5층석탑을 근간으로 하여 생성된 탑군(塔群)을 본고에서는 백제계석탑이라 하고자 한다. 이들 백제계석탑들은 넓게는 충청·전라지방에 분포되어 있으며 좁게는 백제의 고도(古都)인 부여를 중심으로 충청남도 서남부와 전라북도 북부 일대에 집중 배치되었다. 즉 백제계 석탑의 요소를 충실히 포함하고 있는 석탑들만을 대상으로 하면 그 분포범위는 좁아져 충청남도 서남부와 전라북도 북부의 일대에 국한되고 있으나 백제계석탑의 요소를 미세하게라도 포함한 석탑들을 대상으로 하면 그 분포 범위는 더욱 넓어져 충청남도에서 전라북도, 전라남도 남부에까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의 분포상황을 살펴보면 〈표1〉과 같다. 이상에서 열거한 여러 석탑들은 백제시대 혹은 고려시대에 건립된 석탑들로서 백제의 고도인 부여를 중심으로 하여 그 분포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익산 왕궁리5층석탑은 백제석탑의 시원적인 탑인 미륵사지 석탑을 모방한 것으로 익산에 인접한 지역인 왕국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비인탑(庇仁塔)과 계룡산5층석탑을 가장 충실히 모방한 것으로 정림사지5층석탑이 있는 부여의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즉 부여의 서편인 비인(庇仁), 동편인 계룡산, 백마강 바로 건너편 등에 있어서 정림사지5층석탑의 모방과 재현이 부여의 가까운 이근지역에서부터 보다 충실히, 보다 빨리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귀신사3층석탑, 옥구 죽산리3층석탑, 정읍 은선리3층석탑 등은 역시 정림사지5층석탑을 모방한 것이지만 앞서 기술한 부여 인근지방의 보다 충실한 모방과 정연한 모습을 갖춘 여러 석탑에 비하여 전형적인 규범에서 다소 문란해진 것으로서 이들이 부여에서 더 멀리 떨어진 전라북도 북부지방에 분포되어 있음은 흥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더욱이 전라남도 지방에서 보이는 백제계의 여러 석탑들도 역시 전형적인 백제양식에서 많이 이탈되고 신라적 요소가 부분적으로 가미되어 규범을 상실하거나 새로운 석탑구성요소가 부가되어 지역적으로 떨어지고 형식적으로도 이탈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들은 시기적으로도 대부분 보다 후대에 건립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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