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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 | [클릭! 사이버월드]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하여
글·정영원 완산보건소장 (2004-02-12 13:19:23)
옛날에는 산모가 아기를 분만할 때 신발을 거꾸로 벗어 놓고 방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 만큼 아기를 낳다가 아기는 물론 산모까지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낳아서 기르는 동안에도 모두 산다고 생각을 못했기에 출생 신고조차 몇 년이 지난 후에 하곤 했었다. 뿐만 아니라 시골에서는 아랫배가 아프면 맹장염을 생각할 정도로 두려워했고 사실 그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요즘엔 이런 걱정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무의촌도 없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서민들에 대한, 그야말로 절실한 의료 문제는 모두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주로 정부의 정책은 의료 기술과 의료 장비에 집중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욱이 바로 얼마 전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산업 보건의사의 의무고용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우스운 것은 바로 이 산업 보건의는 사업장의 활성화를 위해 제안되었던 제도이며 그것도 바로 경영주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늦게 시작되었지만 산업이 발달해 가고 있고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도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이 가장 문제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은 심장 문제나 암으로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시급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환자들도 대부분 직업병 때문에 오는 사람들이며, 그들은 그로 인해 생활의 고통은 물론 병가를 낼 수밖에 없으며, 작업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 것도 당연한 귀결인 것이다. 결국 근로자의건강을 외면한 경쟁력 제고는 헛구호에 그칠 것이며, 결국 그 사업장의 생산성은 오히려 감소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경쟁력 향상은 인적자원의 개발이며, 이 개발에 의한 우수한 인재에 의하여 발견되는 효율성 증대와 건강한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며, 이 시대의, 이 사회의 의료 문제는 고도의 기술과 첨단장비에 있지 않고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의 건강관리와 건강증진에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더욱더 이 문제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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