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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1 | [특집]
문화적 불모지에서 문화도시의 가능성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마치고
글·박종일 부산시 문화예술과 직원 (2004-02-12 13:14:41)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자치단체로서 시의이미지를 고려하던 부산시의 결단과 영화인들의 의지가 결합하여 이루어졌다. 부산시로서는 ‘97 동아시아 게임. 2002년 아시안 게임 등 각종 행사를 앞두고 부산이 진보적인 문화활동의 중심도시로서 세계속에 부각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세계화, 나아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 이벤트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지방정부의 대중화 정책과 과제 해변도시 부산의 청명한 가을 하늘아래 9일간(‘96.9.13-9.21) 개최된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뜨거운 열기 속에서 성공적인 막을 내렸다. 영화제에 참여했던 세계 각국의 영화 관계자들은 부산의 젊은 관객들의 수준에 무척 놀랬고 그들은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태평양권에서 홍콩, 동경영화제와 더불어 3대 영화제에 진입하였다.”라는 평가를 남겼다. 영화는 대중예술이다. 대중예술은 순수예술과는 달리 소수 예술인들이 향유한다는 한계를 벗어나 사회전반의 대중에게 문화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과 한편으로 일반대중을 수용하기 위해 대중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상업적인 면을 가진다는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같이 현대 문화예술의 수용에 있어서 서구의 각 장르를 짧은 기간 내에 다양하게 섭렵함으로써 발생한 문화적 아노미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 대중문화의 공백과 수용의 정서적 혼돈은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각 자치단체의 문화적 창달과 토착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문제들은 지방정부가 문화적 선진화와 국제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중요한 정책과제일 것이다. 자치단체와 영화인들의 만남 이제 민선단치 시대가 1년이 지난 지금 지방자치의 정착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시점에서, 문화예술의 국제화에 대한 관심과 초점은 지역경제 발전과 아울러 시민정서와 부합되는 문화창달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집중되고있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자치단체로서 시의 이미지를 고민하던 부산시의결단과 영화인들의 의지가 결합하여 이루러졌다. 부산시로서는 ‘97동계 아시안 게임. 2002년 아시안 게임 등 각종 국제 행사를 앞두고 부산이 진보적인 문화활동의 중심도시로서 세계속에 부각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문화예술도시로서의 세계화, 나아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이벤트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한편 조직위원회는 할리웃과 홍콩 액션영화에 물든 우리 영화인의 기호를 바꾸고 막대한 자본력으로 몰려오는 외국 상업영화에 맞서 우리 영상산업의 해외 진출이라는 돌파구를 찾기 위한 대외적 목표를 겨냥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 영화사가 설립되었고 6.25이후 영화산업이 활발했던 영상예술의 도시로서의 기반을 배경으로 95년 말부터 부산시와 영화관계자들은 영화제 개최의 제반 여건과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협의를 계속하여, 마침내 96년 4월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영상산업 유치 및 영화제 개최에 관심을 가진 기업체의 협찬 약속 아래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명실상부한 국제영화제를 만들어냈다. 문화도시의 가능성으로 이렇게 출발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산시의 행정지원에 최선을 다하면서 조직위원회의 자율성을 철저하게 보장했다. 이렇게 시작된 영화제에는 31개국 169 개의 작품이 선정되고, 9일간의 대회기간 동안 남포동 극장가의 5개 개봉관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총 214회를 상영하여 82편(32%)이 매진되는 등 18만여 명의 젊은 관객이 참여하였다. 세계 유수 영화제 관계자 104명, 한국 영화관계자 120명 등 유명 영화관계자가 참여하였고,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 7개 부문으로 구분하여 독창성, 실험성, 작품성이 우수한 작품들이 선정되었다. 특히 아시아의 신작과 신인 감독작을 배양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격은 다양한 관객의 기호에 부응했으며, 새로운 관객의 확보라는 성과를 가져다주었다. 영화제 부대행사로 세미나, 포럼, 파티, 관객과 감독의 대화, 독립영화부스 설치, 등 영상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학술회와 한국의 독립영화의 발전을 위한 토론 등 다양한 참여와 만남의 기회를 제공함으로 관객층의 관심을 만족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결과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의 성공요인인 “우수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 “우수한 영화인 참여”, “질높은 관객의 참여” 와 “효율적인 조직의 운영” 등을 두루 갖춘 성공적인 영화제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이번 국제영화제가 부산시에 남긴 성과들은 부산시민의 문화적 잠재성을 널리 알리고, 적극적인 시민참여가 이루어짐으로써 문화의 중앙집중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될 수 있다. 또한 문화적 측면에서 문화적 물모지라는 부산의 오명을 떨치고 세계적인 문화도시라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과 그 중에서도 종합예술의 진수인 영화제를 가졌다는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다는 점도 중요한 성과였다. 또한 영화제 과정에서 나타나는 개성적, 실험적, 진취적인 다양한 작가정신의 영향은 모든 예술장르에 잠재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되었으며, 아시아의 영상문화를 선도하는 도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도 고무적인 일이었다. 끝으로 경제적인 측면을 보면 영화제의 성공을 통해서 관광산업과 해양스포츠 및 산업의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점과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림으로 영상산업 수출의 발판을 다졌다는 점이다. 만만치 않은 과제들 부산국제영화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제 개최와 짧은 준비기간이란 점에서 영화제 준비와 진행에 있어 여러 가지의 문제점이 도출되었다. 첫째, 부산시의 지원인력 부족과 조직위원회의 각종 부대행사의 시기적 임박한 결정은 상호통화 창구의 다원화를 초래하여 커뮤니케이션의 혼선을 빚었다. 여기에 초청된 각급 기관장들이 국제영화제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개·폐막식장에서 주의사항을 어기거나 협조에 인색했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둘째, 영화제 준비에 따른 시행정의 행사장 주변 정리에 따른 “PIFF 광장 조성(남포동 극장가의 노점상 정비 및 환경 정비 - 이 조치는 결과적으로 필수적인 사항이었다.)계획” 등은 조직위원회 관계자와 인식차이로 조직위원회가 관에 대해 편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부산시와 조직위원회가 각기 영화제를 준비하는 이중의 작업과 혼선을 가져오게 하는 것들이었다. 셋째, 조직위원회의 짧은 준비기간으로 인한 계획적 추진이 부족했다. 예컨대 홍보자료의 지연은 관객들의 불편과 우려를 가져왔고, 조직위의 촉박한 지원요청은 행정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영화제 준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예산의 집행이 기업협찬의 지연으로 어려움을 가중시켰고, 영화 상영관의 시설부족이나 남포동에서 수영 야외 상영장과의 거리가 너무 멀었던 점들도 교통난의 원인으로 지적되어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전망 영화제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제영화제의 성격 및 독립성과 자율성의 계속적인 보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부산시와 조직위원회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일화되어야 하고, 준비와 진행과정에서 사전조율이 있어야한다. 또 부산시는 국제영화제에 대한 마인드를 제고하고 전문행정가를 양성하고 교육하는 지원기관으로서의 감각을 체득해야 한다. 기업협찬이 적기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마지막으로 부산시의입장에서는 상영시설의 개보수와 영화감상의 쾌적한 환경을 위한 장비확충, 그리고 교통대책 등을 서둘러야 하고, 이와 함께 영상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해운대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다목적 복합건물(스튜디오, 녹음시설, 자료전시장, 영화박물관, 테마공원, 복합극장 등)의 건립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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