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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0 | [특집]
우리밀을 살립시다
글■정기환 우리밀 살리기 운동 전북 본부 사무국장 (2004-02-12 12:53:19)
우리 당에서난 쌀■보리■콩■감자■된장■김치로 차려진 구수하고 건강했던 우리 밥상, 틈틈이 우리밀 수제비와 칼국수를 만들어 주시던 정겨운 어머님의 손길..... 어느결엔가 우리 밥상은 온갖 수입 농산물, 가공식품, 공해 식품으로 바뀌어 버렸다. 뿐만 아니라 우리 입맛조차도 여러 가지 공해 식품에 길들여지고 말았다. 알고보면 우리의 조상들은 음식의 맛을 내는데도 고추나 마늘, 파 같은 천연 재료만을 이용해 왔는데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겪으면서 산업화한 일본의 화학 조미료 시장에 휩쓸리게 되면서 어느새 그 맛에 길들여지게 된 것이다. 또한, 지난 30여 년간 성장위주의 경제정책과 산업화 우선 논리는 우리의 식생활 문화를 즉석■가공식품 중심의 간편식을 유도해 오며 먹을 거리에 대한 개념조차도 모호하게 만들어 버렸다. 원래 우리 문화는 ‘밥’을 ‘진리’라하여 매우 소중하게 여기며 밥상을 통하여 나눔과 섬김, 가르침의 교훈을 얻어 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밥먹는 행위가 단지 자동차에 기름을 넣는 식의 에너지 충당 정도로만 여기게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급격한 식생활의 변화는 입맛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과 가치관까지도 변하게 한 것이다. 지난 91년부터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전개해 오며 많은 소비자운동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맛과 먹을거리의 질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밀이요, 그거 맛있어요?” “맛이 있어야 먹을 것 아니예요.” “좀더 부드러울 수는 없나요?” 맞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진정한 맛은 무엇인가? 한 번쯤 생각해 볼일이다. 단지위에서 언급한대로 수입 농산물, 화학조미료 등에 길들여진 혀의 감각에만 만족을 주는 것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바로 자신의 생명을 유지시켜가는 안전하고 건강에 충실한 먹을거리가 좋은 것인가, 어떤 것이 제맛이며 본래의 맛인지 따져 볼 일인 것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수입 식품에 함유된 농약과 방부제 등의 화학 물질이 주는 피해에 대한 소비자 단체들의 고발과 언론 보도의 영향으로 먹을거리의 안전성 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의 보신 관광(?)이 물의를 빚은 것처럼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찾는 식의 건강에 대한 욕구또한 올바른 식품 선택과 식생활 문화 개선을 통하여 변화시켜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여름에는 대표적인겨울 작물인 보리와밀을 많이 먹고 겨울에는 여름 작물의 대표적인 쌀을 비롯하여 코오가 잡곡을 상식하였다. 이것이 바로 우리 겨레가 우리의 기후와 풍토에 자신을 적응시켜 음의 계절에는 음의 먹거리를 조화롭게 맞추어 온 지혜로운 먹거리 문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겠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의 먹거리 구조는 쌀-밀 중심으로 바뀌었다.(91년 국민 1인당 년간 식량 총소비량 66.1kg = 쌀 116.3kg, 보리쌀 1.6kg, alf 30.7kg, 기타 17.5kg) 아침 식사를 빵으로 해결하는 사람이 12.8%나 되고 라면, 빵, 국수, 햄버거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한 식품들이 우리의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84년 정부의 밀 수매 정책 중단 이후 우리밀의 국내 자급도는 89년 0.03%에 불과하여 100% 전량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91년 밀 수입량 445만톤)이렇게 엄청나게 들어오는 시입밀은 장기간 수송, 보관 과정에서 변질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확후 20여 종류가 넘는 농약처리를 하고 있어 국민 건강에 심각한 폐해를 주고 있다. 이제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해야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첫째, 국민 건강과 환경■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밀은 겨울 작물이므로 농약을 전혀 안해도 되거나, 농약을 1회만 하는 무농약내지 초저농약 먹거리이다. 또한 밀은 0·c만 넘어도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대기 정화의 기능이 뛰어나다. 만약 남부 지방의 벼■밀농사가 이모작이면 산소 배출량이 산림보다 210%가 많다. 게다가 밀밭은 표토유실을 방지하고 비와 눈을 걸러서 중력수로 지하에 저장하며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여 땅심을 돋우며 생태곙의 균형을 갖게 한다. 둘째, 우리 농업과 농촌을 위해서 이다. 수입 농산물과 부적절한 농산 물 가격 정책 등으로 농민은 연평균 50만명씩 농촌을 떠나고 있다. 우리밀은 재배 범위가 넓고 일손이 덜 들며 보리보다 증산 가능성이 높아 농가 경제에 보탬이 되곡, 더욱 중요한 것은 영농 의욕을 잃은 우리 농민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셋째, 국민 경제와 식량 안보를 위해서이다. 연간 4-5억불을 지불하는 밀 수입 대금을 절약하고 세계적인 식량 파동에 대비하여 최소한 110만t 정도의 밀은 종자용으로 확보해야 한다. (WTO출범이후 지난 1년사이 국제 밀값86% 인상됨) UR협상의 타결과 WTO체제의 출범은 전면적인 농산물 수입 개방과 이로인한 국내 식량 자급율의 하락, 국내 농업■농촌의 붕괴 위기, 국민 건강에 대한 무방비라는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다. 먹거리의 3분의 2를 외국에서 수입해야만 색생활이 유지되는 현실, 그나마 쌀을 제외하면 국내 식량 자급율이 9%에 불과한 것이 우리 밥상의 현실이다. 암이 전체 사망 원인의 20%를 넘어서고 심지어는 어린이 성인병이란 해괴한 말가지 일반화되고 있는 우리의 건강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밀 살리기 운동이 왜 중요한지, 우리의 식생활 문화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분명해 진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제철에 난 것을 가급적 원래 상태로 먹는 것이 제일의 식보이며 가장 좋은 맛을 찾아가는 길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현재 우리밀 살리기 운동은 출범 5년만에 회원 16만명, 출자금 37억, 재배 면적 1200만평, 제분 공장 5곳, 생산 제품 25종류 등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이는 우리밀 살리기 운동이 죽어가는 우리땅■자연■농촌■밥상을 살려가는 생명 운동, 농민과 소비자가 힘을 합하고 삶을 나누는 공동체 운동, 우리 밥상을 우리것으로 차리는 민족 자주 생활 운동, 농민과 소비자가 힘을 합하고 삶을 나누는 공동체 운동, 우리 밥상을 우리것으로 차리는 민족 자주생활 운동,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우리 농촌을 푸른 밀밭으로 채워가는 고향 살리기 운동,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려는 환경 보존 운동으로 각계각층의 애국적인 국민들이 함께 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기환 / 63년 장수 출생.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농촌에 뛰어들어 농사를 지으면서 카톨릭농민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91년 우리밀 살리기 운동 전국본부가 창립되면서부터 우리밀 운동에 참여했고,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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