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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0 | [문화저널]
옹기장이 이현배의 이야기 옹기는 도자기 전체를 아우르는 큰 이름
문화저널(2004-02-12 12:45:51)
서울 사는 조카가 다니러 오면서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애에게 국어사전을 선물해줬다. 옹기 일을 하고부터 나는 사전을 보면 ‘옹기’ 항목을 먼저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그 설명에 다라 그 사전의 가치를 판단해 버린다. 옹기가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것이다. ‘사전’이라는 책자는 참 대담하다. 무엇이든 이거다, 저거다 하고 용기 있게 단정을 져 놓으니 말이다. 그리하여 그 의미를 꽤 왜소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덧붙인 설명이란 건 오히려 구차하다. 괜한 짓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일을 일로 남겼나 보다. 왜 문자로 남기지 않았느냐고 원망도 해보았지만 문자란 게 어리석은 거라는 걸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렇지만 어쩔것인가. 일이 일로 이어질 수 없게 되었고, 물건이 물건으로 설명되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나는 이 번에 꽤 좋은 사전을 만났다.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우라고 그랬는지 아주 간단 명료하다. 몇십권짜리 무슨 대백과사전이니 하는 것들이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공감할 수 있는내용이었다. 옹기는 쉬운거다. 간단하다. 적어도 우리 한반도 사람들한테는 그렇다. 우리와 수 백 수 천 년을 함께 해온 물건이 아닌가. 그러니 거리낌이 없고 간단하고 쉬운 물건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호흡 같은 물건이라서 오히려 인식하기 어려웠다. 굳이 인식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 문화가 바끼ㅜ면서 호흽이 거칠어지니 새삼스럽지만 새롭게인식할 필요가있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여기에 그 내용을 옮겨 보면 이렇다. 옹기 :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통틀어 일컫는 말. 질그릇 : 질흙을 원료로해서 잿물을 입히지 않고 구워 만든 그릇, 토기 오지그릇 : 붉은 질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운 다음 오짓물을 입히어 다시 구운 질그릇 「새국어사전」동아출판사, 초등학교 전학년용 한가지 더 알아보자면 옹기하고 도자기하고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 봐 쌓는데 그것도 사전적으로 풀어보자면 이렇다. 도자기 : 질그릇, 오지그릇, 사기그릇이라 통틀어 말함 「새국어사전」 정리하면 이렇다. 도자기 = 도기+자기인데, 고기=옹기이고, 옹기=질그릇=오지그릇, 즉 도자기=도기(질그릇=오지그릇)=자기(청자, 백자, 분청사기)인 것이다. 옹기가 사전적으로 도자기의 절반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의 도자기 문화에서는 옹기가 도자기 전체를 아우룰 수 있는 큰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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