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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9 | [문화저널]
전북문화예술계 여름 일기 무더웠던 여름, 창작 열기로 식혔다.
글/김태호 「문화저널」 기자 (2004-02-12 12:28:58)
여름동안 지역 문화예술계는 내면의 힘을 고르며 가을을 준비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바깥에서 보는 모습은 녹음처럼 정체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들여다 보면 물살이 센 강바닥으 물흐름같기도 하다. 전북 무용계는 해외 원정과 전국무용제 참가 준비로 어느때보다 활발한 여름을 보냈다. 9월 5일부터 11일까지 제주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제 5회 전국무용제에 문정근 무용단이 전북 대표로 참여한다. 작품은 문정근 씨가 안무한 <아버님 전상서>이다. 안무가와 객원단원을 포함해 <아버님 전상서>에 출연하는 26명의 단원들은 무용제를 두달정도 앞두고 동작 하나하나를 꼼꼼히 가다듬고 다지느라 연습실 매트 위에서 땀을 흘렸다. 안무가 문정근 씨는 “한국적 정서를 그릴려고 노력했습니다. 인간의 정신적 얼개인 효(孝)를 형상화한다는 것이 어려웠지만 동작 하나하나에 의미있는 내용을 담으려고 충실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동안 힘든 연습과정에도 열심히 따라준 단원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안무가 문정근 씨는 여름동안의 연습과정을 설명한다. 전체 4장(40여 분)으로 구성된 <아버님 전상서>는 물질에 치우치는 세태가 빚어낸 가정윤리의 파괴를 경고하고 효(孝)를 중심으로한 인간관계의 질서를 회복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버님 전상서>는 10일 전주문예회관 무대에 오른다. 한편 익산시립 무용단의 이길주 상임 안무자(원광대학교 무용과 교수)가 이끄는 이길주 무용단은 지난 7월 10일부터 3일간 45명의 단원구성으로 10여개 나라가 참여한 이스라엘 까뮈엘댄스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해마다 해외공연을 통해 대학무용의 교류와 활성화를 이끌어 온 전북대무용단(이혜희 교수)도 올림픽기간동안 미국을 방문했다. 7월 28일과 31일 각각 열린 산타모니카 해변 야외무대와 애틀랜타 올림픽 문화행사에서 전북대 무용단은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맘껏 선보였다. 이번 미국 공연은 로스앤젤레스 라디오 채널 ‘라디오 코리아’의 초청고 올림픽문화행사 초청공연으로 마련되었다. 연극계는 민간극단의 해외 원정교류와 소극장의 공연이 가을 공연으로 이어진다. 7월 1일 출국을 앞둔 6월 28일 중국 강소성측의 갑작스런 통보로 무기한 연기되었던 창작극회의 민간교류 중국방문이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이루어졌다. 중국 강소성을 찾은 28명의 방문단(류영규 단장)은 7월 26일 소주시 공연, 28일 무석시 공연, 30일 남경시 공연을 마치고 8월 2일 귀국, 극단으로서 보는 눈을 넓이는 값진여름을 보냈다. 애초 방문에 다소 차질을 빚기도 했던 이번 창작극회의 중국 강소성 공연은 민간 문화예술단체가 앞장서 문화교류의 길을 넓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한편 8월 18일에 중국 강소성 측 실무팀이 전주를 방문했는데 10월중에는강소성 공연단이 전북을 방문 중국 전통극인 경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창작극회는 전라북도 도제 100주년을 기념해 10월과 11월중에 전주, 군산, 정읍을 순회하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연극협회 전북지회가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안도연시인 원작에 극작가 곽병창 씨가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는 다. 작품은 <서울로 가는 전봉준>. 풍물패 및 무용단 등을 포함 40여명의 출연진이 무대에 등장하는 대극장 공연으로 마당극 형식의 열린ㄹ 무대로 전환할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도제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작품은 전주의 세 개 극단이 다함 께 참여는 무대를 기획하고 있지만 각 극단의 일정과 의견 수립이 아직 진행중이며 각 극단으 단원들은 개별적으로 작품연습에 참여하고 있다. 전주시립극단도 9월 제 37회 정기공연을 앞두고 경기장 연습실에서 여름 한동안 땀을 흘렸다. 6월 풍남제 공연 이후, 7월말부터 본격 연습에 들어가 매일 5~6시간의 연습을 총지휘한 안상철 연출은 “세익스피어의 대작을 무대화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의 충살한 이해와 전통적 극해석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고 설명하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14명의 상임 객원단원이 출연하낟. 7~8월의 연습기간 동안에 땀흘린 배우들의 연기력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극단 황토는 8월 9일부터 25일까지 창작소극장 무대에 올린 이만희 원작의 <한놈 두놈 삑구 타고 >공연으로 무더운 열므동안 지하 소극장에서 값진 땀을 흘렸다. 창단 15주년 기념으로 창작소극장에서 공연된 황토의 제 86회 정기공연 작품은 연극공연이 없었던 7~8월간 전주연극무대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공연이었다. 이 만희 원작의 <한놈 두놈 삑구 타고>는 원래 <風人>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83년 월간 문학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풍인>, <문디>, <호적등본> 등의 이름으로 공연되면서 여러차례 제목이 바뀌었는데 고쳐 쓰는 과정 &#44561;에 연희적 부분과 재미를 부각시켜 리듬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군생활을 마칙 무대에 복귀해 연출을 맡았더 조승철 연출은 무대에서 죽음과 삶,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무대 위에서 희화적인 언어의 분명한 명암을 적절히 묘사하고 있다. <한놈 두놈 삑구타고>에 이어서 극단 황토는 9월중 김영수 작 이호중 연출의 <옵바의 총춘>은 제 12회 전북 연극제에 출품된 작품으로 제 14회 전국 연극제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수정 보완되어 원작의 완성도를 높였다. 여름이면 소리의 울림을 찾아 계곡으로 산 공부를 떠나는 것이 국악계의 빼놓을 수 없는 풍속이다. 지난 여름 동안 지역 국악계는 내노라하는 ‘선생님’들이 문하생들과 함께 산고 계곡에서 더위를 잊은 채 공부에 여념이 없다. 이일주 명창(전북도립국악원 교수부)은 더위가 한창이던 7월 25일부터 8월 9일가지 전주 근교의 산사에서 간훈련을 했다. 30여명의 제자들과 함께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밤 10시 저녁공부가 끝나기까지 강도 높은 지휘를 한 이일주 명창은 중인리 금곡에 머물면서 보낸 보름을 ‘값진 산공부’라는 말로 소개했다. 일주 명창의 스승이며 동편제의 동초(김연수)마디를 잇고 있는 오정숙 명창은 대둔산 동초가가에서 여름을 났다. 여름방학 동안 대둔산 까지 찾아온 5~6명의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더위를 떨쳐낸 것이다. 이밖에 은희진 명창(국립창극단)은 지리산 청학동에서, 적벽가로 이름 있는 김일구 명창은 부인 김영자 명창과 함께 부안에서 조소녀 명창은 자신이 개원한 판소리 연구원이 있는 고창에서 여름공부를 했고, 윤소이 명창, 민소완 명창, 거문고 김무길 명인, 아쟁 박종선 명인 (국립 국악원)등이 지리산 자락 등지에서 소리와 줄을 고르며 여름공부에 몰입했다. 민속악 외에 도내 정악연주단체들도 도심을 벗어나 근교의 산과 계곡에서 각각 자가 연주를 가다듬는데 몰입하며 여름을 잊었다. 우석대학교 신용문 교수가 지휘를 맡고 있는 전북 군악관현악단은 완주 송광사에서 여름조율을 했는데 9월 16일 전북학생회관에서 「협주의 밤」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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