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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9 | [문화저널]
아직도 보호할 수 있는 종이 남아 있다. 전북의 민물고기
글/ 이완옥 청평내수면 연구소 연구원 (2004-02-12 12:22:20)
최근에 공업 우선 정책과 지역편중개발정책으로 우리가 사는 전라북도는 개발이 늦어져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지역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3공화국의 온산공단, 울산, 포항 등의 공단 건설이 동해안의 소하천들을 대구, 부산, 서울 경기의 개발이 낙동강과 한강수역 등을 지금과 같이 페허로 만든 것을 우리는 보아왔다. 최근에 지역적 배려로 개발이 시작된 광양과여천공단에서는 얼마되지 않아 모든 주민이 이주할 수밖에 없는 지역으로 되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전라북도가 공업화되지 않기를 원한다. 대규모 토목 공사는 더욱 그렇다. 새만금 간척공사, 군장산업단지, 용담댐 이러한 토목공사가 계속되면 이전에 개발이 국토를 망친 실패를 이곳 전북에서도 재연할 것이고, 이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물고기가 사는 곳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민물고기는 189종이며, 이중에는 49종이 우리 나라에만 사는 고유종인데, 전북의 민물고기는 최소한 130여 종이 서식하고 있고 고유종도 35종이나 분포하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담수어가 전북에 서식하는 가? 이것은 지리적인 원인과 뒤떨어진(?)경제에 기인한 것이다. 우선 지리적 원인을 보면, 전북의 동은 산악지대이며, 서는 평야지대로 되어 있어 서식처가 다양하며, 우리 나라의 4대강 중에 한강을 제외하고 낙동강과 섬진강의 중상류와 금강의 상류와 하류가 모두 이곳을 지나는데, 강의 중상류에는 많은 종의 어류가 서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보다 작은 만경강과 동진강이 또한 우리 땅의 중앙을 지나고, 변산반도에 백천이나 고창지방에 인천강 등의 소하천이 다양한 강의 모습과 종류로 이곳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강에서 사는 담수어류가 풍부한 것이다. 둘째로는 우리 지역은 전통적으로 농업이 중심이 되었고, 정치적으로 소외되어 공업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다른 어느 지역보다 하천으 파괴와 오염이 적어서 종이 다양하다. 일부 지역에서 하천의 파괴와 오염이 적어서 종이 다양하다. 일부 지역에서 하천의 개수와수질오염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가장 안전한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기에 댐이 축조되고 강이 오염되면서 중요한 몇몇 종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금강하구둑을 막아 이곳에서 많이 살고 있던 황복과 젖뱅어, 철갑상어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전에 살던 진상품인 종어는 이제 자취를 감추어 버렸고, 만경강의 고산천과 전주천에서도 10녀 전만 하여도 흔하던 퉁사리, 감돌고기, 둑중개는 이제 찾아볼 수가 없으며, 그 많던 쉬리나 참중고기, 중고기, 줄납자루, 칼납자루도 이제는 살아 있는 지 조차 의심스럽다. 금강 상류에 살던 어름치, 돌상어, 꾸구리, 금강모치, 감돌고기는 무주리조트, 용담댐으로 서식처까지 잃어버리고 있다. 소하천인 변산반도의 백천에서도 10년 전에 조사할 때 흔하던 부안종개와 민물검정망둑, 미유기가 이제는 민물검정망둑은 전멸하고, 우점종이던 부안종개는 희소종으로 전락해 버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늦지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지역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아직도 보호할 수 있는 종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고 감사한다. 이버너 환경부 지정 특정 야생동식물 24종 중에 철갑상어, 임실납자루, 어름ㄹ치, 감돌고기, 꾸구리, 돌상어, 금강모치(금강), 새코미꾸리, 부안종개, 꼬치동자게, 퉁사리 등 11종이 우리 전북에 살고 있고 임실납자루와 부안종개 등도 다른 어느 지역에도 볼 수 없는 종인 것이다. 이러한 민물고기는 우리가 우선은 불편하더라도 감수하고 그대로 유지한다면 자연선진지역으로 미래에는 가장 앞서는 지역이도리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나라 중에 최근까지 가장 낙후되었다는 강원도가 최근에는 주목받는 지역이며,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간은 절대 자연을 지배할 수가 없다고 믿는다. “유행처럼 너도 나도 자연보호와 환경보전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아껴야 하는지 누가 지켜야 하는지는 모르는 듯하다. 그나마 아직 우리 곁에 이처럼 지킬만한 자연이 남아있어 다행스럽고 감사하다”는 어느 원로생물학자의 말이 너무도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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