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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9 | [문화저널]
「전북서예 어제와 오늘」전세계 속의 전북을 위한 다지기
문화저널(2004-02-12 12:18:51)
예향 전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이러한 전시회가 있을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었다. 작게는 지방자치 시대에 예향 전주를 보다 더 구체적으로 받쳐 주는 차원에서 서예라는 특징적 예술을 가질 수도 있고 크게는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따른 문화의 획일화에서 벗어나 독특한 문화로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예향 전북이 아무런 특징도 없는 말만의 예향이 된지도 오래이며 그 어떤 예술 분야도 서울에 집중되는 현실에서 이를 벗어나기 위한 작으나마 뜻이 깊은 기초 작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예가 안고 있는 무서운 혹이 필기도구로서의 서예를 구별하지 못하는 일부 서예가와 다수의 대중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러한 혹을 떼어 내지는 못했음을 볼 수 있다. 전북 출신으로 국전 초대 작가급 이상이라는 작가 선정의 기본틀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또다른 가능성에 대한 시도를 약화시키는 요소가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가 세계속의 전북을 향한 정리와 다지기 즉 준비의 의미에 비중을 둔다면 앞으로의 전시는 보다 진보적이기도 할 것이며 서예를 통한 차별화 또는 서예를 통한 세계화를 추구하고 있는 주최측의 당찬 계획을 보면 이러한 문제점은 일시적 장애일 것이라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관객들이 서예에 있어서 어제와 오늘의 의미를 형식에 있어서나 내용에 있어서 구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작가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단순한 문자를 통한 예술인 까닭에 극복할 수 없는 서예의 한계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 시대의 삶에 어울리는 생활 속의 서예도 필요하고 삶에 응용된 서예에 대한 연구와 노력이 계속된다면 모든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속의 서예로 우뚝 설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어제와 오늘전은 분명 내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보는 글씨 읽는 그림」전 현대 서예의 대중화, 그 실험의 세계 서예의 현대화와 예술적 창의력을 새로운 실험의식으로 발휘해온 서예가들의 모임인 한국현대조형서예가협회(이사장 이용)가 「보는 글씨 읽는 그림전」을 8월 3일부터 24일까지 열었다. 현대 서예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력을 모아낸 이번 전시회는 7월 11일부터 시작된 서울전과 대구전에 이어진 세 번째 자리. 전통 서예의 바탕과 정신을 중시하면서도 일정한 ‘틀’로부터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모색해온 작가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서예의 조형성과 독자적인 미학을 현대예술의 영역에서 어떻게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모색하고 그 방향을 제시했다. 참여작가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56명, 대부분의 회원들이 한국 서단에서 돋보이는 역량으로 탄탄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는 작가들이다. 전통 서예의 바탕을 튼실하게 다져내면서도 서예의 현대적 창출 작업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온 이들은 문자예술의 조형성 확보와 미학을 다양하고 신선한 감각으로 표출해낸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91년 창립한 이후「墨에 의한 탈 장르전」을 비롯한 주제전과 대한민국 현대서예대전 등을 개최하면서 현대서예의 인식을 확산시키고 발전시키는 작업을 주도해온 한국현대조형서예협회의 올해 작품들은 한국 현대 서예의 가능성을 넓히는 결실들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한 형태 변화와 변용으로부터 한 걸은 더 나아간 조형세계와 미의식들이 돋보이는 이번 작품들은「보는 글씨 읽는 그림」이란 주제를 분명하게 이해시키는 다양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에의 표현들로 관객들을 현대서예의 세계로 안내했다. 글씨와 그림의 한계를 창의력으로 극복한 언어들이 주는 새로운 감동이 이색적인 이번 작품들은 특히 중견,청년서예가들의 미의식을 통해 한국서예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민(山民) 이용(李鏞)이사장은 “미의 가치기준이 시대에 따라 변천하듯 서예의 가치 변화는 곧 시대적 요청이다”며 “자유로운 창의성으로 천진성을 담아내고자한 회원들의 이번 작품들은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문자의 조형성이나 묵법에 눈을 뜨게 됨으로써 원시로의 본질적 회귀라는 대명제앞에 다시 서는 정신의 표출이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는 강철희·곽정우·김문식·김병규·김보성·김선기·김성길·김연희·김인청·김지섭·김찬호·리홍재·석순기·석용진·손인식·손호근·송동옥·송현수·송홍범·신수자·안종중·양택동·여태명·위성민·유경식·유수종·윤점용·윤환수·윤효석·이경숙·이계자·이병남·이영래·이원동·이용·은혁·이종균·이창수·이철우·전경택·전종구·전찬덕·정양호·정판기·정현식·조명웅·조사형·조용희·진영근·최문규·현병창·황석봉·황성순 씨등이 참여했다. 국립전주박물관 용담댐 수몰지구내 고인돌 유적 발굴 청동기 시대 고인돌 문화의 복원 국립전주박물관 학술조사단(안승모 책임조사원)은 지난 2월 26일부터 3개월동안 발굴 조사한 적 있는 진안군 안천면 일대의 발굴조사를 8월5일부터 3개월간 다시 시작했다. 진안군과 전북대학교 박물관의 의뢰를 받아 재개하는 이번 발굴조사 지역은 용담댐 완공으로 수몰되는 곳으로 해안·평야지대와는 다른 내륙지방 고인돌문화의 독특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안천면 일대의 고인돌은 전북에서 정식발굴된 첫 유적이라는데 또하나의 큰 의의가 있다. 2월 26일부터 5월 25일까지 3개월동안 발굴 조사된 안천면 삼락리 안일대에서는 22기의 고인돌과 함께 붉은간토기, 민무늬토기, 돌검, 돌살촉, 반달돌칼, 숫돌, 대롱옥 등의 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다. 전북지방은 고창군 내의 8천기가 넘는 고인돌을 비롯해 남원·임실 등 동부산간 지역에서도 고인돌이 발견되는 등 고인돌의 보고(寶庫)로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지만 그동안 정식 발굴된 고인돌이 거의 없어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고인돌 문화를 복원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이번 발굴의 재개가 부족한 전북지역 청동기시대 문화의 체계적 연구와 함께 수몰지구 내의 고인돌 등 주요 유적의 구체적 이전 복원으로 도내 문화·교육적 전체성 찾기에 도움을 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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