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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7 | [문화저널]
자연은 가장 소중한 음악
글/문윤걸 전북대 강사·사회학 (2004-02-12 11:50:02)
바야흐로 여행의계절이 시작되었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황금휴가철이라고 하는 7월 중순에서 8월초까지는 이미 비행기 표나 숙박시설에 대한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어느 책에선가 외국인들은 마치 여름의 휴가철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 같다는 얘기를 본 적이 있는데 우리도 이제 그런 삶을 살게 되었나 보다. 하기야 별 재미없는 차라리 그냥 재미없기나 하면 그래도 낫다. 열받는 일이 더 많이 생기는 일상 생활이 계속된다면 이 무의미함 때문에 세상살기 싫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파격적인 일상의 꿈이 여행으로 실현되기를 사람들은 기대한다. 그래서인지 여름철에는 음반가게들이 죽을 맛이라고 한다. 일년중 판매 실적이 가장 저조한 때가 바로 여름휴가철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위안을 자연에 의지하기 때문인가? 음악은 소리이다. 그렇게 보면 자연은 더 없는 음아의 보고이다. 지금 따분하게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눈을 감고 상상해 보자. 발 아래로는 맑은 시냇물이 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고, 등뒤에서는 푸르름을 견디지 못하는 소나무 숲사이로 산들바람이 사르락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그리고 언덕 같은 산 저편에서는 이름모를 산새들이 지저귀고, 그에 화답하듯 아랫동네 점잖지 못한 강아지의 멍멍 소리.... 음악은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잇으며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정서에 대한 강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음악으로 마음의 질병을 치료하는 음악치료요법이 각광을 받고 잇는 것 아닌가. 이들에 의하면 자연의 소리야말로 최고의 명약이라 한다. 자연에는 정신과 육체를 다같이 조화롭고 편아하게 하는 알파파가 듬북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알파파는 우리가 좌선을 하거나 명상에 잠겨 있을 때 나오는 뇌파와 같은 것으로 음에 의해 ‘1/f리듬’(리듬은 1초당 18-22주기를 가지는 베타리듬과, 8-13주기를 갖는 알파리듬, 4-7주기를 갖는 데타리듬, 1-3주기를 갖는 델타리듬으로 나뉜다. 1/f리듬이란 알파리듬과 같은 뜻으로 스인다.)의 자극을 받을 때 생성되는 것이다. 사람의 몸 안에 있는 1/f라는 미세한 리듬은 새소리나 시냇물소리등 자연의 소리를 들을 대 살아나는 것이다. 알파파를 만들어내는 1/f리듬의 자극을 받은 몸은 심리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신진대사를 정상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자연이 만들어 내는 음악은 인위적인 음악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옛날 우리 선조들이 명경지수와 같은 마음을 갖기 위해서 산천을 유람하고 자연을 벗삼아 생활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7월이면 여행을 더난다. 그런데 가끔 산에오르거나 자연답사를 다니다보면 미니카세트의 헤드폰을 귀에 꽂고 다니는 사람들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다 나름대로의 이유야 있겠지만 망가질 대로 망가진 도회지에서의 일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연으로 나왓으니 더욱 더 자연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자연은 항상 같은 모습으로 같은 말만 되풀이하지 않는다고 한다. 똑같은 산을 수십 번씩 올라도 늘 다른 모습이며 늘 다른 말로 우리를 감동시킨다고 한다. 이와지사 큰맘먹고 떠나는 여행길에서 자연의 소리를 맘껏 듣고, 또 자연이 만들어 내는 음악 속에서 행복하고 가슴 벅찬 시간을 보내시라는 마음에서 이번에는 음반대신 말씀만 전한다. 자연이 만들어 내는 위대한 음악을 넘어서는 음반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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