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7 | [문화저널]
예방접종, 고정관념을 깨트려라
글/정영원 완산보건소 소장
(2004-02-12 11:37:40)
의학이 발달하면서 많은 예방접종약이 개발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해방시켜주었다. 그런데 갈수록 그 예방접종약은 거의 모든 질병을 해결하려는 듯 매우 많은 종류가 개발되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예방접종약이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모든 질병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그러나 질병을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이 개발되었다 하면 그 값에 상관없이 모두들 사용하고 싶어한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은 거의 맹신적이리 만큼 아이들에게 예방 접종을 해 주고 싶어한다. 이러한 심리를 자본주의의 욕심은 그냥 그대로 두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증거는 국가에서 권장하지 않는 많은 예방접종들이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만 그치지 않고 정기 예방접종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예방접종 간격이 필요 이상으로 짧은 경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을 하게 되어 오히려 그 질병의 감염으로 인한 질병보다 예방접종의 부작용으로 인한 질병이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보건 사업을 하는 전문가들이나 보건 행정을 담당하고 잇는 사람들이 모를리 없지만 이러한 예방접종의 남용이 쉽게 시정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의 힘이 너무 막강하여 보건 행정이나 학문이 그 힘에 끌려가고 있음을 확연하게 보여주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오직 주민이 직접 이러한 사업이나 행정에 적극 참여하여 학문과 행정이 해내지 못하는 것을 주민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방자치의 참다운 모습일 것이며 진정한 주민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다행히 지방자치가 시작되었고 보건 행정에도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보장을 주민들은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예전처럼 단지 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참여를 거부하거나 불신하는 것은 곧 주민 스스로의 권익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보건에 관한 문제는 행정이나 학문에 의해서만 결정되기엔 너무 주민의 권익이 침해받기 쉽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보건에 관한 시민 모임이 늘고 있으며 갈수록 깊이 보건행정에 간섭하게 된 점이다. 여기에 조금 더 바람이 있다면 지금까지의 잘못된 예방접종 관념을 깨고 앞으로 다가올 어쩌면 이미 와 있는 건강 문제에 주민 스스로 참여하여 필요 이상으로 예방접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더 나아가 지역의 건강 문제는 지역 주민 스스로가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