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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6 | [문화저널]
인터넷 필요합니까?
글/최재호 자유기고가 (2004-02-12 11:33:54)
요 근래 각 일간신문에는 초등학교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주는 운동이 한창이다. 그런데 그 운동의 양상이 흡사 <한자 알기>운동의 연장을 보는 듯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인터넷이 무엇이길래 아직 우리 한글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어린학생들까지 배워야만 하는 것일까? 세계화로 가는 길목일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뒤떨어져는 안된다는 시대적 요청일까? 인터넷은 전세계를 연결해 놓은 통신망이다. 마치 전화처럼 인터넷이 필요한 이들에겐 인터넷이 산재해 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가공할 줄 아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점을 가르치는 것은 엄청난 정보의 망망대해를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오류를 범하게 만든다. 아직 통신상의 기본 예절조차 갖추지 못한 수많은 어린 네티즌들이 전세계 네티즌들을 대할 태도가 인터넷 붐 조기의 ‘어글리 코리언’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 최근의 인터넷은 상업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이 묘사되곤 한다. 어린 네티즌들이 필요한 정보를 찾기도 전에 상업적인 광고의 홍수 속에 노출되는 것은 정보선별력과 가공력이 없는 그들에겐 치명적인 피해가 될 수 있다. 국내의 인터넷은 잦은 호폭주로 인한 접속불가와 느린 속도로 우리를 짜증나게 한다. 그리고 그 뿐인가. 인터넷 서비스 업체마다. 나름대로의 기준을 들어 위험한(?) 사이트를 막아버려 ‘말뿐인’ 정보의 바다와 높은 이용요금으로 인해 수많은 이용자들은 정보의 바다가 아닌 검열의 바다에서 참을성을 시험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찾고자 하는 정보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국내 PC사용자들의 태반이 PC를 단순한 워드프로세서 이상의 의미로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보의 바다라는 엄청난 파고를 이겨낼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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