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6 | [시]
遲耘 金錣洙 선생
이용범
(2004-02-12 11:28:58)
봄비 내리는 토요일
지운 김철수 선생을 찾았습니다.
너무 늦게 찾았습니다.
당신 봉분 앞에서
세상은 작았습니다.
작은 비석 앞에서
초라했습니다.
당신 사상
꿈꾸던 세상
당신이 강릉서 가져왔다던 오죽(오죽)이
지운당 앞에 늘 외롭고 높고 당당히 자라있습니다.
당신 기일
모스크바에서 달려온 증손주처럼 훤칠했습니다.
당신의 모종을
정성으로 기르는 사람들이 먼저 술잔을
비웠습니다.
싸르르 온몸을 후렸습니다.
마당 한가운데
키 큰 산목련이 봄을 재촉합니다.
당이 젖어들면서
우리는 나섰습니다. 질척이는 황토
밟으며
온몸 젖으며
이용범 / 부안백산고등학교 교사, 1961년 줄포 산, 1986년 원광대학교 국문과 졸업.『소설문학』시부문 당선 시집『너를 생각는다』(1995)등. 올바른 교육활동을 생각하며 통일의 내용을 담은 좋은 시를 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