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5 | [문화저널]
어름치의 일기예보
글/이완옥 청평내수면 연구소 연구원
(2004-02-12 11:01:51)
울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모든 것을 인간의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동물은 인간과 같이 생각하거나 학습도 불가능하여 본능적으로 사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종과 공존하거나 보호에 인색하고, 다른 종이나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게 하고,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 중에도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들이 많다. 특히 이중에 어름치의 능력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름치는 크기가 20cm내외의 것이 흔하며, 최대 40cm까지 자라는데, 같은 속에 속하는 누치나 참마자와 비슷하게 원통형이고, 뒤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입수염은 1쌍이고, 옆줄도 1쌍이 뚜렷하다. 등쪽은 암갈색이고 배쪽은 은백색이며, 몸의 양 옆에는 눈 크기의 흑색 반점이 불규칙하지만 횡으로 7~8줄 정도 있다. 꼬리와 등지느러미에는 2~3줄의 뚜렷한 줄무늬가 있는 아름다운 물고기이다. 우리 나라의 한강과 금강의 중상류 중이 물이 깨끗하고 바닥에 자갈이있는 곳에서만 사는 우리 나라의 특산 종이다. 물 속에 사는 곤충의 유충을 주식으로 하며, 산란기인 4~5월에는 보통 13~17cm의 긴지름과 9~13cm의 짧은 지름, 그리고 3~8cm 깊이의 구덩이를 밤에 파는데, 웅덩이를 판 다음날에 알을 낳는다. 알을 낳고 나면 작은 자갈물어다 알을 덮어 이 자갈탑을 형성하는데 ,이것을 산란탑이라 하며, 크기는 길이가 40~58cm이고, 폭은 22~35cm이며, 높이는 5~16cm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12m나 떨어진 곳에서도 자갈을 입으로 물어 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란 때의 수온은 17도 안팎이며, 4일만에 부화되고 두 달이 지나면 3cm정도로 크고, 모양이 성체와 비슷해진다. 4개월이 되면 5cm까지 자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름치의 산란탑의 위치이다. 강원도의 인제 지방에서는 이 산란탑이 그 해의 가뭄과 홍수를 예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란탑이 가의 중앙에 있는 해에는 가뭄이 들고, 강의 가장자리에 있으면 그 해는 물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나는 이들의 본능 일수도 있고, 환경에 적절히 적응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름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무모하지는않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만이 환경변화에 대처하여 행동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름치는 자신의 종족 보존을 위하여 적절한 상황으로 대처하는것이다. 나중에 조사한 바로는 산란탑이있는 곳의 물의 깊이는 46~72cm로 1m를 넘지 않는데 이와 같은 수심이 바로 이들의 알을 부화할 수 있는 적당한 수심이며, 이들은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하여 산란기의 정확한 물의 양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물고기도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하여 현명하게 판단하는데, 인간은 자신의 종족보존을 위하여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지 아닌지 또는 그것을 알기에는 인간의 지능이 부족한 것인지 나는 궁금하다.
그런데 이런 어름치도 이제우리에게서 점점 떠나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 지방을 흐르는 금강에서도 이전에는 볼 수있었으나, 멸종되었다고 생각되며, 겨우 한강의 일부 수역에서 종족을 보존하기 위하여 지금도 필사적으로 노력하고있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지금까지 인간들이 한 것은 1972년 5월 금강의 어름치를 천연기념물 제 238호로 지정한 것과 1978년 8월에 어름치 자체를 천연기념물 제 259호로 지정한 것, 그리고 1996년 2월 환경부에서 금강과 한가의 어름치를 특정 야생 동식물로 지정한 것밖에 없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생물들은 신이 창조했던지, 단세포에서 시작되어 진화되었던지간에 중요하나 것은 우리 인간과 같이 공존해야 할 지구의 식구라는 것이다. 특산 종인 어름치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1907년 러시아의 베르크에 의해서인데, 알려진 지 100년도 안 되어 금강의 어름치는 찾아보기 힘들고 한강의 어름치도 힘들게 종족보존을 한다면, 우리는 과연 지구에서 누구와 같이 살 수 있으며, 정말 인간도 계속 살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