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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4 | [특집]
특집 4■11 총선과 전북 DJ의 바람과 돌풍의 변수
글 /신용철 전북일보 정치부 기자 (2004-02-12 10:48:22)
총선을 바라보는 전북 여야 전북 지역 15대 총선 결과 신한국당이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이는 곧 ‘이변’, ‘신화창조’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을 것이다. 이는 전북 지역 선거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예시해 주는 대목이다. 지난 13대 총선 이후 전북에서는 각종 선거 때마다 ‘황색돌풍’이 몰아쳐 선거라는 한마당 잔치가 대개 싱겁게 막을 내린 것이 사살이다. 지난해 6■27 지방 선거에서 전주시장 결과 민자당이 고심작으로 내놓은 조명금 후보가 맥없이 나가 떨어졌다. 이것을 보고 민자당의 이강년 민자위원장(전주덕진)은 선거 결과 발표 다음날인 29일 부랴부랴 짐을 챙겨 전주로 떴다. 그가 위원잘을 맡은 지 불과 6개월만의 일이다. 당시 민주당 전북위원장들이 공식적으로 자당의 이찬승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등 민주당에서는 상처투성이로 이 후보가나섰다. 당연히 민자당에서는 한 번 해 볼만하다며 의욕을 가지고 덤벼들었던 것. 그러나 선거 결과가 생각밖으로 나오자 실망감을 안고 이(李)위원장은 위원장 사퇴를 선언하고 떠버린 것이다. 총선으 전초전에서 이렇게 여지없이 깨지는 것을 보고 총선은 하나마나 하는 게임임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그는 후에 밝혔다. 이후 민자당에서는 이연택(전주완산), 김종건(익산)위원장 등이 위원장을 잇따라 사퇴했다. 집권 여당에서 일찍이 없었던 희귀한 광경이 벌어진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입지자들이나 이들의 선거를 기획하는 인사들에게 이독서 중의 하나는 조순 후보가 당초 27%에 불과한 지지도를 극복하고 어떻게 역전시켯는가를 생생한 자료를 통해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만 신한국당에서 이현도 위원장 (전주 덕진)보좌역으로 일하고 있는 이기언씨는 도내에서는 이책을 구할 수가 없다고 밝힌 적이 있다. 전북 지역 선거 전략이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보다는 오히려 조(趙) 후보와 같은 차별화된 선거 전략이 전북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었다. 서울처럼 선거 운동 기법을 과학화하고 홍보를 효과적으로 했을 때도 지지도에 큰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회의 전북지역 현직위원을 밀어내고 새로 좆기책을 맡은 위원장의 선거 실무 책임자와 기존 지구당의 책임자가 크게 언쟁을 한다고 한다. 이 지역에 파견돼 선거를 치르고 있는 이 책임자는 선거 운동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이며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는 기존 책임자는 그렇게 하면 교체된 의원보다 득표율에서 뒤질 것이라며 다투었다는 것이다. 여야간에 이러한 저변에는 이번에도 예외없이 ‘DJ바람’이 불 것이며 이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믿고 있어 자만과 패배 의식이 공존하고 있다. DJ바람의 허와 실 결국 이번 선거의 가장 현실적인 물음은 과연 DJ바람이 전북에서 ‘어느 정도’불 것이냐 하는 점이다. DJ바람의 실체를 부정하는 것은 ‘눈감고 아웅’하는 격이다. 그러나 이를 접근하고 바라보는 시각에는 여야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의 양창식 선대위원장은 “DJ바람이 일 것은 인정하지만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고 밝혔다. 신한국당에서 내세우는 이유는 DJ의 정치행태와 총선을 앞두고 전북과 관련한 실책을 집중 거론한다. 양(梁) 전북 선대위원장은 “DJ가 정치 재개를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전북인들 사이에서도 알만한 인사들은 이제 DJ가 대권에 욕심을 두기보다는 호남정도를 적당히 주무르면서 정치 생애를마감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는 것이다. 대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믿기에전북인들이 그에 대한 기대치도 적어졌고 구심력도 떨어졌다는 것. 양(梁) 선대위원장은 특히 국민회의가 총선을 앞두고 2대 실책을 범했다고 밝혔다. 먼저 공천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양(梁) 도 선대위원장은 예컨대 전주에 오탄 의원을 탈락시키면서 군산에 모의원을 공천해 준 것은 백번 양보해도 도민들이 이해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실책은 전국구 공천 과정에서 전북의원을 냉대했다는 점이다. 당선권이라 할 수 있는 14번 내에는 전북인들은 한명도 없으면서 같은 호남이지만 전남은 무려 5명이나 포진시킨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도민들을 설득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여전히 DJ바람을 기대하며 막판에 DJ가 전북을 방문하면 분위기가 일순간에 돌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현정권의 실정을 문제삼는다. 김영삼 정권이 들어선 후 인사정책 등에서 전북이 소외감을 더욱 갖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김 정권이 감정에 치우쳐 정책을 폈기에 전북인들에게는 개혁정책이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한다. 게다가 김 대통령과 김 총재가 영원한 맞수이기에 김 대통령이 있는 한 김 총재에 대한 지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무소속의 약진 여부 지난 14대 총선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숨막히는 드라마를 펼친 지역이 남원이었다. 이는 무소속의 이병배 후보가 야당표를 분산시켯기에 이같은 연출이 가능했던 것이다. 사실, 여야를 막론하고 전북에서 구민회의와 신한국당이 1대 1 전선을 형성하면 국민회의가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에 토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만 무소속이 표를 분산시키는 등 3■4파전이 되었을 때는 선거가 의외로 흐를 수있다고 본다. 전북에서 일단 이러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지역으로 먼저 손꼽히는 곳이 김제,정읍, 군산 갑등이다. 김제는 유권자가 9만 2천여 명으로 대략 80%정도의 투표율을 감안하면 7만 3천여명이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는 지난 80년 이후 줄곧 여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서더라도 2만 5천표 내외를 득표율을 보여 왔다. 다시 말해 여당 고정표가 이정도 되지만 야당표는 분산이 불가피해 초미의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신한국당에서도 가장 주목하는 곳이다. 유권자 중 여권 성향 2만 5천여 표를 제외한 나머지 표를 가지고 국민회의 장성원 위원장, 3선으로 이번 국민 회의 공천에서 탈락한 사무총장 출신 최락도 의원, 이곳에서 3번 도전해 최소 1만표 이상을 매번 획득한 이창열 전 도의회 의장이 나누어 먹어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이를 모를리 없는 김대중 총재가 지난 16일 최락도 의원의 중도 하차를 위해 그를 서울 여의도 맨하탄 호텔로 불러 1시간 20분 동안 설득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때론 당부투로 달래기도 하고 때론 협박조로 불출마를 종용했으나 별무소득이었다. 김 총재는 최 의원에게 이번 전북지역 선거를 책임지고 치를 것과 총선후 당부총재 등 파격적 제의를 했으나 거절당했다. 민주당 김원기 대표도 그를 두 번이나 만나 민주당에 동참할 것을 권했다. 당초 김대표와 최 의원은 그렇게 사이가 좋은 처지가 아니다. 지난해 도지사 후보 선거 때 김 대표가 최 의원을 지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최 의원이 좋은 감정을 가질리 만무하다. 또 최 의원이 횡령혐의로 구속된 것을 두고 두 의원간에 오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 의원 구속에 김 대표가 작용했다는, 다소 터무니없는 얘기가 돌아다녔던 것이다. 최 의원과 김 대표는 서울과 김제에서 만나 흉금 없이 터놓고 얘기를 주고 받았다. 어쩌면 공동의 적인 김 총재를 앞에 두고 둘은 비슷한 처지이기에 마음이 통했을 지도 모른다. 최의원은 그러나 여전히 무속으로 출마 결심을 굳히고 국민회의를 탈당한 상태다 김원기의 도전 김원기 대표(정읍)는 지난 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리스트가 이번 정읍 선거에 대한 전망을 묻자 다소 의외의 답변을 들고 나와 민주당 참관자들을 당황케 했다. 김대표는 “주위에서는 대표이기에 선거에 대해 물으면 자신있다고 답변하라고 권했지만 사실 이번 선거에 자신없다”고 솔직히 밝혔다. 선거에 임하면서 “자신 없다”는 표현을 쓰는 출마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입지자들은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해 볼 만한 싸움이라고 우긴다. 그렇게 해야 씀씀이에 여유도 생기고 분위기도 자신의 페이스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의 책임자가 “자신없다”고 공개석상에서 밝혀 상당한 논란이 일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김 대표는 토론 후 오히려 “그보다 더 강한 표현을 하려고 하다가 톤을 낮춘 것”이라 고 말했다. 그로서는 솔직한 고백이자 계산된 발언이었던 것이다. 김대표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이번 선거에 임했다고 종종밝힌다. 그가 전북에서 민주당을 하는 것은 “독립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선거에서 김언기 대표는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일단 도내에서 민주당의 약진을 위해 여러 커드를 마련됐으나 이것이 결실을 맺지 못해 초반 선거전에 임하면서 터덕거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도지부 인선 등 상층부는 그런대로 구색을 맞추었으나 지구당 위원장 인선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게 가장 아픈 지적이다. 김 대표는 전주 출신 정치 원로인 유청 전의원을 영입해 모양새를 갖추었으며 도 선거 대책 고문으로 손주항 전 의원, 선거 대책위원장으로 이형배 전의원, 선거 대책 본부장으로 임광정 전 국민당위원장을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지구당 위원장은 몇 군데를 제외하곤 참신성이나 혹은 지지도가 높은 인사들이 아니다는 예기다. 당초 김 대표는 전주에 김수곤 전 전북대 총장, 군산 갑에 강근호 전의원, 군산을 김철규 전 도의회의장, 부안 김종국 부안 터미널 대표 등을 포진시켜 정읍 김원기와 함께 전북 서해안을 중심으로 ‘OK(김원기 별칭)벨트’를 형성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럴 경우 민주당 대표가 전북 인사기에 “민주당은 전북당이다.”며 전북에서 활기를 찾아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지지 기반이나 지명도에서 상대당과 견줄 수 있는 이들이 한사코 현지 분위기를 들어 김 대표 입장에는 동의하지만 “정치는 현실이다”며 동참을 거부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재 그러기에 타지역에서 김 대표 지역으로 바람을 몰아 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밝혔다. 때문에 전북에서 김 대표 홀로 DJ바람을 이겨내야 하는, 초반 선거 전략에 차질을 빚어 생각 이상의 버거운 싸움을 해야 할 판이다. 지난 21일 중앙의 모 일간지에 정읍선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10%가까이 타당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를 놓고 장담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총재가 다녀간 뒤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선거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망국적인 지역 할거 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실리’보다 ‘명분과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인이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말투에는평소 그 답지 않게 비장함까지 내 비친다. 신용철/ 전북대 사회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마치고 89년 전라일보 창간멤버로 기자생활을 시작해 지금은 전북일보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전라일보 시절부터 국회를 출입하면서 현실 정치에 대한 뛰어난 감각과 취재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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