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4 | [건강보감]
건강교실
청소년의 그늘고 의학적 치료
글/ 정영원 완산보건소 소장
(2004-02-12 10:20:59)
몇 년 전 자주 남의 것을 훔치는 아이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하던 분이 소아 정신과 의사의 도움으로 그 훔치는 버릇을 완전히 해결하고, 오히려 성적이 좋은 학생이 되어 가는 것을 보고 매우 감탄해 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 후로는 주위에 그런 분이있으면 항상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받도록 권하였지만 대부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정신 이상이 아닌데 왜 정신과를 가느냐하는것이다. 그리고 행여 남이 그렇게 볼까 더 겁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행동은 반드시 우리의 정신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행동에 잘못이있을 때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점을, 만물의 영장이라는점을 너무 과신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작은 잘못된 버릇조차도 쉽게 고치지 못함을 잘 알고 있는데도,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에 뜻대로 빨리 고쳐지지 않는다고 심한 화를 내는 걸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그러나 사람은 교육될 수 있는 만물의 영장이기 이전에 자연의 속성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비록 교육이 가능한 것이 사람이지만 단지 교육될 수 있는 것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린아이들의 잦은 도둑질이나 또는 반항과 가출 등은 단지 교육에 의해서만 고쳐질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의 학교 교육만으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요즘에는 이러한 잘못된 행동을 하나의 질병으로 보고, 단지 교육에만 의존하기 보다 의학을 통한 치료라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으며, 그 효과도 상당히 입증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모르고 있으며, 교육자들조차 이러한 것들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사회의 모든 여건이 이러한 방법들이 이용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증가 추세에 있다는 청소년들의 비행을 말하면서, 청소년들의 바른 행동을 위한 많은 갖가지 방법 중에 이러한 치료 방법이 빠지는 걸 보면 매우 안타깝다.
무지의 사회에서 벗어나 교육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이제 과학화된 사회를 만들어 가고있다고 보며, 이 과학화된 사회에는 교육자와 의사가 함께 꾸려 가는 청소년을 위한 학교도 성립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