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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3 | [문화저널]
여성과 문화 창조적 공간으로의 정찰, 운영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전북여성회관
글/조덕희 전주일보 문화부 (2004-02-10 16:08:07)
여성들은 이제더이상 집에만 있기를 거부한다. “낮에 집에서 전화를 받는 여자는 할일 없는 여자다”란 말은 요즘 이러한 여성들의 생활상을 가장 잘 반영해 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표현이 긍정적인 면으로만 해석될 수 없다는 것도 물론 밝혀두고 싶다. 집에 있는 여성은 그 자체만으로 무능력한 여서응로 비하돼 주부들의 가사노동에대한 가치뿐 아니라 직장여성과의 정서적 격차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 표현은 일차적인 해석상으로 여성들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남편과 자식들을 챙겨 직장과 학교로 보내고 허겁지겁 달려나가는 여성들의 늘어나는 외출(?) 볼링장으로, 수영장으로, 꽃꽂이 학원으로, 에어로빅관으로, 운전학원으로 등등... 무엇인가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질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여성들의 외출, 이제는 이들의 외출이 단순히 한 여성의 기호적인 차원에서 받아 들여지기 보다는 거대한 사회변형의 맥락 속에서 해석되고 이들을 무노하공간이나 사회교육기관들이 어떤 얼굴로 수용하는가가 큰 관심으로 모아져야 할 때다. 이러한 측면에서 여성들의 지적, 문화적 욕구를 수용, 이들의 삶에 윤택함으로 드리우는 사회단체나 사회교육기관의 역할은 실로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고 봐야 할것이다. 특히 실익보다는 여성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와 능력개발, 직업 개발 등 서비스 차원에서 운영되는 공공기관 사업소나 종교■여성단체들의 프로그램과 사업들은 지역의 대표성을 띤 대중적 문화교육의 장이라는 점에서 뭔가 한발짝 앞선 내용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 지역 여성들의 문화교육의 장으로 많은 여성들의 발길을 끌어 모았던 도 관할 사업소인 전라북도 여성회관(관장 라정자)의 역할은 일반 대중 여성들의 삶의질의 방향을 크게 좌우한다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 생각의 의지가 있는 대목이다. 여성회관이 여성문화공간의 한 모델로서 주위에 파급되는 영향력은 막대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여성들의 삶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창조적 공간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도 여성회관이 여성관련 사업소로 출발한 지 올해로 26년. 여성들을 위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극히 미약한 상태에서 지금까지 지역여성들을 위한 여성회관의 공헌도는 매우 컸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대가 변했고 무엇보다 여성들의 삶의 추구성향이 높아졌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도 여성회관은 제자리 걸음인채로 변하는 시대를, 변하는 여성들의욕구를 해소하지 못하는 아쉬움의 깊이만 증대시키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점과 관련, 민선자치시대를 맞아 이에 걸맞는 사업소로 새롭게 탈바꿈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도 여성회관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여성회관의 위상을 한 차원 높여 연구기관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게 관심있는 여성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같은 점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도 여성회간의 프로그램들이 시 지역 여성회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도 여성회관으로서의 위상은 한단계 격을 올려 시대흐름이나 도내 여성들에 꼭 필요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아이디어를 제공, 단편적인 강의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도 여성회관이 일년에걸쳐 실시하는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여성강좌, 한글교실, 폐백교실 등을 비롯한 취미교실과 저소득 모자세대, 기술교육, 자원봉사교육, 기술교육, 간병인교육, 직업개발교육 등.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단편적 교육으로 그치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려는 수강생들은 발길을 돌려야 하는 한계를 드러내 놓고 있다. 이는 프로그램 개설에 있어 너무나 대중적인 프로그램에 치우쳐- 이 말은 다시 말해 프로그램이 구태의연하고 저소득층 여성에게 맞춘- 신직종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여성에겐 닫힌 문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일정 인원이 확보돼야만 교육이 이뤄지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수강생이 많이 몰린다 해서 꼭 좋은 프로그램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호응이 좋고 대중성이 있는 프로그램에만 급급하다보면 뚜렷한 목적을 두고 배우려는 수강생들은 자연적으로 기회 자체가 제한이 되고 만다. 층과 폭을 깊고 넓게 연장시켜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밖에 강의실 운영과 예식장 대여문제도 합리적인 방향에서 재검토해봐야 할 사항이라는 지적도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이다. 단칸방 하나도 마련치 못해 전전긍긍하는 도내 여성단체들의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효율적인 공간활용이 아쉬운 실정이다. 이제는 여성회관이 행정기관의 사업소에서 전도여성이 함게 이용하고 정보를 나누는 ‘여성들의 집’으로 거듭나야 할 시점인 점을 인식, 기존 운영방식의 과감한 탈피와 사고의 대전환이 앞서 이뤄져야 할 때이다. 조덕희 원광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고 대학교때는 교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91년 전주일보에 입사한 이후 문화부에서 여성계를 맡아왔다. 주로 성폭력 등 소외된 여성문제와 아동 교육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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