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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3 | [문화가 정보]
류제인 한국탈 및 조각전 인간의 양면성, 그 빼어난 미학
문화저널(2004-02-10 15:55:35)
대가가 아는 탈이름을 대라면 금방 밑천이 드러나게 마련일 것이다. 하회탈, 각시탈, 양반탈....등등. 특히 이렇다할 탈놀음이 없는 이 지역의 경우 서민들의 삶의 해학과 여유, 고난까지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탈의 미학을 접할 기회가 희박하다. 전북예술회관에서는 2월 2일부터 8일까지 열렸던, 탈제작자이자 조각가인 류제인 씨의 작품전은 그런 점에서 전통문화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통해 연희와 탈의 문화를 재조명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10년째 탈 재현 작업에 매달려온 류재인 씨는 자료 수집과 고증을 통하여 380여점의 탈을 찾아내였고, 260여 점을 재현하였다. 그중 이번 전시에는 공간의 협소함으로 인하여 1백여 점만이 선보여졌다. 인하대 공대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그의 이력은 조각가로서는 남다르다. 전공과는 무관한 조각을 택하게 된 것은 어려서부터 미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왔던 데다가 중■고등학교 시절의 미술선생이 조각 전공이었던 영향으로 자연스레 접어들게 되었다.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 표정들을 조형작품에 담고 싶었던 그는 어떻게 하면 인간의 내면 모습과 외적 모습을 동시에 한 얼굴에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탈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렇게 작품의 소재로 만난 탈들이 아깝게도 소실되고 사라져 가는 것을 방치해 두어선 안되겠다는 일념으로 탈 재현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탈 작업을 하면서 우리 나라의 탈이 독창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탈은 자세히 보면 좌우의 표정이 다릅니다. 인간의 양면성을 섬세한 미학으로 담고 있는 것이지요” 경북 안동, 청송 등 탈문화의 뿌리 가 깊은 곳을 찾아다니며 현장작업을 이어왔던 그는 곤궁한 살림에도 안동 화회 마을 입구에 부인과 함께 손수 가면 미술관을 지어 운영하다가 이곳 임실에는 2년전부터 정착하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순수한 열정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이번 전시도 임실문화원의 주최로 열리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탈과 함께 조각물들도 선보여 그의 예술세계의 단면을 보여주었는데 볼트와 너트, 흙, 철근 등 소재 선택에 있어서 개방적인 그의 조각품들에는 인간사의 다난함들이 얼굴 표정으로 녹아있기도 하다. 그의 조각물은 소재의 차가움을 이겨낼 만큼 서정적이고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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