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3 | [문화저널]
「숨쉬는 땅, 숨쉬는 문화」탐사 결과 보고회
땅도 문화도 숨쉰다
문화저널(2004-02-10 15:44:31)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얻어 잠시 살고 있는 이 땅과 물 그리고 산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역의 대표적 언론사인 전북일보와 학계의 전문가들이 한 뜻으로 1년여동안 지역의 생태계를 탐사하고 그 성과들을 발표했다.
전라북도 지녁의 생태계와 환경 문화의 실태 조사를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각계전문가들이 참여해 탐사활동을 별여 온 ‘숨쉬는 따, 숨 쉬는 문화’탐사단은, 지난 2월 3일 오후 2시에 전북일보사 7층 대회의실에서 결과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탐사에 참여했던 학계 전문가들과 지역 환경 단체, 시민단체 및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시민 등 백여 명이 참여하여 인간과 더불어 숨쉬고 있는 자연과 생태계에 대한 관심의 열기를 더했다.
슬라이드, OHP비디오, 사진표본, 전시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동원해 일반인들에게도 쉽고 깊이 있는 이해를 도운 이날 보고회에서는, 탐사에 참여했던 동물, 식물,곤충,지리,고고학,인류학,환경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라북도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을 탐사하여 얻은 각 분야의 실태 및 성과와 해당 지역의 문화 유산과 환경에 관한 전반적인 현황과 문제점들을 설명했다.
이정덕 교수(전북대 고고인류학과)는 주제 발표에서 서해 섬지역의 민속문화와 특성을, 이원구 교수(전북대 생물학과)는 어청도를 중심으로 서식하는 고래에 대해, 김태흥 교수(전북대 농생물학과)는 남 북방 곤충이 함께 분포하고 있는 전북 곤충상의 특성을, 김무열 교수(전북대 생물교육과)는 위도,비안도,어청도 등 섬지역 식물과 선운산,모악산,운장산,운봉 육모정 등 산지 식물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 식물의 특징에 관해, 장호 교수(전북대 사회교육과)는「운봉분지의 하천쟁탈」이란 주제로 운봉분지의 지형적 특징과 일생에 대해, 윤덕향 교수(전북대 고고인류학과)는 고창 부안 지역을 비롯한 전북 지역의 고인돌의 의미에 관해, 김재식 교수(전북대 조경학과)는 무녀도 해안 습지를 중심으로 한 해안 생태계의 변화와 미래에 관해 각각 발표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생물 종들도 처음 보고 되었는데 ‘해면먼지벌레’미기록종 2종(땅먼지벌레와 문화먼지벌레로 명명 예정)과 ‘미기록 붉노랑상사화(위도 상사화로 명명 예정)’ 등 곤충 2종과 식물 1종이 그것이다.
윤덕향 탐사단장의 사회로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질의와 답변을 통해서 지역 생태계 탐사 사업의 활성화와 지원방안 모색, 쇠물돼지의 천연기념물 지정 신청, 무녀도 환경의 특별 보호 조치, 자연사 박물관의 설립 운영, 초중등 교재 개발의 지역화 등이 제한되기도 했다.
도의 경제성장 정책과 지역발전의 차원에서 새만금 간척사업, 용담댐 축조,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으로 환경 생태계 파괴를 담보로 한 각종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보고회에서 김익수 교수(한국 자연보존협회 전북지부장)는 “이번 발표회를 통하여 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전라북도 자연환경보존의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설명하며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과보고회는, 인간의 문화나 민속이 생태계와 따로 뗄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부각시켰으며, 전북의 각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탐사가 시도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앞으로도 이번 탐사활동과 같은 종합적인 연구 활동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과 그 결과를 통해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보다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탐사원의 탐사결과는 지난 한 해 동안 전북일보에 ‘숨쉬는 땅, 숨쉬는 문화’라는 연중기획으로 연재되었다. 탐사단이 탐사한 지역은, 내륙의 내변산(부안댐 수몰지역), 내장산(정읍), 모악산(완주 구이), 선운산(고창), 운장산(진안), 지리산(남원 운봉), 풍혈냉천(진안 성수), 회문산(순창), 등과 등호-구사포(고창), 무녀도(군산), 비안도(군산), 선유도-장자도(군산), 어청도(군산), 웅포 금강변(익산 웅포), 위도(부안) 등의 해안 도서 지역으로 전북 지역의 산지를 포함한 육지와 바다 그리고 섬 지역에 걸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