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2 | [문화저널]
예술단체장 선거 임박
예총 난맥의 청산과 위상 찾기
문화저널(2004-02-10 15:22:42)
한국예총 전북도지회의 지회장 선거가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가 하면, 예총전주시지부, 연극협회 전주시지부, 무용협회 도지회, 사진협회 전주시지부등의 각 단체들도 총회가 임박해 있거나 이미 선거를 마쳐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고 있다.
도내 문화계 최대의 관심은 예총 지회장 선거에 쏠려 있다. 지난해 집행부가 총사퇴하는 파문을 격으면서 도중하차한 이래 직무대행체제로 유지되어온 도지회가 어떻게 정상화될 수 있을지 하는 점이 우선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경선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도내 문화예술계의 화합을 과시하는 의미에서 추대형식으로 새로운 지회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지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이일청 씨(47세 ■서양화가)가 강력한 출마의사를 공식표명하여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대론을 내세우는 문화예술인들은 예총이 지난해의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에서 연륜과 덕망을 갖춘 인사를 한마음으로 추대하여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추대하고자 하는 인사로는 현 전북문인협회 지회장 김남곤 씨(59세■시인)가 이견없이 꼽히고 있으며, 김남곤 씨 역시 확실한 의사표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추대의 형식이라면 이를 고사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주위의 생각이다.
그러나 출마의사를 공식 선언한 이일청 씨는 지금의 도내 문화예술계가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고, 지금의 자신과 같은 젊고 활동력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일할 때라고 보고 있다. 이일청 씨는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김남곤 씨를 추대하면서 자신에게 차기를 기약하라는 분위기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면서도 ‘일에는 때가 있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지금의 문화예술은 실무예술행정 시대이고, 뛰면서 일할 자신과 같은사람이 적임이라는 것이다. 그는 예총의 정책사업으로 전라예술제의 특색화 등을 내세우면서 예총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김남곤 씨의 추대를 원하는 문화예술인들은 이일청 현 지회장의 출마 의지가 강경하긴 하지만 협상의 여자가 아직은 남아 있다고 보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곤 씨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지만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할 경우 경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남곤 씨 역시 아직은 한창 일할 수 있는 패기 만만한 50대이고 그동안 전북일보 편집국장, 전북의정연구소 소장, 전북문인협회 지회장 등을 맡아온 화려한 경력과 인품으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주위의 권고를 쉽게 떨쳐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일청 씨 역시 예총 지회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예총이 비교적 활성화된 모습을 보였고, 그가 그동안 시작한 사업들을 그의 손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다. 다만 이씨의 경우 지난해 지회장 직무대행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배기봉 전도지회장과 함께 총사퇴를 결정했다가 이 결정을 번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점이나, 운영이 정상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무대행을 맡고 나섰던 점 등이 논란이 된 바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도내 문화계는 이번 예총 지회장 선거가 경선에 경우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그간 예총의 난맥을 청산하고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이루기 위해서는 합의에 의한 추대가 성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이번 선거가 경선으로 진행될 경우 결과의 향방을 전혀 점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로 보인다.
한편 예총 전주시지부는 특별한 주자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문치상 전 전북일보 논설위원을 추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일고 있고, 문치상 씨 역시 특별히 고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조만간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연극협회 전주시지부도 안상철 현 지부장이 강력한 사퇴의사를 밝혀 새로운 인물을 물색하고 있고 몇몇 젊은연극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알려져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협회 전주시지부는 지난 20일 전례없이 치열한 선거전 끝에 김영채 씨가 당선되었다. 또한 국악협회 전북도지회 역시 김학곤 직무대행을 새 지회장에 선출했고, 연예협회 도지회는 안정되게 협회를 이끌어왔다는평가를 받은 김용철 지회장이 유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