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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2 | [문화저널]
연극 폭발적인 재도약 기대
문화저널(2004-02-10 15:16:09)
계획대로라면 96년의 전북 연극계는 그 어느 해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극계의 어려움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해 몇가지 변화를 거쳤기에 올해는 한 단계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우선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연극계 역시 연극협회 도지부와 창작극회, 극단 황토, 전주시립극단 등이 우선 의욕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먼저 연극협회(지부장 류영규)는 그동안 지역 연극이 튼실한 자양분이 되어 왔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중단되었거나 과제로 남겨져 있었던 사업들을 대거 추진하면서 동시에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지역연극 재건의 중심으로 서겠다는 의욕적인 사업계획들을 선보였다. 부활되는 사업은 3년째 맥이 끊긴 대학연극제로 대학생들의 독창적인 실험상과 패기만만한 연기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지역연극의 대를 이을 수 있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다 .여기에 연극협회는 고등학교 연극제를 새롭게 신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만일 계획대로 성사도리 경우 지역연극의 뿌리를 튼튼히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잠재적인 연극인구들을 대거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창작소극장 등이 중심이 되어 매년 열어온 소극장 연극제를 연극협회 사업으로 받아들인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연극협회는 소극장 연극제에 도내 각 지역 극단들의 참여를 이끌고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한 올해로 제 12회째를 맞이하는 전북연극제도 변함없이 4월중에 열릴 예정이다. 연극협회의 올 한해 사업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고 박동화 선생의 추모사업이다. 연극협회는 초창기 전북연극의 개척자로 지역연극에 절대적인 공로를 남긴 박동화 선생을 추모하고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동상 걸립 계획을 갖고 있다. 故 박동화 선생 동상 건립 추진사업은 올 연말 건립을 목표로 현재 전주시와 장소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연극계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전북연극지■의 창간이다. 전문 연극지로서 100쪽 내외로 편집될 이 책은 지역 연극계의 소식과 연극 비평, 지역 연극사, 문화계 동정 및 희곡작품 등을 게재하게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매월 월간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전북 지역의 각 극단들도 96년 한해를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해 6월 신중선 대표체제로 전환한 창작극회는 지난해 연극 <꽃신>이 전국연극제에서 우수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해 밝은 분위기에서 의욕적인 한 해를 시작하고 있다. 올해 창작극회의 활동은 장기적으로는 서울과 다른 지방으로의 진출을 목표로 하면서 우선 올 한해 동안 도내 5개 지역을 순회하는 공연무대를 마련, 밖으로 활동무대를 넓히는 일을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 2월 28일부터 막을 올릴 제 82회 정기공연인 주부극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시작으로 무두 여섯 차례의 정기공연과 2회 정도의 기획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창작극회는 앞으로 연극인구의 저변 확대방안으로 주부극과 청소년극을 따로 무대에 올린다는 복안을 갖고 잇다. 여기에 올 4월 예정인 전북연극제와 가을의 소극장연극제에 참가하는 것도 주된 사업이다. 지난해 말 작품 <아일랜드>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극단 ‘황토’(대표 이호중)는 올 한해 네 작품 정도를 계획해 두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극단 운영의 공백기를 거치면서 밀려나 있었던 단원의 보충과 기량 향상에도 많은 힘을 쏟을 예정이고 역시 전북연극제에 참여하여 전국연극제 진출티켓을 얻어내는 일도 황토의 전략사업이다. 하반기 소극장연극제에 참가하는 일과 대형 공연 한편도 기획하고 있다. <어라하>와 <다시래기>, <세쭈안의 착한 여인>등으로 지난해 꾸준한 활동을 보여온 전주시립극단(연출 안상철)은 5회 정도의 공연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올해 첫 무대로 지난 12월에 이틀동안 예술회관에서 공연된 바 있는 <세쭈안의 착한 여인>이 2월 9일부터 11일까지 전주 앵콜 공연에 들어가며 3월중에는 도내 지역을 순회할 예정이고, 이어 4월, 6월, 9월, 11월중에 각각 임시 공연과 정기 공연을 올릴 계획이다. 그리고 6월에는 풍남제 초청 공연으로 예정되고 있는 창작극 ITI국제연극제와 참가를 모색하면서 해외진출도 목표하고 있다. 이와 함께 11월중에는 동계 U대회 축하공연으로 지역적 소재를 살릴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올해로 창단 11주년을 맞고 있는 시립극단은 매년 평균 3편 이상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지만 투자한 시간이나 공력에 비해 공연일수가 너무 짧아 작품의 완성도에 아쉬움이 많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반성도 제기되고 있어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내 각 극단과 연극협회 등의 의욕에 찬 사업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전라북도는 일년 내내 풍성한 연극 무대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각 극단들의 의욕적으로 시도하는 새로운 장르의 연극적 실험들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도 올 한해 연극계를 관찰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연극계의 의욕에 찬 노력들이 내실있는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객관적인 조건 자체를 변화시키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 문화에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으로 성장한 지역연극이 연극적 기초를 탄탄히 하고 치열한 실험정신을 유지하면서도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어쨌든 몇 년전부터 운위되고 있는 지역연극의 위기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고 그 시련에 대한 방안은 가혹하지만 연극인들 스스로가 열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사람 연극다운 연극 찾기 극단 ‘황토’ 대표 이호중 극단 ‘항토’의 연출을 맡고 있는 이호중씨(36세)는 지금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주 예술고등하교 교단에 강사로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하나이고 극단 ‘황토’의 연출이 또 하나이다. 그는 지난 1980년 처음 ‘연극물’을 먹은지 올해로 16년째를 맞는다. 원광대학교 연극반 ‘멍석’출신인 그는 뮤지컬 <철부지들>(1980)에서 배우로 출발, <어느 폴란드 유태인 학살>(1986년 대학 연극제 출품작)에서 처음 연출을 맡은 이후 연극인으로서 자리를 다지오고 있다. 지난 1990년 알베르 까뮈의 원작 <정의의 사람들>을 연출하면서부터 극단 ‘황토’와 인연을 맺은 그는 지난해 말 <아일랜드>를 통해 위기에 빠진 극단 ‘황토’를 정상 궤도로 진입시켰고 총 43일동안 2천 5백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공을 거두어 냈다. 관객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무대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하는 그는 올 한해 동안 극단 ‘황토’의 안과 밖에서 개로운 생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여념이 없다. “다시금 출발하는 선에 있으니까 가능하면 창작작업을 해보려 한다.”고 말하는 그는 올해 한 작품 정도의 창작극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1982년 창단한 이래 이렇다할 특색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는 극단 ‘황토’의 특색 살리기는,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연극다운 연극 찾기’라는 필생의 과제와 함께 올해 그에게 주어진 또하나의 과제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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