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95.11 | [문화가 정보]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역사다 동학농민혁명 10월 삼례봉기 기념 행사
문화저널(2004-02-10 11:12:53)
거리의 은행잎이 물들어 가는 지난 10월 29일 오후3시 전북예술회관에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한 세기 전 민중의 값진 역사를 일구었던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되새기게 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되었다.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생사는 1894년 10월 10일(음력 9월 12일) 구국과 개혁의 단심으로 재봉기에 나섰던 동학농민군의 넋을 기리고 동학의 정신이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도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고자 기획되었다. 「역사, 오늘의 좌표 내일의 희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 이날 행사는 기념식, 소설가 조정래 씨의 강연, 기념 공연순으로 펼쳐졌다. 동학농민군은 1894년 4월 부패한 관과 외세의 강압에 대해「척양척왜, 보국안민」의 깃발을 높이 들고 백산에서 봉기한다. 이어 5월 31일 전주성을 함락시키며 ‘전주화약’을 체결하고 폐정개혁단행에 고심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7월 23일 일본군이 경복궁을 침입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조국 산하가 청나라와 일본 등 외세의 전쟁터로 변해 가고 있음을 분개한 농민군은「반외세, 반봉건」의 기치 아래 다시 삼례에 집결하여 한양으로의 진격을 결정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곧 동학농민군 10얼 삼례봉기이다. 당시 삼례는 교통의 요지로서 서울로 향하는 길목이었다. 민중의 자주적인 혁명 의지로 결집된 농민군의 진격에 유생들도 합류하여 항일 정선에 앞장서게 되고 1만 명이 넘는 병력이 공주를 향했다. 그러나 2차 봉기의 농민군은 1차 기병 때의 혁혁한 전공에도 불구하고 관·일본 연합군의 화력에 끝내 공주의 우금재를 넘지 못하고 패하였다. 동학농민군이 공주에서 패하자 동학농민혁명의 성과들은 반농민적 보수연학세력에 의해 깡그리 부정되었다. 그러나 갑오농민혁명의 봉기는 이미 국가를 이끌어 갈 힘을 잃고 부패할대로 부패한 봉건 지배층에게 막대한 타격이 되었고, 그 내부에 심각한 정치 분열을 야기시켰으며 ‘갑오개혁’이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통치의 정당성이 유지될 수 없을 만큼 통치체제의 변화를 낳게 했다. 이날 행사에서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한승헌 이사장은 인사 말을 통해 “우리는 동학농민군이 삼례에서 재기병을 결정하고 의연히 구국의 장도에 오른 때에 즈음하여 가을 하늘처럼 고결했던 선조들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고자 이 행사를 마련하였다”고 말하고 “특히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 민족이 현실과 지방화 시대를 맞아 전북의 미래를 밝혀 나가는 데 있어서 동학농민혁명이 주는 교훈은 무엇이며, 그 현재적 의미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행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동학농민혁명과 근·현대사 그리고 오늘」이란 주제를 가지고 열림 <태백산맥>과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 씨의 특별 강연은 동학농민혁명을 바라보는 작가적 자세로 동학농민혁명의 재평가를 역설하며 오늘을 사는 민중의 자세를 인식시켰다. 작가는 근·현대사이 반민주적 반민족적 세력에 대항아여 민족적 정기를 드높였던 4·19의거나 광주 5월 항쟁과 같은 사건들이 다름아닌 동학농민혁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하여 “갑오동학농민혁명은 결코 ‘실패한 혁명’이 아니라 수많은 희생과 도전으로 일구어 낸, 오늘에도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는 ‘승리한 민중의 혁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단 국가의 현실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GNP를 높이는 것이 아닌 곧 통일이라며 분단을 경험하지 않고 이미 고착화된 반쪽 국가에서 태어나 반쪽 역사를 배우며 자란 학생층과 일부 신세대들의 반통일적 경향을 지적, 혈육으로서 거칠게 살아야만 했던 분단 반세기 - 쉰의 나이를 넘어서고 있는 - 가 이제는 하나이고자 하는 지주적인 민족 의지에 더 이상 분단의 이유가 되지 못하며, 분단 상황의 틀 위에서 자행되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들의 치유와 예방, 그릇된 역사의 복원, 사실을 사실로 인정할 수 있는 사회로 바로 세우기 위해서 통일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 자체가 곧 역사이며, 항상 주인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사는 것이 역사를 이끌어가는 바른 자세라고 젊은 세대에 대한 당부의 말을 빼놓지 않았다. 「높푸른 하늘이여! 고결한 넋이여!」라는 주제의 축하 공연은 ‘춤본’의 춤사위와 명창 안숙선 씨의 판소리 <흥보가>, 전북도릭국악원 국악 실내악단의 실내악 연주와 사물놀이순으로 펼쳐져 가을 하늘의 푸른 기상을 더욱 청명하게 일깨우고 들녘의 알곡들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1922년 6월에 창립한 ‘동학농민혁명 백주년 기념사업회’의 목적을 계승하여 1994년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로 체제를 개편, 지속적인 사업 추진의 틀을 마련했다. 동학농민혁명 백주년을 앞두고 설립되었던 ‘동학농민혁명 백주년기념사업회’(동백사)는 그 동안 시민강좌, 동학혁명 전적지 걷기 대회, 각종 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군사 정권과 군사 문화 속에서 잘못 인식되어 온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대중적인 의식 전환을 꾀하였다. 동학농민혁명 백주년이 되는 지난해에는 ‘동학농민혁명 백주년 기념 대회’, ‘동학농민혁명 백주년 기념 전시회’, ‘동학농민혁명 기념무용제’, ‘무장봉기 폭 기념 대회’, ‘동학농민혁명 자료 전시회’ 등을 개최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전봉준 장국 순국 100주기를 맞아 ‘범도민 걷기 대회’, ‘추모 문화 공연’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맞이해 전국적을 펼쳐졌던 기념 행사에 대한 백서를 준비중에 있는데 앞으로도 ‘동학농민혁명 10월 삼례봉기 기념행사’와 같은 문화 행사 외에도 동학농민혁명기념탑 건립이다 무명농민군 위령탑 건립 등의 중기적인 사업과 중등학교 역사 교사 모임 및 바른 교재 출간, 동학 역사 기행, 동학농민혁명 기념 교육관 설립 등과 같은 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전문선 보다는 행정 경험 우선 된 인사 도내 문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전국도립국악원장 임명이 마침내 마무리되었다. 지난 10월 5일 전라북도는 4개월여 동안 공석으로 남았던 별정직 도립국악원에 4급 일반직 공무원을 4급 별정직 공무원으로 바꾸어 임명했다. 도립국악원장의 문제는 누가 국악원의 수장이 되느냐 보다는 어떤 자질을 가진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국악원장이 결정되는가가 훨씬 중요한 문제였다. 도립국악원장은 그 특성상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전문적 인사가 되어야 하며 도내 문화계 특히 국악계에 두루 신망을 받은 인사로서 일정한 공론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명분 있는 주장이었다. 그 과정에서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행정 조례가 규정한 정년 연령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도내에서는 조례상의 정년제한을 내세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며「별정직 공무원」 자리에 일반직 공무원을 임용해 버렸다. 이에 대한 문화계의 비판은 당연히 거세다. 개정 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입장은 이해 되지 않지만 적임자를 영입하기위해 온갖 어려운 과정을 겪었던 선례들을 제시하는 문화예술인들은 이번 도립국악원장 인사를 법에 대한 해석을 문제이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낡은 인식과 근본적으로 고정된 시각의 문제라고 제기한다. 전라북도가 이번 도립 국악원 임명 과정엣 보여준 태도들은 ‘누가 임명되었는가’의 문제를 떠나가 그 과정 자체가 문화 행정에 대한 낮은 인식과 소극적 태도 그리고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에 의한 구태가 반복되었다는 이야기다. 한편에서는 결국 일반직 공무원이 별정직으로 자리를 바꾸어 임용됨으로써 전라북도의 공무원 인사 적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었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국악의 본고장을 내세우는 민선지방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의 하나인 문화 예술 진흥이 그 시작부터 어긋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국악의 전통을 내세워 전북의 특징적인 문화 사업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한 도립국악원의 수장을 관료 사회의 내부적인 사정을 앞세워 전문인을 영입하지 못한 채 일반직 공무원으로 임명한 것은 민선 지방 정부의 문화 예술 정책의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당연히 문화 예술에는 그 나름대로의 특성과 전문성이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문화 예술은 일반 행정과는 다른 독특한 접근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더욱이 내년이면 창립 10주년을 맞아 질적인 전환을 서둘러야 할 도립국악원의 입장에서 본다면 전문인의 영입은 그 질적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도립국악원과 도내 문화계는 이번 인사를 놓고 “전북의 문화 행정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결국은 “전문성보다는 행정 경험이 중시되는 분위기에서 무슨 문화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전통 국악의 고장을 자랑할 수 있겠느냐”고 자탄하기도 한다. 결국 근본적으로는 전라북도 관료 사회의 경직된 사고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아쉬움 속에서도 도립국악원은 새로운 수장이 취임하면서 의욕적인 사업들을 벌여 나가고 있다. 새로이 취임한 김오성 원장(58)은 자신의 추임을 둘러싼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들을 느끼면서도 무거운 어깨를 추스리고 도립국악원을 새롭게 발전시키겠다는 알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원장은 “30년이 넘은 공직생활을 해오는 동안 이 자리만큼 어려운 자리는 없었다. 문화 예술에는 문외한인 것이 분명하지만 오히려 행정공무원으로서 쌓아 온 경험이 우리 국악원 발전의 힘으로 더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위치이고 시기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시기에 도립의 수장이 된 만큼 공직의 마지막 기간을 보람되게 마무리 하겠다는 의지에 우선 기대를 걸어 볼 수 밖에 없다. 독창성과 기획력이 보이지 않았다. 제34회 전라 예술제 문화의 달 10월을 더욱 풍요롭게 꾸리는 예술인들의 축제 전라예술제가 20일부터 26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및 도내 각 행사장에서 열렸다. 예총전북도지회가 주최하는 이 무대는 전북지역 예술인들이 역량을 모아 마련한 자리로 올해로 서른네 번째를 맞이했다. 전라예술제의 올해 무대에 올려진 행사는 10여 종으로 예총 산하의 10개 협회가 참여하는 회원 중심의 발표의 자리말고도 전라예술단을 구성, 무주와 장수에서 공연무대를 열었다. 특히 그동안 전주 중심으로만 치러져 왔던 협회의 발표 자리도 음악협회의 부안과 익산 공연, 무용협회의 남원 공연, 연극협회의 정읍과 고창 공연 등 각 시군에까지 확대되어 열렸다. 19일 전북학생회관에서 열린 노래한마당 전야제를 시작으로 20일의 거리 축제와 개막식을 펼친 뒤 일주일간 다양한 행사들이 줄을 이었다. 각 협회별로 미술협회에서는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한국화, 서양화, 조소, 공예, 서예, 판화, 디자인 부문으로 나누어 도내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으며 22일 오궁리 미술문화센터에서 전라북도 미술인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협회와 건축가협회도 회원들의 작품을 예술회관에서 전시했으며 문학협회에서는 전북문인협회 회원 시인의 시화전을 열었고 더불어 21일 예술회관에서 문학강연을 열기도 했다. 음악협회는 부안 오륜의 집 야외음악당에서 21일 오후 7시 부안군민과 함께 명곡의 향연을 열었다. 이밖에도 영화협회의 우수영화상영, 무용협회의 우리 춤 한마다, 국악협회의 국악의 향연, 연극협회의 아동극과 꽃신 공연이 줄을 이어 치러졌다. 그러나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었음에도 제 34회 전라예술제는 부족한 예산에 각 협회들의 행사추진력이 미쳐 주질 못해 나열식 발표 자리로 대부분이 꾸려져 새로운 형식과 지역의 독창적인 문화적 바탕을 기대했던 일반인들의 문화적 욕구에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지방화 시대 새로운 역할을 확인시킨 자리 호남사회연구회 심포지엄 지난해부터 꾸준히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 온 호남사회연구회가 창립 8년째를 맞아 CBS전북 방송과 공동 주최로 심포지엄을 올렸다. 지난 11월 3일 전주 시청 강당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호남사회연구회가 그동안 탐색해 온 방향 전환의 가능성과 고민을 한꺼번에 보여주었다. 지방자치 원년을 맞아 ‘자치 시대 지역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이라는 타이틀이 붙었고 주제는「자치 시대의 전북, 어디로 갈 것인가?」였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약 500여 명의 청중들이 자리를 같이 했고 보기 드물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지방화 시대를 실감케하는 면모를 과시했다. 호남사회연구회(호사연)는 ‘87년 창립된 이래 전북 지역의 진보거인 학술 연구자들이 모여 학제간 교류와 지역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제출해 왔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 경향과 민족 민주 운동의 퇴조 속에 진보적인 학술 운동 단체로서의 위상과 역할에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신되어 왔다. 그 첫 번째 시도가 내부적으로는 호남사회 연구회의 사단 법인화 작업이었으며 이를 위해 호사연은 그 동안 전문 연구자로 제한해 오던 회원 자격을 보다 폭넓게 열어 시만 단체, 지역 언론 등에서 활동해 오던 중견 활동가까지 회원으로 영입하고 조직의 체질개선을 꾀했다. 동시에 지방자치제의 본격적인 실시에 때 맞추어 지방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실용적이고 책임 있는 학술 연구 단체로서의 방향전환을 위해 사단 법인화를 시도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호사연의 사단 법인화는 교육부로부터 승인을 얻지 못해 일단 난관에 부닥쳐 있으며, 여기에 사단 법인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호사연의 내적인 방향전환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호사연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어느 때보다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방 정부의 정책 점검과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았으며 더욱이 민선 지사와 각 부분의 실무 전문가까지 참여시켜 학술적 논의의 추상성을 극복하고자 했다. 그런 의미에서 심포지엄의 장소가 전주 시청으로 자리잡힌 것도 대단히 시사적이다. 적어도 지방 정부와 지역 학술단체의 전문 영역이 일단 바람직한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보아도 좋을 듯한 징후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크게 4개의 주제로 구성되었다. 먼저 총론 격인「전북 지역의 산업 구조와 발전 전략」은 전남대 사회학과의 정근식 교수와 전북대 사회확과의 이성호 씨가 발표를 맏아 지역 발전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자치 시대 지역 발전에 대한 전략적 정책 방향을 점검해 주었다. 지역 구조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제시되었고 지역 산업화의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 발표에서 제시되었다. 두 번째는 전주대의 윤찬영 교수와 전남대 임두택 교수가 맡아「지방행정의 경영 체제와 복지 서비스」라는 주제 발표가 있었다. 지방자치 단체의 운영에 있어서 경영 행정 방법의 필요성과 주민 복지에 대한 지방 정부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특히 지역 주민의 복지에 대한 지방 정부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특히 지역 주민의 복지 서비스는 앞으로 사회가 발전해 갈수록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발표가 갖는 선진적인 문제의식은 대단히 함축적인 것이었다. 제3주제로 발표된「지방자치 시대의 환경 정책」은 전북대 환경공하고가의 이영동 교수와 전북대 지역경제학과의 엄영숙 교수가 발표를 맡아 환경과 개발의 과제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 제안이 검토되었고, 마지막 주제로「전북 지역의 문화, 언론정책」전북대 고고 인류학과의 윤덕향 교수와 전북대 신방과의 김승수 교수의 공동 연구로 발표되었다. 제4주제에서는 지역 문화 정책의 부재에 대한 비판과 정책 대안 그리고 지방 언론의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날의 심포지엄이 보다 특별한 의미를 가졌던 것은 각 주제에 대한 토론자들이 같은 학술 연구자들이 아닌 실제로 실무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나섰다는 데 있었다. 지방 중소기업을 대표하여 한성 기업의 장철 대표와 전북은행 정영권 기획부장, 전라북도청의 송하진 기획관, 환경운동 연합의 유영진 사무국장, 전북일보 문치상 논설위원 등은 풍부한 실무 경험과 감각을 지닌 전문가들로 이날 발표의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의미를 더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종합 토론에서 약정 토론을 맡았던 유종근 전북지사 역시 각 주제들에 대해 민선 지방 정부의 입장과 정책 방향을 조목조목 정리하고 문제의식과 과제를 공유함으로써 이번 심포지엄 전체를 의미 있는 토론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한나절에 다루기에는 너무 벅찬 주제들이 모여 있었고 이런 형식의 심포지엄에 참가자들 모두 익숙치 못했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각 발표들은 모두 시간에 쫓겨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시민적인 홍보가 부족하여 정작 꼭 들어야 할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는 문제도 남겼다. 몇 가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도 전문 학술 연구 단체로서 호사연의 문제의식이 지방 정부와의 교통을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성과로 남았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이 보다 구체적인 성과로 남기 위해서는 지방 정부와 지역 학술단체와의 비번하고 소규모적인 접촉이 정기화할 필요가 있으며 양자 모두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방 정부는 지역 학술 연구자들의 정책 제안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지역 학술단체는 구체적인 지역 상황에 접근함으로서 정책 개발 능력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같은 대규모 학술 행사가 보다 진지한 문제의식에 바탕하기 위해서는 지방 정부와 학술단체간의 끊임없는 교류와 소규모적인 토론이고 거기에는 물론 양자의 끈기 있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호사연은 이제 비로소 새로운 시작의 첫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건강한 언론 세우기 위한 시민운동 ‘전주시민회’의 제2회 언론학교 참언론 실천의 한마당 제2회 언론학교가 전주시민회 주최로 10월 30일(월)부터 11월 25일(토)까지 매주 화·금요일에 원불교 전주교구청 2층 강의실에서 열린다. 언론학교는 ‘건강한 수용자가 건강한 언론을 만든다’는 취지로 개설되어 신문과 방송에 관심 있는 일반인과 지역내 산재되어 있는 모니터 단체에 교육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의 한국 언론의 실태를 파악하고 언론이 사회적 공기로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용자들이 언론 바로 세우기에 나서야 하는데 언론학교는 그 초석이라 할 수 있다. 10월 30일「법도인이 본 언론통제」라는 주제로 한 한승헌 변호사의 첫 강의를 필두로 언론 분야 뿐 아니라 영화와 문학,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의가 이어진다. 10월 31일 「한국영상문화의 현실」(조선의, 씨네21편집장) 11월 3일「김영삼 정부의 언론정책과 개혁과제」(강준만 전북대교수) 11월 7일 위성방송의 위상과 전망(송해룡, 원광대 교수), 11월 10일「신문, 제대로 보기-신문제작구조론」(김종철, 한겨례 신문) 11월 14일 특강「태백산맥 그리고 아리랑」(조정래, 작가) 11월 17일「방송 제대로 보기-방송제작구조론」(정동영 MBC앵커) 11월 21일「달라진 언론환경에서 수용자 역할」(김영호 우석대 교수) 11월 24일「한국대중문화의 현주소」(정한용) 11월 25일「통일시대와 언론」(임수경 말지객원기자)을 주제로 한 강의를 마지막을 졸업식을 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인간다운 사회실현을 기치로 설립된 전주시민회는 60여 명의 회원이 다양한 분과 활동을 통해 시민단체로서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언론학교 개설 외에도 두 차례의 환경기행과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를 주제로 여섯 번의 초청강연을 가진 바 있다. 언론학교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회비는 5만원 개별강좌 수강도 가능하다 문의전화 231-9287 충만한 실험의식에서의 지향 제5회 전북 청년 미술상 전주 얼화랑이 제정한 전북 청년 미술상의 제5회 수상자로 서양화가 홍선기 씨와 한국화가 이철규 씨가 선정되었다. 전북 청년 미술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건용)는 올해 미술의 해를 맞아 작가들의 활동이 그 어느 해보다도 활발했다고 들고 운영 위원들의 뜻을 모아 수상자를 두 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90년부터 실시해 온 전북 청년 미술상은 해마다 한 명씩 젊은 청년 작가를 선정 시상해 왔다. 그러나 지난 ’94년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두 명의 수상자를 내 이채를 띠었다. 이번 수상자로 선정된 홍선기(37세), 이철규(36세)씨는 일정한 틀안에서의 관례를 거부하고 확실한 주제 의식을 견지하며 형식에 있어서도 충만한 실험 의식을 지향하명서 자기 세계를 다져 온 소장 작가들이다. 왕성한 발표 활동과 작가적역량에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은 이들은 지역에서 뿐 아니라 서울 화단에서도 주목을 받아왔다 운영 위원들은 이들 두 작가가 오늘날과 같이 대중매체와 하이테크의 정보화 시대의 중심으로부터는 많이 벗어나 감각이나 감수성이라는 측면에서 다소 밀도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홍선기의 경우 자아에 대한 심리적인 의식에의 어둡고 과장된 표현을 극복, 분명한 자기 언어를 확보해 낸 과정을 보여주며 이철규의 경우 자신의 기본적인 의식과 회화의 기조를 확대시켜 나가는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어 그 가능성과 작가적 역량에 신뢰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80년대 중반부터 활동을 시작. 89년 이후부터는 거의 매년 개인전을 가져온 홍선기 씨는 개인적인 숨은 상처와 아픔의 체험을 빌어 현실을 부정하고 비판하는 내용를 견지해 왔던 작가이다. 극단적으로 생략하거나 과장된 형태와 무채색의 어두운 화면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훼손된 삶이 고통을 담아 내면서 우리 현실의 부조리와 수많은 모순을 강렬하게 비판해 온 그는 근래 들어 지금까지의 작업을 인간과 역사, 자연의 문제로 확대시키면서 그림 그리기의 열망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오늘이 지역작가전, 전북청년작가초대전, 전북화랑미술제 등에 초대되었으며 자기 주장을 강렬하게 담아 내고 있는 작가들의 모임인 횡단그룹과 서울방법작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화가 이철규 씨는 2~3년 사이 한국 화단의 가장 큰 주목을 모으고 있는 작가이다. 한국적 정서에 바탕한 전통의 현대적 창출을 꾸준히 모색해 온 그는 한국 화단에서 인물화가 지니고 있는 관례적인 한계를 극복, 그 이미지를 활용해 문화와 삶이라는 독특한 담론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에 몰두해 왔다. 지나간 시대의 삶과 역사에 대한 천착, 그를 통한 현실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담아 내고자 하는 작가 의식이 그의 회화적 역량으로 녹아 있다. 근래 들어 이철규 씨의 작업은 토분을 이용, 구석기 시대의 토기같은 문양을 차용하여 절박한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일에 새로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우석대 동양화과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했고 ‘90년대부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 왔으며 한국청년미술제, 젊은 시각-내일에의 제안전, 먹과 채색의 모습전 등에 초대되었으며 올해 동아 갤러리가 제정한 대한민국 청년미술제 본상을 수상했다. 이건용 운영 위원장(군산대 교수)은 “전북 청년 미술상은 그것이 청년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시대적 패러다임을 끝없이 건너 띌 수 있는 비평적 또는 다원적 묘를 요구한다”고 말하고 “시대적 변화의 상황 속에서 어떤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지역 화단의 현실 속에서 이번 수상자들의 결정에 만족하면서도 다음 세대의 패러다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11월 말에 열리며 수상자들은 각각 1백만 원의 상금과 수상기념작품전 경비를 지원받게 된다. 전북 청년 미술상은 그동안 임택준, 유경상, 강용면, 신반 씨가 수상한 바 있다. 전시와 공연 아우르는 멋진 문화공간 민촌 아트타운 ‘94년 개관 이래 기획전과 초대전 등 미술인들을 위한 전시공간 대여에 주력해 왔던 민촌아트센터가 지난 10월 21일 민촌아트타운으로 다시 태어났다. 새로운 미술관이 자리한 곳은 금암동 로터리에 있는 영진빌딩 뒤쪽으로 이전의 민촌아트센타에서 그리 멀지 않다. 기획사무실이 함께 지어져 전문적인 문화공간으로의 기틀을 다져나갈 민촌아트타운은 개관기념으로「우리시대의 풍경전」을 11얼 6일까지 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종합문화마당을 꿈꿔왔던 관장 허명욱 씨의 의지로 만들어진 새 공간은 전시뿐만이 아니라 연극이나 퍼포먼스를 할 수 있도록 이동식 무대와 객석을 갖춘 그야말로 종합문화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실평 100평의 내부 공간은 전시장으로서는 조금 큰 편이지만 이 점을 보완하기 이해 허명욱 씨는 이동식 칸막이로 공간을 나누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다고 한다. 천정을 5톤 무게를 매달수 있도록 설비를 갖춰 설치 작품이 자유롭게 전시될 수 있다. 이외에 전면 잔디밭에 조각품을 전시하고 옥상에도 야외 조각장을 설치하고 유럽식 로드 카페를 계획이다. 프로적 기량을 발휘하여 작품 매매에 적극적으로 나설것이며 모니터 시설을 갖추면 세미나 유치도 할 것이라는 민촌아트타운의 새로운 면모가 기대된다. 도립국악원 전주 도심 한 가운데 서다 도민과 함께하는 국악 한마당 도립의 이름이 붙은 수많은 단체들이 있지만 우리가 유독 ‘도립’으로 통용하여 부르는 단체는 전북도립국악원이다. 도립국악원은 그만큼 전북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대표하고 있고 그에 걸맞는 많은 성과들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전주 객사에서 열린 ‘전북 도민의 날 기념 도민 위안 공연’으로 열린 ‘도민과 함께 하는 국악 한마당’은 민선 지방 정부의 출발고 함께 전북도립국악원이 야심적으로 내놓은 공연이었다. 토요일 한낮 화창한 날씨에 전주도심 한가운데서 울려퍼지는 우리 가락과 소리들은 비록 낯설지만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듯한 소리들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데 성공한 듯 하다. 그동안 도립국악원은 명실상부한 전북 문화의 대표로 각종 공연과 행사장을 분하게 돌아다녔지만 도립의 위상에 걸맞게 도민들 속으로 들어오지는 못한 듯 하다. 일년에 하두 차례의 대중 공연이 계속적으로 이어졌지만 제한된 실내 공연장이라는 형식적틀과 매스미디어의 위력에 눌려 광범위한 대중적 호응을 얻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감하게 기존의 공연 틀을 깨트리고 도심의 시민들속으로 들어간 이번 공연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첨단패션이 거리를 뒤덮고 외제 상호와 소비 문화가 즐비한 도심의 녹지 공간에 판을 펼친 무대는 한편으로는 이채롭지만 돋보이는 기획이 아닐 수 없었다. 도립의 재주꾼들이 총동원되어 우리 문화의 흥겨움과 신명을 마음껏 펼쳐 낸 이번 무대는 전북의 전통적인 지역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더욱이 전주 객사라는 박제화된 문화 유적이 어떻게 시민들 속에 자리 잡고 활용되어야 하는가를 보여주었다는 부수적인 성과까지 거두었다고 보여진다. 이날 무대에서는 창극부의 민요과 가야금 병창, 무용부의 살풀이와 부채춤, 장고춤 등이 골고루 선보였고 전통 국악을 현대적 감각에 맞추어 낸 입체창, 국악가요 등이 선보였는가 하면 판소리의 인간문화재 이일주 명창이 푸른 잔디밭에서 애절하게 심청가를 불렀으며 도립 연주부는 신명난 가락으로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특히 피날레를 장식한 도립의 사물놀이는 전통적인 우리 가락이 얼마나 감성적이고 신명난 것인지를 마음껏 보여주었다. 이날 공연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한 시민들은 500여 명에 불과(?)했지만 관통로와 그 주변 거리를 지나며 공연을 간접적으로 만난 소극적 관객들까지 합친다면 공연의 효과는 상상을 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공연이 보다 정례화 되고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굳이 대규모 예산을 들이고 잘짜여진 실내 공간에서의 공연보다 이처럼 스스로 대중들을 찾아 나서는 소형 거리 공연이 우리 전통 국악의 토양을 풍부하게 하고 점점 더 많은 팬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