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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1 | [문화저널]
어른이 되면 어린 시절 까먹나봐요
문화저널(2004-02-10 11:09:04)
“요즈음 아이들 정말 문제가 많아” “버릇이 없어 큰일이야” “너무 이기적이라 자기밖에 몰라”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씀이다. 도 이런말씀도 하신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 ‘미래를 이끌어 갈 이 나라의 기둥’ 이라고, 그런데 나는 어떤 말을 믿어야 좋을지 모르겠다. 어른들 말씀대로라면, 이나라의 기둥이요 보배인 우리들이 버릇없고 이기적이니 우리 나라의 장래는 큰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은 우리를 비난하는 말씀을 많이 하시지만 나도 어른들께 할 말이 참 많다. 우리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 제 1번은 “공부 열심히 해라. 출세하려면 공부 잘 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 이다. 난 이 말이 제일 싫다. 물론 다 나를 위해서 하시는 말씀인 줄은 알지만 그말만 들으면 짜증이 나고 지겹기까지 하다. 학교에서도 공부, 공부, 수련장풀고 시험보고……. 공부를 못하면 사람 대접도 못 받는다. 같은 잘못을 해도 공부 잘하는 아이는 용서를 받지만 공부 못하는 아이는 여지 없이 혼이 난다. 나는 놀고 싶다. 맘껏 뛰어 놀고 싶다. 친구들과 어울려 로울러 스케이트장도 가고 싶고 축구, 농구.... 별별 것 다 하고 싶은데 학원을 세군대나 다녀야 하는 나는 그럴 만한 시간이 없다.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노는 것도 공부라고 하셨는데..... 그리고 어른들은 자신들의 잘못은 생각지 않으시는 것 같다. 언젠가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선생님께 일부러 “저 지금 청소중인데 선생님께서 여기에다 버리시면 어떡하세요?” 라고했다가 겁도 없이 선생님께 대든다며 구중만 들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일 늦게 까지 술드시고 취해서 들어오시는 아빠께 건강이 걱정되어 술 조금만 드시라고 했는데 ‘버르장머리 없는놈’ 이라고 군밤만 한 대 맞았다. 우리는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을 봐도 못본척, 그저 묵묵히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예의 바르고 착한 사람되니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처럼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닮아간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우리는어른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막 되어 먹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남들 다 하기 싫어하는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하는 아이도 있고 친구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같이 슬퍼하며 도울 줄도 안다.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까?’ 고민하는 아이들도 많다. 우리에게는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있다. 우리가 꿈과 희망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어른들께서 도와주시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이글은 우리 반 아이가 ‘어른들게 하고싶은말’ 이라는 글감을 가지고 쓴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참 모습을 얼마나 알까?’ ‘어른들은 우리의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는 노력을 얼마나 할까?’ 행여 한 입 건너고 두 입 건너면서 이기주의가 문제고 교내 폭력이 어떻고 하는 등 과장되어진 모습을 보며 법석을 떠는 것은아닌지.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 이라는데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이 올곧게, 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떤 모범을 보였는가? 오히려 무질서, 무원칙에 폭력, 퇴폐, 사치, 도박 등 온갖 부정적인 모습은 다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출세하기 위해서는 남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은연중 부추기지 않았던가? 이런 혼탁함 속에서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들이 신통하고기특할 지경이다. 그렇다. 우리 아이들 ,가끔은 싸움질 등 말썽을 피워 속을 썩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건강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도덕적이라고 한다. 어른보다는 중·고등학생이 중·고등학생보다는 국민학생이, 국민학생중에서도 6학년보다는 1학년이 더 도덕적이라는 얘기다. 횡단보도에 서 있어 보면 그 말이 사실로 입증되는데, 분명히 건너서는 안된다는 빨간불인데도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보면 위의 순서대로이다. 아이들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바로 서야 한다. 결코 흔들림 없는 워칙과 규범을 세워 몸소 실천하는 못브을 보여야 한다. 가정에서는 노부모님을 공경하여 효도를 배우게 하고 부부 화합으로 사랑을 가르쳐주자. 핵가족화로 노인들이 설자리를 잃으면 효도를 배울 기회조차 없고 문제 아동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음을 인식하자.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해서 해결할 수 있는 힘. 즉 자율성을 길러 주자. 부모가 사사건건 간섭하면 아이들은 피동적이 되어 무슨 일이건 부모에게 미루고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 들지 않으며 자기 언행에 대한 책임을지려 하지 않는다. 지나친 관심보다는 적당한 무관심이 오히려 낫다고 하지 않던가?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정말 힘들어 할 때 옆에서 조언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학교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 현재의 학교 교육 구조하에서는‘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 이라는 이기 주의와 출세주의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세계13대 교역국이요 1인당 국민 소득 1만불 시대에 살고 있다는 나라에서 학급당 인원 수는 세계 120위를 넘고 교육 예산은 GNP대비 3.7%라는 동남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교육 환경을 하루 속히 개선하고 성적 위주의 , 무한 경쟁으로 몰아가는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쾌적한 환경속에서 인간을 존중하는 누구나 개성에 딸 특기를 신장시킬 수 있고, 꼴찌도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 살아 숨쉬는 창조적 인간 교육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텔레비전 등 대중매체의 천박한 상업주의에 무차별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각 시민 단체 종교 단체 등이 나서서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사회의 역할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텔레비전은 경게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이상스런 몸짓과 말투, 난무하는 비·속어등은 우리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반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우리이야기’라는 노래의 노랫말로 끝을 맺을까 한다. 선생님, 우리선생님 이제 그만 야단 치세요. 우리들은 뭐든지 다 아는 어른이 아니잖아요.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할 얘기가 많은 걸요. 떠든다고 지우개처럼 이제 그만 탁탁 텃세요 우리들은 개구쟁이지만 마음만은 밝잖아요. 엄마 우리 아버지 이제 그만 야단치세요. 형들처럼 언니들처럼 철이 들지 않았잖아요. 많은 숙제 하다보면 놀 시간이 없는 걸요 훌륭한 사람 되려면 공부만 해야하나요. 우리들은 개구쟁이지만 튼튼하게 자라잖아요. ‘이것도 안돼’, ‘저것도 안돼’. 안되는거 너무 많아요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어린 시절 까먹나봐 우린알아요 어른들 말씀, 잘되라고 하시는 말씀 하지만 조금만 더 우리 마음 알아주시면 정직하고 남 도울 줄 아는 좋은 사람 될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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