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10 | [시]
법원리의 밤 용주골의 밤
정인섭
(2004-02-10 10:53:45)
지금은 용주골에 양공주가 몇 안되지만
한참 당년에는 카터대통령 오기 전에는
이 조선땅에 포진한 미사일떼 뺨치게
많고 많고 쌨고 쌨었지만 지금도
해는 달 너머 별은 해 너머 지고 솟지만
법원리 수도원도 이제는 어쩐지 잘 안되고
그 악머구리떼모양 에밀레종소리모양
좋던 기도소리도 이제는 시들해지고
90년대가 지나가는 소리가 보병연대 행군
소리만도 못하게 졸아붙는지 떠나가는지
땅밑에 신은 비명이 뿌리를 내리고
올 안으로 내 밤을 뒤집지 못하면
밤 안으로 이 우물 못다 퍼내게 되면
목을 맬 붉은 소나무 보게 될테니
양공주들을 보낼 것인가 수도사들을 보낼 것인가
철조망으로 튼튼히 엮은 저 하늘 사다리 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