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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0 | [문화가 정보]
새로운 문화적 충격과 체험에의 기대
문화저널(2004-02-10 10:39:27)
우리 문화의 새 지평을 여는 미술 축제 '95광주비엔날레'가 광주 중외공원 문화벨트 일원에서 9월 20일부터 11월 20일까지 열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최 확정이 발표된 이후 행사 준비기간의 촉박함과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우려의 소리도 높았지만 20일 개막식을 가진데 이어 문화예술계의 집중적인 관심을 모으면서 국제적인 미술 축제로서 면모를 다져가고 있다. 비엔날레는 격년제로 한 번씩 열리는 국제 미술전이다. 일반적으로 현대 미술에서 새로운 사조를 예감, 측정하고 비평 논의를 확산시키며 동시에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역할이 있다. 올해 백주년을 맞은 베니스비엔날레와 상파울로비엔날레 등이 그 대표적인 자리이지만 아시아 태평양권에서는 그동안 비엔날레가 치러지지 않았었다. 동경비엔날레가 지난 1964년에 개최되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해 이번 광주비엔날레가 지속적으로 치러진다면 아시아 태평양권에서는 유일하게 열리는 비엔날레가 되는 셈이다. 더욱이 광주비엔날레처럼 제3세계가 주체가 되어 이루어지는 비엔날레의 경우, 오히려 제1세계 중심의 현대 미술에서 제3세계의 의미와 문화적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던 부분도 묵과할 수 없어서 제3세계 비엔날레를 통해 문화 논의를 주도해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그야말로 흥미로운 것이다.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기대치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찾아질 수 있다. 제1세계 비엔날레와의 차별성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도 여기에 있는 셈이다. 우리 미술 세계와 미술 행정의 척박함은 크고 작은 국내외적 사건을 통해 돌출적으로 이어져 왔다. 88올림픽을 전후한 여러 국제적인 행사들, 선전, 국전을 그 뿌리로 두고 있는 여러 가지 공모전들, 집단의 문화 정치와 그 이해에 근거한 형태들은 우리의 예술 문화의 성숙을 증거할 그 어떤 역할의 모범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광주 국제 비엔날레는 최소한 우리의 지적 혹은 심리적 특성을 승화시키는 철학적 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파리비엔날레, 베니스비엔날레, 상파울로비엔날레 그리고 카셀도큐멘타전 같은 커다란 국제전을 곧 국가의 명예와 관련되는 대행사가 되었다. 이렇듯 국제적인 비엔날레, 트리엔날레, 도큐멘타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대규모의 국제전은 국가간의 문화전쟁에 다름 아니다. 보숙적이든 혹은 진보적이든 간에 서구의 지식인들은 비서구에서 이루어지는 국제적인 미술 전시 혹은 미술 그 자체에 대해 지극히 냉소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서구의 보수적인 지식인들은 비서구의 미술을 서구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세련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아류일 뿐이라는 비판도 서슴치 않는다. 광주비엔날레가 국제 미술계와 지식인들에게 어떠한 철학적 관심을 끌고 그것이 어떻게 평가될지에 대한 문제는 따라서 이 행사의 성과를 결정짓는데 중요한 바탕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우리 문화의 지형도에 광주비엔날레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인가에 대한 평가도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예술 문화의 진정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 방법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문화 행정, 운영의 취약점은 무엇인지, 현대 미술 분야에서 전문 인력의 현실은 어떠한지를 점검해보는 작업이 이루어 진다면 광주비엔날레의 또 하나의 성과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곧 광주비엔날레의 지속적인 운영의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9월 2일부터 2개월 동안 국내 미술계는 물론이거니와 문화 예술계 전반에 새로운 문화적 충격과 체험을 제공하게 될 광주비엔날레와 같은 기간 광주 전남의 민족미술들이 주체적으로 마련해 실제로는 지역 문화판의 건강성을 돋우어내는데 크게 기여한 <광주통일미술제>의 현장도 함께 엮는다. 광주비엔날레의 성과와 그 의미는 12월호에 다루어 볼 계획이다. 실제적 체험을 통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논의도 제 가치를 지니지 못한 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가진 분들의 진정한 관심을 권한다. 더불어 광주비엔날레의 허실과 그 의미를 점검해 보는 데 적극적인 참여를 미리 당부드린다. 국제 현대 미술전 중외공원 안에 신축한 비엔날레 전시관과 문예회관, 국립박물관, 시립민속박물관 등 중외공원 일대 71만 평에서 펼쳐질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현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문화올림픽’이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국제 행사로거 손색없는 규모의 기획 전시화 다양한 문화 행사를 꾸려낸 광주비엔날레는「경계를 넘어」를 주제로 예산만도 2백억여원에 가깝게 투자되었다. 본 전시인 국제 현대 미술전에 50개국 90여명이 참가 했고 증인으로서의 예술전, 광주 5월 정신전, 정보 예술전, 문인화와 동양 정신전, 한국 현대 미술의 오늘전, 한국 근대 미술 속의 한국성 등으로 꾸려져 있는 국제 특별전에 31개국 2백 39명을 비롯 기념 후원전까지 60여 개국 5백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광주비엔날레는 본 전시인 <국제 현대미술전>과 기념전인 <국제 특별전>으로 구성되었다. 비엔날레의 본 전시회라 할 <국제 현대미술전>은 일곱 명의 커미셔너가 일곱 대륙으로 구분해 작가 선정을 할 것으로 50개 나라 92명의 작가가 만든 88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작가와 작품은 한국의 미술평론가 오광수(환기미술관장), 유홍준(영남대교수), 성완경(인하대교수)씨를 비롯해 장드르와지(프랑스 퐁피두 센터 큐레이터), 안다 로텐버그(바르샤바 국립현대미술관장), 클라이브 아담스(영국테이트 갤러리전시자문위원) 등 7개 지역별 커미셔너가 선정했다. 지역별 참가작가는 아시아에서 중국의 팡리준, 일본의 히라바야시 가오루 등 7개국 12명이고 동유럽 8개국 12명 서유럽은 영국의 더글라스 고든과 독일이 피셔 니나 등 13개국 24명에 이른다. 미국의 척클로스 등 북아메리카 4개국 10명 남아메리카 6개국 11명 중동 및 아프리카 9개국 10명이 각각 참여한다. 오세아니아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도 2명씩 출품한다. 이들 가운데 쿠바와 남아프리카 작가가 1명씩 포함돼 있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작가가 나란히 선정돼 눈길을 끈다. 한국은 김익녕, 홍성담, 임옥상, 안성금, 김정헌, 우제길, 서정태, 신경호, 김명혜 씨 등 9명이 초대됐다. 참여작가의 나이는 30~40대가 대부분이고 20대와 60대가 드문드문 섞여 있다. 출품작은단순한 회화나 조각을 넘어선 설치 작품이 70%를 넘는다. 특히 비디오와 컴퓨터 등 첨단 과학 기술을 응용한 작품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평소 회화나 조각에 전념하던 작가들 조차 이번에 설치작품을 내놓은 경우가 적지않다. 출품작 가운데 대상 1명과 본상 3명 및 인기상 시상식이 20일 개막식과 함께 열렸다. 첫 번째 광주비엔날레대상의 영광은 쿠바 작가 알렉스 레이바 카소(24)에게 돌아갔다. 카소는 쿠바를 비롯한 전세계의 난민문제를 맥주병고 나무배로 표현한 <잊어버리기 위해>로 대상을 받았다. 특별상은 한국 작가 김정헌 씨의 회화작품 <디즈니가 세운 판문점 밥집>고 미국 작가 다이애나 세이커의 비디오 작품 <클로드 모네 정운에서의 5일>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트레이시 모파트의 사진작품<밤에 흐르는 눈물>에 각각 주어졌다. 국제 특별전 국제 특별전은 광주비엔날레가 가지는 독자성을 강조하고자 기획된 행사로 증인으로서의 예술, 광주 5월정신전, 정보예술, 문인화와 동양정신, 한국 현대 미술의 오늘, 한국 근대 미술 속의 한국성 등 다채롭다. 증인으로서의 예술전은 1,2부로 나뉘어 지는데 1900년부터 1945년까지를 1부로 구성하고 2부는 전후에서 현재까지의 역사적 실체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부는 광주의 희생자들과 5·18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민주와 평화, 투쟁 등의 주제를 국제적 시각에서 조명해 보는 전시회, 특히 역사 속에서 가장 분명하게 예술의 현실적 족적을 남긴 깨끗한 기록물들을 세계 각국에서 수집하였으며 예술의 기능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묻는 전시회로서 의미가 크다. 같은 맥락의 전시로 광주 5월 정신전이 있다. 광주5·18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지어보고 광주 5·18이 끼친 사회 예술적 의미를 작품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80년대 예술운동에서 대 사회적 발언을 통하여 활동한 작가, 2세대 작가의 작품들을 위주로 신·구작이 병행해서 출품된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을 정보예술전이다. 비디오 아트의 대가 백남준 씨가 신시아굿맨(전 IBM미술관 관장)과 함께 직접 전시기획을 맡았다. 과학문명과 예술의 접목을 통해 정보사회에서의 예술을 검증해 보는 테크노 아트 전시회로 첨단의 정보기술을 사용하는 정보예술은 제1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인 ‘경계를 넘어’에 부합, 지구적 차원의 인간적 소통은 물론 예술과 기술 예술과 사회 예술과 삶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통합을 시도한다. 문인화의 동양정신전은 동양정신의 진면목을 보여 주고 있는 문인화의 진수와 그 현대적 변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전시회로서 근대적 의미가 대가 그룹과 현존의 현대적이며 국제적으로 상통하는 작품성을 추구하는 작가군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오늘전은 90년대 한국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참여 작가는 50살 미만의 작가로 거의 대부분의 초대작가는 30~40대 작가들이 중심이다. 이 전시는 특정한 이념이나 주제를 표방하고 있지는 않고, 현재 진행된 미술의 흐름을 정리, 점검해보기 위한 일종의 보고현 전시라 할 수 있다. 특이 이 전시에는 우리 지역 작가 유휴열 씨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 근대미술 속의 한국성은 20세기 초부터 1970년까지 활동한 한국의 대표작가 17명의 76점을 한자리에 집중 조명한다. 이 특별전은 박수근, 이중섭과 같은 작가에서부터 전통의 창조적 계승에 따른 독자적 세계를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중적 검증을 받을 기회가 없었던 채용신, 김진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명을 시도한다. 특히 국내에 단 한점의 유작도 전해지지 않고 있는 김관호의 작품을 발굴하여 최초의 대중공개를 가질 예정이다. ‘한국근대회화명품전’은 이번 비엔날레를 보강하는 기념전의 하나지만 미술 애호가들이 놓쳐선 안될 알찬 전시다. ‘근대회화명품전’은 조선왕조 말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호단의 격동기를 46명 대표작가들의 일품 91점으로 훑어 보도록 꾸며졌다. 현대로 넘어가는 여울목이었던 이 시기의 호가들은 특히 동시대인으로서 현대인과 유사한 시각을 보여주는 우리가 전통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만나야 하는 선조들이기도 한다. 전시는 산수·화훼·영모·사군자·인물·초상·화목순으로 엮었다. 전시내용을 소개하는 패널이 곳곳에서 붙어 있어 동양화를 잘 모르는 이들도 쉽게 전시에 접근할 수 있다. 역사는 산을 넘어 강물로 흐르고 이념과 갈등의 벽을 넘어 새로운 세기를 향한 도약의 발판, 아시아 태평양권에서는 유일하게 치러진다는 획기적인 문화 체험의 현장 광주비엔날레가 몰아 붙이고 있는 바람이 드세다. 베니스비엔날레 1백주년을 맞아 한국관이 들어선 것을 기념해 자축하는 분위기가 꽤 오랫동안 이어진가 싶더니 이즈음 국내 문화예술계의 관심은 온통 광주에 쏠려 있다. 대전 엑스포에 못지않게 취재 방송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각언론 방송사들의 극성에 힘입어서인지 지난 20일 개막이후 광주비엔날레 현장은 몰려든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고 연일 행사장의 화제가 여전히 신문고 방송의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그 열기는 이미 10일이 지난 지금에까지 이어져 광주비엔날레가 몰고온 문화적 충격의 몫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시가지마다 온통 비엔날레인 광주의 그 비엔날레 물결 틈바구니에서 ‘95광주비엔날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는 또 하나의 미술축제가 열리고 있다. 화려함의 구호와 온갖치장의 기념설치물들 속에서 보일 듯 말듯 고개를 내민 이 행사는 소박하지만 힘찬 함성으로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광주비엔날레의 현장들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적잖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광주통일미술제 지난 11월 광주비엔날레 개최가 확정된 이후 관주도의 밀어붙이기식 행사 추진과 파행적인 운영상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그에 대한 대응과 대안 제시로 개최되는 자리이다. 광주비엔날레가 개막된 이튿날 (21일) 망월동 5·18묘역에서는 반 광주비엔날레를 내세운 <광주 통일 미술제>가 개막됐다. 전국 민족미술인들이 민족미술의 진로를 역동적으로 개척하는 새출발에의 뜻을 집약해낸 이 자리는 광주 전남미술인동동체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고 결실을 이어냈다. 이 행사의 예산은 광주비엔날레예산의 1백분의 일에도 채 못되는 3천만원 정도. 참여작가가들을 중심으로 십시일반 해 모아진 기금으로 개최되어진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민간주도의 자발적인 행사로 준비되어 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 행사는 지난 80년 5월 항쟁 이후 시민들과 연대하며서 활동해 온 젊은 미술인들의 거리전을 비롯한 미술활동으로 축적한 경험이 바탕된 자리이고 나아가서는 전국의 민족미술인들이 적극 동참하는 민족미술인들의 축제이다. 통일 미술제에는 각 지역에서 2백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지금까지 치러진 그어는 거리전보다도 단연 그 규모를 압도하는 거리전인 셈이다. 망월동 묘역 2㎞에 이르는 길목은 전시회가 개막되기 2~3일 전 이미 1천 2백장의 만장이 설치되어 장관을 이루었으며 문화계의 화제가 되었다. <하늘과 땅 사이>란 제목의 이 설치적업에 쓰여진 길이 5m의 만장은 전봉준, 김구, 안창호를 비롯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앞장선 역사적 인물이 어록이나 각 단체들의 민주화와 5월 정신에의 계승을 지향하는 구호들이 쓰여진 것이었다. 이 오색 만장 숲을 지나 묘역에 이르면 우리 역사와 통일 등 굴곡많은 우리의 현실을 드러내는 내용들이 개인 그림과 공동 걸개그림, 판화, 조각 등 다양한 형식에 담겨져 관객들을 맞는다. 우리 근대사의 포문을 열었던 동학농민혁명의 시기부터 오늘의 분단 현실에 이르는 역사적 굴곡들, 그 속에서 온갖 고통과 갈등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삶과 역사,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인 온갖 작태의 현실들, 그리고 환경 문제에까지 이르는 풍자와 한반도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이들 작품 속에 녹아 있다. ‘역사는 산을 넘어 강물로 흐르고’를 부제로 한 <광주통일미술제>는 안티(anti)를 내세우긴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짧은 시일에 추진되었던 상황에서 비롯된 광주비엔날레의 허점을 보완하고 그 성경과 의미를 제대로 세울 수 있게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진다. 그만큼 <광주통일미술제>는 단순히 반광주비엔날레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대항의 작업으로서가 아니라 건강한 미술문화와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 체험의 계기로서 의미를 부각시킨 셈이다. 특히 이 행사를 주도한 기획진 내부에서부터 자체적인 문제점과 운영 면면들에 대한 반성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있는 만큼 이 행사가 갖는 의미는 광주 비엔날레의 궁극적인 방향과 지향점을 제시하는 데 있다. 9월 21일부터 10월 5일까지 열린〔광주통일미술제〕가 광주비엔날레의 물결 속에서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치러졌다하더라도 그 의미나 성과는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광주통일미술제가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성과를 거두어 냈는지에 대한 판단을 아직은 유보된 상황이지만 그 의미는 이미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했던 외국의 작가들을 비롯한 관객들의 반응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광주통일미술제에 대한 시각은 물론 다양하다. <안티>를 내세운만큼 민감한 비난의 소리도 높고 반면에 미술의 건강성과 진정한 예술의 힘을 보완해내는 바탕이라는 호평의 강도도 높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엄청난 예산이 투자된 광주비엔날레의 외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치루어졌던 통일미술제가 궁극적으로는 광주비엔날레의 한계를 보완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보다 진지하게 점검하고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광주의 문화적 풍토와 5·18정신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행사의 일정은 아쉽게도 길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이 보기 드문 거리전이 열리는 기간에 광주를 찾았으면서도 비엔날레의 화려한 행사장만 스쳐 지나갔던 관객들이 있다면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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