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8 | [저널초점]
한 지역의 문화가 지방자치의 성공을 가늠한다.
문화저널(2004-02-10 09:50:24)
마침내 지자제 시대가 열렸다. 민선 지방정부의 출발은 우리 생활 곳곳에 크나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정치와 행정의 변화가 실감나지만 그동안 쌓여져 왔던 오랜 관행들이 변화하는 데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각계의 민원이 밀려들고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으며 감시하는 눈매들은 매섭지만 민선지사는 바로 그런 일을 원했고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미 지난 6월호에서 선거기간 중에 현 지사를 만나 전라북도 문화정책에 대한 의견과 의지를 들어본 바 있다. 이제 도지사 취임 한 달이 지나고 본지는 다시 도지사와 지방자치정부에 바라는 도내 문화가의 소망을 담았다. 여섯 개의 분야를 나누어 가장 시급한 현안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제안해 보자는 것이 이번호 문화저널이 맞춘 초점이다. 문화공간, 구체적으로는 예술회관 문제를 모두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고 그 밖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제시되었다 모두가 적어도 10여 년 이상은 각 분야에 몸닫고 활동했던 중진 예술인이다. 국악에서는 우석대 문정일 교수가 나섰고 무용에서는 이 지역 발레의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인 우석대 손정자 교수가 문학에서는 진동규 시인이 미술에서는 서양화가 이자 현 미술협회 전북지회장인 선기현 씨가 연극에서는 연극연출가이자 평론가인 김정수 씨 음아가에는 예루소극장과 갤러리 예루를 10여 년 가까이 운영해온 작고가 김광순 교수가 각각 맡아 주였다.
국악
음악단체에의 적극적인 이해와 배려 글/문정일
음악은 사람의 마음에서 발한다고 했다. 마음이 슬프면 그 음악이 슬프고 마음이 즐거우면 그 음악도 즐겁다. 음악단체의 분위기는 매우 중요하다. 단원들의 마음이 그 단체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단원들이 안정되고 이심전심(以心傳心) 어울어 진다면 화합된 양질의 음악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북국악의 중추인 도립국악원을 보자 1년 계약제에 따른 불안한 단원들의 마음 음악단체의 특수성을 고려치 않은 획일적인 행정력 등이 음악단체가 안고 있는 일반적인 문제점들이다. 단원들의 불안한 마음 속에서 즐거운 음악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또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유능한 단원들은 그 능력을 인정하여 좀더 안정된 위치를 부여해주고 그 단체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는 개인적인 음악활동도 적극 권장해 줘야 하겠다.
우리 음악의 세계화의 따른 방향 설정이 확실치 않은 현실에 비춰본다면 발전적이고 창조거인 노력이 끊임없이 시도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도는 젊은 연주인들의 활발한 활동 속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매스 미디어의 발달은 청중들의 요구를 더욱 다양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걸맞는 공급자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여건이 우선 조성되어야 하겠다. 어떤 악곡을 연주함에 있어 그 편성이 모자라는 악단의 인원구성이라면 당연히 증원되어야 한다. 악단이 완전하고 노래가 완전하며 여기에 무용이 어우러진다면 넓은 의미의 국악이 발전할 수 있으며 세계적인 보편성이 첨가된다면 이것이 바로 국악의 세계화라고 생각한다.
우리 조산들은 예(禮)와 악(樂)은 서로 통한다고 했다. 그래서 예(禮)와 악(樂)을 구분치 않고 음악을 예악(禮樂)이라고 했다. 예(禮)를 숭상하고 악(樂)을 즐겨왔기에 예향이요 온전한 도시 전북이 아닌가!
이러한 우리의 향토적인 정서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며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줘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음악은 식후경(食後景)처럼 즐기기만 하면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무용
무용단체 활성화가 절실하다 글/손정자
예로버투 이 지역은 예향이라 불리우며 높은 경지의 예인과 문화유산을 양산하여 왔다 그러나 지금 역권(域圈) 내의 많은 예술학도 및 도 시민들은 지방화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는 문화산업과 문화의 향유를 갈망, 열망하고 있음을 기억하며서 몇 가지 민전시자에게 건의하고자 한다.
1. 문화공간에 대한 건의
전국에는 약 230여 개의 공연 시설이 있으며 우리 지역에는 종합공연장 5개 일반공연장 2개 소공연장 2개(1994 문예예감)가 수치상으로 되어 있다. 무용공연공간(대극장 규모)으로서 단순한 넓이만을 갖추어 있을 뿐 무대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조명, 무대미술, 무대기계 운용)들이 열악하여 좋은 작품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무용에서의 소규모 창작활동은 명작을 위한 잉태로서 무척 중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작업을 펼칠 소극장 중극장 규모의 공간은 전무 하다시피 한 현실이다. 새로 건립될 문화공간에 대해서는 보다 전문적이고 실제 활용할 분들의 의사를 충분히 받아들여 장기적인 계획 아래 시공되길 바라며 작은 공간을 우선적으로 건립해 나아갔으면 한다.
2. 시립무용단 창단 및 도립무용단의 개편 확대에 대한 건의
전국적으로 16개(95년 청주시립 무용단 창단예정 포함) 무용단체가 있으며 약 700여 명이 재직중에 있다. 이 지역에는 서울 경인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4개 대학(우석대, 원광, 전북, 백재전)에서 연 120여명의 학사 무용인이 배출되는데 비해 직업 단체로는 1988년 창단된 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유일하며 인원과 시설 및 복지 대우면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뒤떨어져 있다. 그러나 인적자원과 개개인의 역량은 어느 지역보다 많고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여건이 하루바삐 마련되어야 한다.
3. 초등학교 무용전담 교사제에 대한 건의
우리나라의 교육목적이 지 적 체를 통한 홍익인간의 구현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용교육의 목적 역시 동일하나 교육방법적인 면에서는 체육지향적인 면에서 탈피되어 가며 창의적인 사고 및 행동을 요구하는 경향이 세계 무용교육의 흐름이다. 즉 표현과 행동에 대한 유효 적절한 방법론을 제시하며 문화를 유효히 받아들이는 문화적 인물로 성장케 하기 위함이다 황폐화되어가는 심성을 돌이키는 중요한 목적을 갖는 것이다.
도 자체 교육위원회에서 수용 가능하다면(서울 일부 공립학교 실시중) 미술, 음악, 체육담당처럼 무용전담교사제를 도입하여햐 하며 그렇게 되기를 건의한다.
문학
창조의 세계에 걸맞는 전문인력
문화는 그 시대 역사의 진실이다. 살아 숨쉬어야 한다 그 시대에 걸맞는 꽃을 피워내고 그윽한 향을 풍겨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문화는 관제문화였다. 통제받고 제약받았던 그런 면면들을 우리는 부정하지 못한다. 책표지 하나를 선정하는 데도 화면에 어떤 특정한 색상이 너무 많이 사용되었다고 거부당한 일도 있었다. 그 몰이해를 탓하기게 앞서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위축되어져 있던 굴레가 무서웠다. 그렇게 좁혀진 창구를 통해서 무한한 창조의 세계를 어떻게 꿈 꿀 수 있다는 말인가?
자치 정부에 바라는 한마디 말을 주문 받았다. 가장 실실적인 것 한가지만 말하자 예술은 우리들 삶의 진실을 찾는 일이다 시민의 사회의 진실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가를 찾아야 한다 문제는 기존의 관료체제가 시민 깊숙이 파고들지 못한 다는 말이 아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미래의 문화를 선도하는 예술인들과는 관점의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다. 인습·관습에서 거리가 먼 것처럼 이질적인 사람들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도 그런 관점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문화 예술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미래를 열어가는 문화 창출은 당장의 생산성이나 만족도에는 미흡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문성의 예술 행정이 다수가결로 결정 지어져서는 더욱 안되는 것이다.
이제는 민간 단체의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어지는 시점이다. 앞으로 태어날 순수 예술 단체의 뜨거운 열정들을 힘기울여 주고 후원해 주어야 한다. 형식적으로 얽어 놓은 자문기구로는 안된다. 잣대질이나 하던 구태의 관습으로 어떻게 새로운 문화의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행정기구 안에 전문 인력이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있는 것이다.
전라도의 가락은 이 나라의 가락이 되기도 했다. 예향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진정으로 자랑스러운 내일을 우리는 살아야겠다.
미술
미술의 해를 그냥 넘기지 말자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회복과 창조를 통하여 종래의 착오를 지금의 조화로 이끌어낼 수 있는 내우 중요한 계기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30년 만에 회복한 문민 민주정치는 진정 우리가 어느만큼이나 갈급한 상태에서 그동안을 지내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위대한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진정한 힘을 깨달았으며 이를 승화시켜 보다 나은 미의 창출을 위해 가일층 노력할 때인 것이다.
또한 올해는 광복 50주녀일 뿐만 아니라 미술인으로서는 실로 가슴 벅찬‘미술의 해’로서 어느해보다도 각 분야에 속한 많은 인사들의 폭넓은 참여와 관심으로 그동안의 오류와 시행착오적 관행을 과감히 탈피함은 물론이거니와 고유적 업무 관행 또는 이와 같아야 할 것이다.
수많은 세월 이전부터 우리 고향 전북은 예를 사랑하고 숭상하는 뿌리깊음을 있었고 이를 증명하듯 각 분야에 걸쳐 탁월한 인재가 각 시대를 풍미했음은 굳이 다른 표현이 필요 없으리라.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예를 사랑하고 이를 자신의 또다른 모습처럼 애착을 가지고 있는 많은 작가들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상누각처럼 번번히 무너지는 것은 우리의 꿈과 희망이 현실의 조건과 많은 부분이 격리되어 있음에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진행해온 많은 기획과 전시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많은 일정들은 우리가 우리의 것을 진정 아끼기에 가능한 것일 것이며 곧이어 개최될 젊은 작가 중심의 현대미술제 그리고 전북 미술단체 연립전과 작고작가 유작전에 이어 10월에 개최될 전라예술제와 새로운 가정문화 창달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는 가족 그림 그리기 대회 그리고 ‘97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무주·전주 유치기념이 일환으로 전국 단위의 겨울 미술제 등이 남아 있다. 더욱이 무엇보다도 뜻깊은 행사이며 전북미술사에 한획을 그을 수 있는 전북 미술 200년사를 기획중인 지금 그 어느 때 보다도 깊은 배려와 관심으로 혼연의일체를 이루어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서 해오던 종래의 체제를 벗어나 진심으로 배려하고 어우러지는 모습을 가져야 할 것이다. 흐르다 지쳐있는 모습들 그리고 지나가는 모습으로 스쳐가는 일상들 현대와 마주치는 미약한 순간에 머뭇거리는 시간들 이 모든 것을 담아서 그렇게 만들어내는 작품의 세계는 그형태적인 것만 다를뿐 타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인사들과 그 맥락은 같이한다 여겨진다.
연극
도립극단이 필요하다 글/김정수
먼저 민선지사의 취임과 지방정부의 출발을 축하한다. 지난달 지방화 시대가 열리는 선거일, 전국 방송을 통해 지사 당선자가 투표 후 연극관람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연극인으로서 사뭇 색다를 감흥을 느꼈다. 그것은 비단 연극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상당수 도민들에게도 신선한 느낌으로 와 닿았을 것이다.
물론 그 같은 일이 대통령이 신년되면 새벽 거리의 청소부를 만난다든가 모내기 철에 논바닥을 배경으로 땀을 씻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 다든가 하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고는 죽어도 믿고 싶지 않았기에 더욱 그러했다. 민선지사가 선거중에 내세운 고약 중에도 문화예술이 강조되었기에 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야윈 어깨에도 조금은 힘이 들어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몇 말씀 올린다면
첫째는, 문화행정조직의 전문화가 시급한다는 사실이다. 삼풍사고는 건축 전문가가 행정조직에서 부족했을 경우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었다. 문화예술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예산도 예산이지만 효과적인 자원, 탄력있는 운용도 무엇보다 앞서야 하는 것이 바로 문화정책이다. 같은 값에 최대의 효과, 그것은 전문가가 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지역연극이 독창적인 발전과 지속적인 활력을 공금하기 위한 전문학과의 신설이다. 물론 이는 도지사 혼자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열악한 상황에서도 수준 높은 연극문화를 일궜던 이 지역 연극인들을 생각해보면 보다 체계적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또 도내의 우수한 재원을 타도에 뺏기지 않을 수 있다면 전북연극은 세계 속에 우뚝 설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도내 교육기관에 긴밀한 협조를 다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셋째는 도립극단의 창단을 진지하게 검토해 보라는 점이다. 종합예술로서 연극의 효용성을 새삼 강조드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멀티미티어 시대에 있어서도 그 문화적 척도로서 존재해온 연극이 얼마만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이미 잘 알고 있으리라.
전북문화와 예술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고 창조적 예술형태에 효과적으로 매진하기 위해서 도 산하에 능력있는 단체를 운용한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산이 문제가 된다면 도가 가장 큰 후원회원이 되는 반민반관의 예술단을 창립시켜 지역 애호가들의 후원의 길을 열어 두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음악
문화유산에 대한 진정한 관심 글/김광순
몇해 전 유럽의 몇몇 나라와 도시를 여행하였다. 그때 가장 인상적인 일은 각 나라와 도시들이 모두 제각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집 모양도 다르고 거리의 분위기도 다르고 사람들의 느낌도 달랐다. 그들이 자랑삼아 보여주고 안내하는 것들은 박물관, 미술관, 오페라 하우스, 공연장, 옛 성터와 성당과 같은 건축물 등 각기 그들의 조상이 남긴 흔적과 예술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들은 그 유물들을 그저 관광 자원으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것들을 소중하게 가꾸며 보존하고 그런 것들과 함께 숨쉬며 살아가고 있었다. 옛 성이나 공원의 한 모퉁이에 간이무대(실제무대세트와 조명, 음향도 완벽하였음)를 설치하여 공연을 하고 성당의 광장 모퉁이 마다 음악가들의 연주가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통하여 그들이 삶과 예술과 사회를 어떻게 엮어가고 있는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부심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곳에 살던 사람이 전주와 전북에 온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방자치 시대가 열렸다. 직접 우리의 손으로 세운 지도자가 우리 고장을 가꾼다니 누구나 기대와 희망에 차 있다 생각도 많고 바램도 각각 일 게다. 물론 갑자기 한숱 밥에 배부를 리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우리 지역 사회의 특성을 살리는 - 다른 지방과 차별되는 - 사업이 제일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려면 돈도 많이 내고 깨끗한 수돗물도 많이 만들어 공급해야 하는 등 일련의 사업을 해야 하는 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어느 도시나 지역 사회가 다같이 당면한 문제이다. 우리 전북이 전북답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만이 가진 문화와 예술을 가꾸어야 한다. 우리 위대한 조상들은 우리에게 훌륭한 문화·예술의 유산을 남겨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떻게 누릴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백제인의 숨결이 이 땅에 서려있고 조선의 태가 전주가 아닌가? 동학의 정신과 판소리의향기를 과연 어느 지역에서 흉내나 낼 수 있단 말인가? 이 많은 보물들을 그저 묻어두고 있거나 겨우 보존에만 급급한 상태이다. 사실 보존은커녕 발굴조차도 되어 있지 못한 유물이 얼마나 많은지 알 길조차 없다. 유형문화재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무형문화재는 세월이 흐르면서 그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세대만이 누렸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고결한 아름다움이 소멸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찾아 내고 보존하고 정리하여야 함이 제일의 선결 과제인 것이다.
발굴과 병행하여 이를 유리관에 진열만 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현세대에서 누리며 가꾸고 사용하여야한다. 발굴만 하여 버려놓은 유산은 그 빛을 잃게 된다. 그것들을 즐거워하고 느끼며 자랑삼아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 성인들의 숨결이 우리의 삶 속에 녹아져서 우리의 정신이 세워지게 될 것이다.
지방자치 지도자들은 우리 세대의 순결하고 아름다운 정신을 세우고 그것이 예술에 각인되어 우리 후손에게 길이 남기는 정책을 세우기 바란다. 우리의 정신을 바로 세우는 길이 물질을 얻음보다 더욱 중차대한 일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