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8 | [문화가 정보]
산과 바다, 그리고 역사와 예술이 있다.
글/김태호
(2004-02-10 09:14:10)
적상산의 추억, 시인의 꿈 제3회 여름시인학교
문학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대중적 확산을 모색해온 전북민족문학인협의회가 주최한 제3회 여름시인학교가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무주군 적상면 기목국민학교에서 ‘적장산의 추억, 시인의 꿈’이라는 주제로 있었다.
문학과 관련된 강좌와 실제 시창작 작업 등을 벌임으로써 문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마련되어온 ‘여름시인학교’의 세 번째 자리인 이번 행사에는 전북지역의 문인 30여 명과 함께「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최영미 시인「새들도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세월」이 김형경 소설가가 참여해 간심을 모았고 ‘판소리에서 다시보는 민족문학’(순산대 최동형시인). ‘우리풀, 나무, 꽃이름 배우기’(김용택시인). ‘민요는 전통시의 초고 봉우리’(우석대 김익두 시인, 전북대 정양 시인) 등의 주제 강연이 적상산 수려한 자연 경과를 병풍삼아 쳘쳐졌다.
환경은 생명, 우리 땅은 우리 것 제3기 어린이 환경학교
전북환경운동연합(86-7977)이 마련한 어린이 환경캠프가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변산반도 청림 야영장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여렸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즘의 환경 문제는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국제·인류의 생존을 위해 해결해야할 커다란 과제로 주어지고 있다.
국민학교 전학년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환경캠프는 ‘환경은 생명, 우리 땅 우리 것’이라는 주제로 진행, 자연관찰 및 채집·녹음, 실험, 물놀이, 별자리 공부 및 관찰, 극기훈련, 글짓기, 공동그림 그리기 등 직접적인 관찰과 체험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신비를 깨닫게 했으며 마지막 날 전주에 도착하여 전주천을 돌아보며 환경오염의 심각함과 그 빠른 회복의 필요성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함께 만드는 민주사회 제3기 95참교육 해돋이 학교
참교육 실현을 위한 학부모회(231-6242, 88-04180)에서는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2박 3일에 걸쳐 ‘제3기 95참교육 해돋이 학교’를 열었다.
‘함께 만드는 민주사회’라는 주제를 가지고 완주군 이서면의 기독교농촌개발원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국민학교 3,4,5,6학년을 대상으로 지방자치제의 올바른 인식과 관련, 다음 세대 지역사회의 주인이 될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올바른 주민의식을 키워주기 위해서 기획돼, 동알 활동과 모듬 활동 등을 중심으로 감각놀이, 추적놀이 등 다체로운 프로그램을 가지고 진행되었다.
6·27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지방자치문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요즘, 정부를 비롯한 각 지방은 조화를 바탕으로 바르고 생산적인 지방자치제의 정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 위에 열린 이번 행사는, 국민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지방자치문화의 든든한 뿌리를 내리는 소중한 밑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변산의 바다, 변산의 하늘 제10회 여름문화마당
황토현문화연구회가 마련하는 ‘여름문화마당’이 8월 4일(금)부터 6일(일)까지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 도청국민학교에서 ‘변산의 바다, 변산의 하늘’이란 주제를 가지고 열린다.
그동안 황토문화연구회는 문학과 역사의 올바른 이해로 건강한 우리 문화를 창조하는 데 기여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아홉 차례의 ‘여름문화마당’을 도내 곳곳에서 실시하여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어왔다. 그 열 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백제부흥 운동의 한이 절절이 스민 우금산성과 조선시대 실학의거봉인 유형원이「반계수록」을 집필했던 우반동 그리고 아름다운 절집 내소사가 있는 변상에서 탁트인 바다를 끼고 진행되는데 알찬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많은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제 망해사, 벽골제, 변산 개암사(우금산성), 구암리 고인돌, 격포 등을 거치는 기행으로 시작되는 이번 행사는 현실을 바라보는 건강과 안목과 문학, 역사에 대한 토론과 이해의 시간을 마련한다. 한겨례신문논설위원인 김종철 씨의 "이 땅의 지역주의를 어떻게 볼것인가"라는 주제 강연, 정희성·김용택 시인과의 만남, 역사학자인 조용현 씨의 정여립 모반사건의 재조명, 이태호 교수의 조선후기전통미술 강좌, 해변에서의 모래 조각 공동작업, 잔칫날 인절미 만들기, 바닷가의 판소리 공연, 풍물굿과 대동놀이, 환경강연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내소사, 고창 신림면, 모양성, 동호 염전, 해리, 선운사 마애불, 선운사에 이르는 고창지방의 문화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77-3057, 254-5661)
제44회 백제기행 분단의 길목에서 민족을 묻는다 - 여순봉기
해방 50주년을 맞이하여 특별기획으로 이어지는 이번 백제기행은 6월의 지리산에 이어 8월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역사의 현장 여수·순천 지역을 찾아간다.
해방과 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제와 봉건시대 그리고 이데올로기라는 억압으로부터 조국과 통일을 생각했던 젊은이들의 수난사를 되새기며 삶과 역사를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는 의미를 찾는 시간이 될 이번 기행은 벌교 포구, 송광사, 충민사, 신원리 14연대 주둥지, 여수 경찰서, 진남관, 향일암 등을 돌아보게 되면 문정인 여수문화원장이 초청강사로 참여한다. 조계산 숙소에서는 작은 국악 공연도 마련된다.
전주 YMCA 방학특강
전주 YMCA에서는 여름 방학을 맞아 8월 1일부터 18일까지 유치원생과 국교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특강을 마련한다.
성장과 발달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의 어린이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자신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절실히 필요한 게 사실인데, 방학을 이용한 이런 프로그램들은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바르게 이끌어 건강한 생활 습관과 자기 발견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 YMCA의 이번 방학 특강은 글짓기, 유화, 서예, 한자, 바둑, 종이접기(유치원생), 수영 등의 교육 내용을 가지고 금암동에 있는 YMCA에서 진행되며 수영은 전주 실내수영장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YMCA는 방학이 끝난 9월 중에는 ‘애프터스쿨’을 개설할 예정이다. (72-4466)
문화저널의 문화적 계급은?
지난달 책이 조금 얇아진 것은 책의 지질이 달라진 까닭이다. 어쨌든 한결 산뜻해졌다는 모처럼만의 칭찬을 들었다. 그러나 책이 왜 이리도 늦느냐는 독자들의 문의전화에 내내 몸둘 바를 몰랐다. 지난달 책은 비교적 짜임새가 좋아졌다는 호평이 있었다. 그러나 문화저널이 누구의 문화를 위해 일하는가라는이 근본적인 질문이 있었다. 언제나 턱 밑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질문이다. 그러나 말처럼 대중들의 참여가 쉽지많은 않다. 언제나 서로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을 하지만 그 문은 의외로 견고해서 쉽게 접근되지 않는 법이다. 먼저 문을 열어야 할 쪽은 당연히 문화저널이다.
8월호에는 해방 50년의 역사를 되돌아 보았다. 그 특집에서 우리는 두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일본인이고 또 한 사람은 한국인이었다. 구마모토라는 일본인 대지주, 그는 누구인가. 그는 6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그 수수께끼의 인물을 찾아 십여 년을 추적하면서 조사하고 연구해온 소순열 교수가 그 인물을 소개했다. 다른 하나의 주제는 20대 청춘을 세 번의 징병과 귀향으로 보내야 했던 농민이다.
특집 이외도 아기자기한 이야기 거리들이 실렸다. 모두 다 소중한 옥고들이다. 고료도 없는 원고를 문화저널을 믿고 보내주시는 필자들에게 언제나 감사할 따름이다. 문화저널이 치러내는 8월의 행사중에 한민족 예술제가 있다. 해외동포들이 우리 춤과 가락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악의 고향을 자랑하는 우리들이 되려 부끄러워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백제기행이다. 공교롭게 우리가 향하는 남해 바다가 온통 기름으로 뒤덮였다고 한다. 그런 곳에 왜 가느냐고 묻지 말라. 누군들 그 원죄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가. 우리 삶의 자화상들이다.
문화저널에 대한 독자들의 질타와 격려를 기대한다. 좀 더 많은 엽서와 전화를 기다린다.
문화저널의 눈높이에 대하여
전북 지역은 뛰어난 문화적 배경 탓에 늘상 전통과 문화의 도시로 불리워졌던 것이 사살이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 보면 전북 지역의 문화적인 배경은 소문만 무성한 잔치집에 다름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지역 예술인들이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북 지역의 문화적 성과물은 그리 많지 않다.
도내 언론사에 전문적인 문화 담당기자가 몇 명 되지 않는 현실도 전북의 문화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 지역의 문화·예술 종합정보지’를 표방하고 있는 문화저널의 위치는 독보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내가 문화저널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불과 몇 개월 전의 일이다. 잡지의 완성도를 떠나 도내에 이런 문화정보지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했다. 또하나 날 놀라게 했던 사실은 비단 나만이 문화저널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였다. 전북 지역의 유일한 문화·예술 종합정보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소수라는 사실은 문화저널이 가장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수용자가 존재하지 않는 매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저널의 지면은 매우 다양하다. 문화·예술 정보지를 표방하면 서도 사회 문제에 접근하려고 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때로는 그 점이 문화저널의 통일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95년 7월호인 86호에도 문화저널의 이러한 욕심이 군데군데 반영되어 있다. 장기적인 기획에 의한 코너들이기는 해도 생활 속의 소비자 문제나 특별기고 형식을 빌린 지자제 평가, 물고기 생태학 같은 부분이 그러하다. 물론 이런 코너들은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독자들에 대한 배려로 보인다. 그러나 지자제 평가는 특별기고라는 코너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잡지의 끝부분에 2면의 지면을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지방선거의 뒷맛이 찝찝하다는 발행에 부치는 말처럼 기사의 배치도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그러나 풍남제에 대한 특집기사와 문화시평의 뛰어남, 전북지연 문화계의 소식을 총망라하는 문화가와 문화정보는 적어도 전북 지역에서는 문화저널만이 실을 수 있는 강점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꼭 지적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문화저널의 독자층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이다. 문화저널의 독자배가운동은 더욱 그러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문화저널의 기고자들은 대학교 교수나 시간상사, 혹은 지역문화인사들이다. 기고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기고를 하고 있다. 문화는 소위 지역여론을 지도층만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화는 그것을 향유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의 것이며, 그 향유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몇몇 사람들만의 임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화저널이 자신들의 눈높이가 아닌 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독자층이 두터워 지리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문화저널이 독자층의 수준을 식자층에 한정하지 않고 좀더 대중적인 잡지가 되었으면 한다.